[Movie Night] 우리 주변의 연애를 보는 듯한 현실 로맨스 영화 3

입력 2017-01-21 09:00  


[정아영 기자] 누구나 드라마 주인공 같은, 어느 외국 영화 스토리처럼 색다르고 쿨한 연애를 꿈꾸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로맨틱하기는커녕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싸우고 토라지기 일쑤에 순수한 사랑보다는 눈앞에 닥친 문제들로 인한 고민 때문에 더 머리가 아프다. 이것이 바로 현실.

처음엔 무얼 해도 낭만적이고 다소 비현실적이었던 만남과 사랑도 시간이 흐르면 현실적인 일상으로 다가오기 마련. 그래서 우리 주변의 이야기 같은, 지극히 현실적인 로맨스에 더더욱 공감하게 된다. 세상에는 인구 수만큼의 연애 방식이 있다고 한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연애의 정도’ 아닐까.

블루 발렌타인 (Blue Valentine, 2010)
 
영원한 사랑을 꿈꾸는 의대생 신디(미셀 윌리엄스)와 병원에서 우연히 만난 신디에게 반해버린 다정한 남자 딘(라이언 고슬링). 두 사람은 영원한 행복을 꿈꾸며 결혼에 골인한다.

하지만 현재의 신디와 딘은 생기 잃은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지쳐버린 상태. 영화는 서로의 모든 것을 받아들일 정도로 뜨겁게 사랑했던 과거의 연애 이야기를 회상하며 두 사람의 현재 이야기를 들려준다.

데릭 시엔프랜스 감독이 오랜 시간 공들였다는 시나리오와 연출, 두 주연배우의 빛나는 연기가 만들어낸 합작품으로 너무나도 현실적인 결혼생활의 모습을 통해 부부, 연인에게 있어 서로 간의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 주는 영화.

비기너스 (Beginners, 2010)
 
조용한 성격의 일러스트레이터 올리버(이완 맥그리거). 어머니를 암으로 떠나보내고 4년 만에 시한부 선고를 받은 75세 아버지가 갑작스레 커밍아웃을 한다. 정체성을 찾은 후 생기 넘치는 아버지를 보며 그는 더욱 자신은 혼자라고 믿는다.

하지만 우연히 참석한 가장무도회에서 프랑스 출신 배우 애나(멜라리 로랑)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또 오랜 시간 그 시간을 누려온 올리버에게 갑작스레 찾아온 사랑은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었지만 계속 용기를 내지 못하고 주저한다.

마이크 밀스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는 영화는 이렇듯 사랑 앞에서 주저하는 모든 이들에게 힘을 실어줌과 동시에 현실적인 위로를 건넨다. 주인공 올리버가 키우는 강아지의 깨알 같은 매력, 일러스트레이터인 그가 선보이는 작품 등 새롭고 풍성한 볼거리도 함께.

라이크 크레이지 (Like Crazy, 2011)
 
LA에서 대학을 다니던 제이콥(안톤 옐친)과 애나(펠리시티 존스). 둘은 곧 사랑에 빠지지만 영국인인 애나의 비자 문제로 둘의 연애는 예상치 못한 시련을 겪게 된다. 원거리 연애 도중 각자에게 애인이 생기지만 서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두 사람은 결국 만나 결혼식을 올린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에 다시 이별을 맞게 되고 결국 각자 생활에 적응하고 서로의 애인과 행복한 시간을 이어가게 되는데, 뜻밖에 비자 문제가 해결되어 두 사람은 함께 있게 된다. 참으로 우여곡절 끝에 서로의 곁을 지키게 됐지만 제이콥과 애나는 반복된 문제들로 인해 서로에게 받은 상처와 실망감에 뜨겁던 둘의 사랑이 이미 차가워졌음을 느끼게 된다.

영화는 커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현실적인 이별, 그리고 누구보다 사랑했던 이들이 서로의 사랑이 여기까지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그 순간이 얼마나 씁쓸한지에 말해준다. 너무 솔직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라 더욱 여운이 길게 남는 영화다. (사진출처: 영화 ‘블루 발렌타인’ ‘비기너스’ ‘라이크 크레이지’ 포스터와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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