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루시드 드림’ 고수, 눈빛 is 뭔들...꿈에서라도 만나요

입력 2017-02-21 08:00  


[이후림 기자] 보기만 해도 빠져드는 눈, 참 따뜻하다.

인터뷰 진행에 앞서 지난 2월15일, 영화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 언론 시사회에서 만난 고수는 유독 감성적이고 눈물이 많은 배우였다. 동료 배우 강혜정이 티슈를 건넬 만큼. 벌게진 그의 눈을 바라보고 있자니, 설경구의 “나도 따라 울 뻔 했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정말 좋은 배우는 ‘눈빛’이 좋은 이라 했던가.

17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실제로 만난 고수는 19년이란 경력이 무색할 정도로 여전히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눈을 가지고 있었다. 유난히 생경한 영상 4도의 포근한 2월, 그의 맑은 눈을 바라보며 대화하고 있자니 계절을 잊을 만큼 더없이 따뜻했다.

2월22일 개봉하는 ‘루시드 드림’ 속 고수는 아들을 잃어버린 아버지 대호의 처절한 감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진심 어린 연기를 펼친다. 영화 속 그의 눈빛은 매 순간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는 듯 궁금증을 자아냈다. 유난히 애틋하고, 선하고, 따뜻하고, 아련하고, 깊고, 슬프고, 날카롭다.

Q. 이번 영화는 판타지와 부성애가 결합된 이야기다. 시나리오 첫 느낌 어땠나.

“꿈속으로 들어가고 나오고 하는 모습들이 신선했다. 시나리오에 표현된 여러 묘한 장면들이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했다. 무엇보다 시나리오 안 상황들이 굉장히 스피디하게 전개돼 대호의 절박한 심정이 깊이 느껴졌다. 내가 대호의 감정을 잘 표현하면 참 재미있는 작품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Q. 이미지가 미스터리, 꿈, 심리 이런 것들하고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예전 영화 ‘썸’에도 출연하지 않았나.

“‘썸’은 주파수, 데자뷰 등의 이야기들이 주를 이뤄 조금 어려웠었던 것 같다. 이번 영화는 선례로 볼 수 있는 외국 영화들이 있어서 그것보다는 조금 더 쉽게 다가왔다. 감독님이 쉽게 푸신 것 같아서 관객 분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외국 영화 ‘인셉션’하고의 비교가 두드러진다.

“처음 시나리오 봤을 때는 ‘인셉션’이란 영화를 보지 못한 상태였다. 그 이후에 봤는데, 개인적으로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인셉션’에 비하면 우리 영화는 현실과 너무 동떨어지지 않은, 현실에 맞닿아 있는 그런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Q. 역할 때문에 살을 10kg 이상 증감했다.

“저는 사실 배 나온 장면이 노출되지 않았으면 했는데 노출됐으니까 말씀드리자면(웃음), 그냥 일반적인 생활, 평균적인 아버지들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했다. 저 또한 평소에 긴장하지 않을 때는 비슷한 모습과 몸이다. 거기에 조금 더 찌워서 했을 뿐이다. 초반에 3년이라는 시간이 비약적으로 넘어가는데 그 3년 후, 세 글자가 뭐라고. 대호의 힘겨운 3년이란 시간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 몸무게에 변화를 줘봤다.”

Q. 설경구와의 첫 호흡이다.

“(설경구) 선배님은 늘 작품에서 언제 한 번 꼭 만나고 싶은 선배였다. 현장에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굉장히 잘 챙겨주시는 분이다. 어깨너머로 정말 많이 배웠다.”

Q. 영화 속 루시드 드림이 가능하다면?

“가고 싶은 데는 많다. 그래서 자유자재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디스맨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가기도 하고, 만약 가능하다면 실제로도 현실 속 많은 사건에서 활용 가능하게 되지 않겠나. 그럴 수만 있다면 좋겠다.”

Q. 바꾸고 싶은 순간이 있나보다.

“개인적으로는 없다. 지금 현실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말을 별로 안하고 싶다.”

Q. ‘믿음’을 강조한 영화다. 사실 영화 속 여러 상황에서 비춰봤을 때는 현실적으로 아들이 살아있을 것이라고 믿기엔 쉽지 않은 상황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도 아빠로서 극 중 대호처럼 행동했을까.

“정말 생각하기도 싫고 있어서도 안 되는 상황이다.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지만 많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여러 시도들을 할 것 같다. 당연히 살아있다고 믿을 것이다. 계속해서 찾을 것이고. 시간이 조금 걸릴지도 모르겠지만, 믿음과 희망이 있다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절망이나 좌절을 느낄 때 그것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비결 있나.

“그랬던 적이 몇 번 있었다. 포기하고 싶은 고비. 없으면 거짓말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주변 친구들 만나서 생각도 하고 산도 많이 간다. 그리고 책을 본다. 특히 옛날 책들을 보면 힘들었던 부분들에 공감대가 생기더라. 그분들이 어떻게 헤쳐 나갔나 보면 실제로도 그 방법이 도움이 된다. 사람이 상처받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단 생각이 든다. 결국엔 나의 부족함으로 이해가 되면서 상황이나 사람을 더 수용하게 된다.”


Q. 최근작들, ‘집으로 가는 길’ 등 소중한 것들을 지키려고 하고, 품으려고 하고, 요즘 고수가 품고 있는 중요한 감정인 것 같다. 이번 작품도 연장상선인가.

“옛날에는 하나의 작품으로 나를 표현하려고 했다. 하지만 여러 작품을 하면서 배우로서의 자신감이나 그런 것들이 만들어지는 건데, 그걸 너무 늦게 알았다. 어느 순간부터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계속해서 배우로서의 나를 찾고 싶은 마음이 크다. 다른 장르와 작품을 많이 해보고 싶다.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

Q. 2017년 새로운 계획.

“조심스럽게 한 약속이지만, 하루에 한 번씩 좋은 일을 하자! 작은 목표다.”

인터뷰가 끝나고 고수는 손수 준비한 음료와 간식을 나눠줬다. 하루에 한 번씩 좋은 일을 하는 게 작은 목표라 말하는 그가 준 작은 마음의 표시가 어쩌면 다른 이에겐 마음의 큰 울림으로 다가올지도. 2월의 하루도 그러했듯이. “‘루시드 드림’, 꿈속에서 만나요, 고수!”

한편 영화 ‘루시드 드림’은 2월22일 개봉한다. (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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