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기자] 충무로의 기대주 이재원은 얼마 전 종영한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배우 문소리와 함께 부부로 호흡을 맞추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항간에는 그가 신인배우라며 떠들썩했지만 내년이면 벌써 데뷔 10주년을 맞이하는 제법 필모그래피가 쌓인 배우다.
영화 ‘아저씨’를 기억하는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양아치 연기를 실감나게 표현했던 그는 드라마 ‘주군의 태양’, ‘닥터 이방인’, ‘내 생애 봄날’, 영화 ‘황제를 위하여’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명품조연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현재 2016년을 마지막으로 국방의 의무를 모두 마쳤고, 전역 이후 첫 작품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이제 모든 워밍업은 끝난 상태다.
Q. 근황은?
일단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을 끝내고 쉬고 있는 상태다. 보통 군복무를 마치면 기다리는 시간이 많은데 다행히 나는 바로 작품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현재는 계속 작품 미팅을 하고 있고 여태 보여줬던 모습들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웃음).
Q. 화보 촬영 소감
사실 드라마나 영화 촬영보다 더 신경이 쓰이더라(웃음). 정말 오랜만에 촬영하는 거라 걱정도 많이 됐는데 다행히 주변에서 잘 진행해줘 재미있게 촬영했다.
Q. 전역 이후 첫 작품,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차동식 역
이 캐릭터는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 ‘닥터 이방인’ 두 작품을 연출하셨던 진혁 감독님과 인연이 닿아서 전역하자마자 바로 출연하게 됐다(웃음). 정말 감사하더라. 그리고 사실 내가 문소리 선배님하고 언제 호흡을 맞춰 보겠나. 전역할 수 있자마자 작품을 할 수 있게 돼서 좋았던 부분도 있었지만 문소리 선배님과 상대역을 해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몸이 풀린 상태다. 이제부터 하는 작품은 좀 더 욕심을 내고 분량도 있었으면 좋겠다.
Q.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영화 ‘아저씨’, ‘황제를 위하여’, 드라마 ‘주군의 태양’, ‘닥터 이방인’에서 맡았던 역할과 실제 본인 성격은 좀 다른 것 같은데
지금 언급했던 작품의 캐릭터보다 훨씬 조용한 타입이다. 술 한 잔 들어가면 좀 다르긴 한데(웃음) 평소에는 말이 없는 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Q. 영화 ‘아저씨’ 김도치 역, 섭외
오디션 당시에 군대를 가려고 기다리던 상황이었다. 그래서 마음 편하게 생각하고 1차 오디션을 봤는데 합격, 2차 때는 감독님 뵙고 오디션을 진행하는데 그날 새벽까지 여자 친구랑 울고불고 싸워서 컨디션이 진짜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웃음). 눈이 부은 상태로 미팅을 갔는데 1차 때 모습이 나오지 않아서 떨어진 줄 알고 있던 중 감독님이 1차 때 모습이 너무 좋았는지 연습하고 다시 오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합격하게 됐다.
Q. 오디션은 어떻게 진행됐는가
당시 영화에 들어갈 부분을 대본만 보고 그대로 한다. 기억하려나 모르겠는데 영화 ‘아저씨’ 장면 중 화장실에서 장기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그 대사를 1차 오디션 때 했는데 나도 놀랄 만큼 잘했더라(웃음).
Q. 그 장면 기억난다. 그때 외국 배우 같이 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태국 배우인데 타나용 윙트라쿨 형이다. 무술 진짜 잘하시고 한국에서 거의 박중훈 선배님만큼 유명하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Q. 배우 원빈 인상은
어느 날 술집에서 감독님, 김희원 선배님, 원빈 선배님과 조촐하게 한잔하는 자리였는데 바로 내 옆에 앉아계셨다. 보통 술자리에 있으면 옆을 안보고 앞을 보게 되지 않나. 그런데 계속 보게 되더라(웃음). 마치 그림 보듯이, 좋은 예술품을 보듯이 보게 되는데 지금 생각하면 살짝 민망하셨을 수도 있었겠다.
