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분 기자] 자이언티가 보여줄 아이덴티티.
가수 자이언티가 새 앨범 ‘오오(OO)’로 돌아왔다. ‘음원강자’ ‘음원깡패’의 귀환에 리스너들은 반가움을 표했다. 자전적인 가사, 개성 넘치는 마스크, 독특한 스타일, 그만이 가지고 있는 색깔은 그동안 많은 음악 팬들을 사로잡아왔다.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자이언티는 “오랜만에 앨범이 나왔다. ‘도깨비’ OST부터 같은 날 레드벨벳까지 나오면서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좋은 반응이 있어서 정말로 기쁘다. 타이틀곡 한 곡만 들어도 좋지만, 욕심이 생겨서 다른 곡들도 주의 깊게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같이 느껴주셨으면 한다”라며 앨범을 낸 소감을 밝혔다.
자이언티의 이번 앨범 ‘오오(OO)’는 독특한 앨범 이름이 먼저 눈에 띈다. 그는 앨범 이름에 대해 “‘오오’라고 읽는다. 저의 상징이자 아이덴티티인 안경을 의미하는 게 첫 번째다. 이제까지 만들어온 저의 시안, 시각을 담은 앨범이다”
이어 “저와 대중 사이에 교감할 수 있는 교집합이 음악밖에 없어서, 이번 앨범이 교집합이라고 생각해서 벤다이어그램의 ‘오오’를 상징한다. 자동차 바퀴, 머리 두 개, 삶은 계란 두 개일 수도 있다. 마음대로 읽으셔도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노래’는 ‘이 노래는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해’라는 후렴구 가사가 인상적인 곡으로, 자이언티만의 표현과 자유분방한 멜로디에 주목하게 된다.
그는 타이틀곡 가사에 대해 묻자, “전적으로 농담이다. 유명해져야 된다. 재밌으라고 쓴 가사다”라고 말하며, “제가 결코 혼자만 알고 있었던 이야기들을 노래로 만들게 되면서, ‘양화대교’에서도 아버지 직업이나 환경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좀 놀랍고 당황스러운 감정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나 혼자 쓴 일기장이 사람들에게 다 알려졌다고 생각해보면 되게 창피할 수도 있다. 그걸로 인해 돈을 벌면 기쁠 수도 있지만, 나 혼자만 알고 있던 감정이 사람들에게 알려졌을 때 부끄럽기도 하고 낯 뜨겁기도 했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이번 노래에서 묻어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발매 전부터 지드래곤(권지용)이 피처링에 참여한다는 소식에 큰 화제를 모았던 곡 ‘콤플렉스(Complex)’는 아이돌에 대해 언급하는 가사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자이언티는 “아이돌 관련 발언 때문에 아이돌 팬덤이신 분들이 화를 많이 내시더라. 조금 깜짝 놀랐다. ‘그렇게만 들으시지 않겠지’라는 생각이었는데, 그렇게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더라. 제가 아이돌을 비하할 이유는 전혀 없다”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덧붙여 “일단 (권)지용이 형이랑 왔다 갔다 하면서 얘기하는 부분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권)지용이 형과 작업을 두어 번 했지만 인간적으로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어려움이 많았는데 흔쾌히 작업을 함께 해주셨다”고 밝혔다.
“콤플렉스라는 것이 사실 상대적인 소재가 재미있을 거라 생각하고 시작했다. 그래서 제가 굳이 콤플렉스가 아니라고 생각한 부분도 가사를 풀어낸 거다. (권)지용이 형과의 합에 있어서 (권)지용이 형을 나타내는 키워드 중 하나가 아이돌이었다. 쿨한 힙합 곡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하며 가사에 대한 오해를 풀고자 했다.
또한 ‘콤플렉스’에는 자이언티의 대표곡이라 손꼽을 만한 ‘양화대교’에 대한 부분도 실려 있어 그의 솔직하면서도 직설적인 표현을 볼 수 있었다.
그에게 ‘양화대교’의 득과 실에 대해 묻자, “‘콤플렉스’에서 ‘그 다리가 뭔 상관인데’라는 부분이 있듯이 ‘양화대교’라는 곡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계기가 됐고, 저한텐 정말 소중하고 인생 곡이라 할 만한 곡인데, 그런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론 ‘양화대교’라는 노래 이미지 안에 저를 가둬서 보시는 분들이 있다.”
“저는 다양한 음악을 만들고 싶은데, 제가 펼치는 다른 활동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때가 좋았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 항상 달라지고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제 모습을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어찌 보면 ‘양화대교’가 콤플렉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나름 펀치라인으로 쓴 부분이다”라며 ‘양화대교’를 언급했다.
자이언티는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뮤지션으로 거듭나 그의 음악세계를 궁금케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는 뮤지션으로서 내세울 수 있는 자존감이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답해 인상을 주었다.
“제 자존감은 사람들이 만들어주는 것 같다. 스스로를 봐도 잘난 게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살았다. 제 노래를 좋아해주시는 모습은 아직도 신기하다. 제 자존감은 사람들의 관심인 것 같다. 계속해서 저를 좋아해주시는 부분이 자존감이 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키고 싶은 음악관에 대해 “저는 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되고, 제가 쓴 곡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하지만 제 기호에 맞았으면 좋겠고, 완성도가 있었으면 좋겠다. 제가 발표할 때 떳떳한 노래이면 될 것 같다. 그게 제가 노래를 발표할 수 있는 기준이다”라고 밝혔다.
“제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도 좋지만 스토리텔링 자체에 매력을 느낀다. 그동안은 한 장면에 의한 스토리의 묘사나 짤막한 장면을 담아왔다면, 스토리텔링 그 자체를 해보고 싶다. 보는 음악을 만들고 싶단 생각을 한다”며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힌트를 남겼다.
계속해서 음악적 고민과 다양한 스토리를 표현하고자 하는 그의 열정에, 앞으로 나올 새로운 곡들이 듣는 이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기대케 만드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꾸준히 펼쳐질 자이언티만의 음악에 귀 기울여보자.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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