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림 인턴기자 / 사진 조희선 기자] 보통사람이라면, 꼭 한 번 볼만한 영화가 찾아온다.
영화 ‘보통사람(감독 김봉한)’ 제작보고회가 2월23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봉한 감독, 배우 손현주, 장혁, 김상호, 라미란, 지승현이 참석했다.
‘보통사람’은 1980년대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손현주)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진정한 자유와 정의를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던 시절, 굴곡진 대한민국의 현대사 중에서도 1980년대는 그야말로 격동의 시기로 불린다. 이 영화는 80년대의 시대상을 현실적으로 다루는 한편, 사건보다는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조명, 가슴 깊이 와 닿는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김봉한 감독은 “하고 싶은 이야기, 전하고 싶은 메시지, 이런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그냥 혼돈의 시대였던 80년대 중반에 살았던, 상식을 지키려고 했던 보통 남자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그는 “시나리오 초안의 시대적 배경은 1975년도였는데 우여곡절 끝에 87년으로 넘어갔고, 2017년에 개봉한다. 생각해보면 75년이나 87년이나 2017년이나 대체 뭐가 달라졌나. 시대적 배경의 영화지만 현재를 반추해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영화에서 손현주는 가족과 함께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싶었던, 그 시절 평범한 가장 선진 역을 맡아 현실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며 가슴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그는 1991년 데뷔 이후 지금까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영화 ‘숨바꼭질’을 시작으로 영화 ‘악의 연대기’ ‘더 폰’까지 스릴러 장르에서 연이은 흥행을 이끌어내 ‘손현주 표 스릴러’라는 말까지 탄생시켰다.
이에 대해 손현주는 “이전에는 스릴러 장르가 재밌어서 많이 선택했지만 이번 영화는 휴먼 드라마적인 소재가 많다. 80년대 우리네 아버지를 오롯이 그려보면 어떨까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선택했다. 특히 배우 라미란이 아내 역할을 한다는 것에 대해 무한한 영광이고, 실제로 영화 선택에 큰 작용을 했다”고 밝히며 라미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라미란은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다. 이 배우와 꼭 한 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고, 그 기회가 왔다. 이번 영화를 보면, ‘아, 이래서 라미란 이구나’라고 느낄 것”이라 덧붙여 기대감을 자아냈다.
이어 라미란 역시 선배 배우 손현주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며 영화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는 “100% 손현주 선배님 때문이다. (손현주) 선배님이 아내 역할을 해달라고 프러포즈를 해주셔서 망설임 없이 했다. 선배님이 항상 ‘이 작품하면 현장에서 재밌게 해주겠다, 즐겁게 해주겠다’ 하셨는데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덧붙여 여러 작품에서 여러 남편들을 둔 소감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어떤 남편이든 좋다. 새 남편이 생기고, 밖에 또 다른 남편이 있고. 제 본 남편보다는 좋은 것 같다“고 농담을 던져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더불어 이날 현장에서는 캐스팅에 대한 뒷이야기도 전해져 관심을 끌었다.
김봉한 감독은 “손현주가 캐스팅 디렉터의 역할도 같이 해줬다. 배우들이 이상하게 내가 하자고 할 땐 안하더니 (손)현주 형이 하자고 하니까 하더라”며 “배우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바꾸고 싶었다. 장혁의 착한 이미지를 전복, 김상호의 악당 이미지는 착한 이미지로, 지승현은 기존에 센 캐릭터에서 어리바리한 캐릭터로 바꿔보고 싶었다. 라미란은 내가 쓴 주옥같은 대사들을 다 없애버렸다. 이 부분에 비화가 있다”고 배우 캐스팅 이유를 전하며 궁금증을 높였다.
이와 관련, 배우 라미란은 극 중 성진(손현주)의 아내 정숙 역을 맡아, 외유내강한 성품을 지녀 가난해도 정직하게 살고 싶었던 그 시절 가장 보통의 인물을 연기한다.
특히 그는 그가 연기할 극 중 정숙 캐릭터를 시나리오에 적힌 방향과 다른 캐릭터로 완성시킨 이유를 밝히며 비화를 공개, 작품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감독님의 주옥같은 대사들이 있었는데, 배우로서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 87년도 하면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겹쳐 보이지 않을까 고민하기도 했고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 극 중 성진에게 주는 압박감이 더 있었으면 좋겠어서 그만큼 데미지를 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제안하게 됐다.”
“‘감독님, 말이 없으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했다. 성진에게 책임감과 무게감을 더 실어주고 싶었다. 가정에 좀 더 집착하고, 더 챙길 수밖에 없게끔. 그래서 과감하게 주옥같은 대사들을 침묵으로 가면 어떨까 제안했다. 대신 영화 속에선 말을 수화로 한다”고 전해 듣는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이에 대해 김봉한 감독은 “라미란의 말을 듣고 대사 없애는 결정하는 데 2초도 안 걸렸다. 대체 불가인 배우 라미란의 연기에 대해 100% 신뢰했다. 또 말이 없어지면서부터 힘이 세지는 무언의 대사가 전달되는 느낌이 있었다. 다른 배우라면 허락하지 않았을 텐데, 라미란 씨니까”라고 덧붙여 배우를 향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번 영화에서 배우 장혁은 놀랄만한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그는 영화 속 최연소 안기부 실장 규남으로 변신, 국가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냉혈한을 연기한다.
이에 대해 손현주는 “우리 영화는 신 순서대로 천천히 촬영했다. 그런데 장혁이 나오는 순간부터 많은 연기자들이 긴장했다. 내가 장혁이랑 실제로 굉장히 친한 사이인데, 영화 찍으면서는 무서움을 많이 느꼈다. 왠지 존댓말을 써야할 것 같았다. 그만큼 장혁의 색다르고 독특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전해 악역을 연기할 배우 장혁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어 장혁은 헤어스타일도 그 당시 사람 같다는 의견에 “아무래도 빈틈이 없는 캐릭터다 보니까 요즘으로 치면 포마드 같은 헤어스타일이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다”며 “지금까지 했었던 캐릭터들과 다른 성향의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손)현주 형님이랑 같이 작품을 해보고 싶었는데, 형님이 하신다는 소식 듣고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해 선택했다. 시나리오 역시 해볼 만한 지점이 많이 있었다”고 밝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영화는 이와 같은 배우들의 색다른 연기변신을 엿볼 수 있을 뿐 아니라, 80년대의 시대적 소소한 디테일들이 당시의 향수를 자극, 또 다른 재미와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손현주는 “80년대의 나는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아직도 그때가 또렷이 기억난다. 영화 속에서 그 시대 배경에 맞게 옷, 긴 머리, 자잘한 소품 등 비슷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 당시 담뱃갑 같은 것, 솔 담배, 한산도, 은하수, 청자, 명승, 환희 이런 담배들 있지 않았나. 지금 웃으시는 분들은 나랑 나이대가 비슷하신 분들이다”고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이와 같이 ‘보통사람’이 그려낼 우리의 뜨거운 80년대는 시대를 관통하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며 2017년 현재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할 것을 예고한다.
우리네 보통의 사람들이 전할 평범하지만 특별한 울림을 기대해본다.
한편 영화 ‘보통사람’은 오는 3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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