Q. 원빈과의 에피소드 하나만
원빈 선배님과 클럽 화장실 액션신 중 내가 팔을 잡는 장면이 있었는데 팔 부분이 엄청 부어있더라. 정말 누가 봐도 아플 정도로 부어있어서 괜찮으시냐고 말씀을 드렸더니 액션 영화 촬영을 하는데 이 정도 감수는 해야 하지 않냐 라고 하시는데 남자가 봐도 진짜 멋있었다(웃음).
Q. 영화 ‘아저씨’ 김도치 역 이후 입대
김도치란 캐릭터를 맡기 전까지는 군대에 입대하면 진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려고 했다. 일도 안 들어오고(웃음), 그런데 감독님이 오디션을 보고 난 뒤에 군대를 가지 말라고 하시면서 미루라고 하시더라. 그게 합격 통보였다. 그래서 일단 미룬 상태로 있다가 촬영을 전부 끝낸 뒤 어차피 개봉 전이라서 군대를 갈 생각이었는데 같이 현장에 있던 스탭 형들이 가지 말라고 하더라.
영화 편집하면서 내 분량도 봤는지 임팩트가 있다며 활동 좀 하다가 가라고 했다. 이후 ‘아저씨’ 개봉하고 나서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 그리고 2014년에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어서 입대를 하게 된 것이다.
Q. 배우 이재원에게 영화 ‘아저씨’란
연기를 계속 할 수 있게, 연기를 포기하지 않게 만들어 준 작품이다. 내가 참을성이 별로 없어서 20대 중반에 진짜 그만 해야 되나 하고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 영화를 만난 것이 참 행운이더라. 나는 지금도 이정범 감독님을 은인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Q. 따로 하고 싶은 역할은
너무 친숙해서 새로운 분위기를 가진 역할을 하고 싶다. 예를 들면 동네 형이나 독서실 형이다(웃음). 너무 현실적이라 리얼리티가 있는 역할 말이다. 그리고 요즘 판타지 많이 하지 않나. 아예 인간이 아닌 캐릭터를 하고 싶다.
Q. 반대로 자신 없는 역할은 무엇인지
나는 아직까지도 사극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상상도 안 되고 대본을 읽었을 때 느낌도 잘 나오지 않을 뿐더러 완전히 다른 세계인 것 같다(웃음). 사극 대본을 보면 감이 잘 잡히질 않아서 나에겐 아직 무리일 듯하다.
Q. 미련이 남는 오디션이나 섭외, 그리고 역할
사실 tvN 드라마 ‘미생’에서 변요한 씨가 맡았던 한석율 캐릭터를 하고 싶었다(웃음). 그때 내가 MBC 드라마 ‘내 생애 봄날’이란 작품을 하고 있었는데 군대에 입대하기 전 마지막 작품이었다. 그런데 ‘미생’ 감독님이 당시 나에게 한석율 역할 관련해서 미팅을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나에겐 군대가 원체 밥을 먹지 않았는데도 체할 만큼 숙제처럼 남아있어서 그냥 포기하고 군대를 선택했다(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한번은 미뤘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Q. 기억에 남는 작품
2012년에 방영했던 KBS 드라마스페셜 ‘습지생태보고서’라는 단막극이 있는데 만화를 원작으로 했던 작품이다. 젊은 세대의 취업준비생들 이야기인데 지하 단칸방에 살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삶의 애환(?)을 담은 내용이다.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연출했던 박현석 감독님이 하셨던 작품인데 뭔가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내년이면 데뷔 10년 차
아직 부족하다. 모니터하면 손발이 오그라들기는 한데 솔직히 ‘아저씨’ 이후로 이런 저런 작품을 하다 보니 긴장하는 것은 없지만 바꿔야할 부분들이 많다. 그리고 나는 색깔이 강해서 내 성격과는 맞지 않은 캐릭터들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제는 연기의 폭을 넓혀야겠다는 생각이다.
Q. 올해 목표
올해는 영화를 많이 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 그동안 군대 공백 기간 때문에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올해는 좋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 이재원이라는 배우가 이제 활동을 열심히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
기획 진행: 김민수
포토: 이규현
의상: 노마드옴므, 슈퍼스타아이
슈즈: 푼크트, 팀버랜드
모자: 홀리넘버세븐
헤어: 이엘 다정 실장
메이크업: 이엘 현영 실장
장소: Sotano 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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