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쇼]레인지로버 벨라, 컨셉트카 없이 생산한 이유

입력 2017-03-19 16:27   수정 2017-03-20 21:46


 랜드로버 디자인부문 제리 맥거번 총괄에게 '벨라'는 의미가 남다른 제품이다. 이른바 디자인단계에서 흔히 거치는 '컨셉트' 공개없이 곧바로 생산에 착수해서다. 그는 "디자인 컨셉트를 공개하지 않고 양산으로 연결한 건 디자인 보호 때문"이라며 "그 만큼 디자인에 관해선 소비자 시선 끌기에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서 만난 맥거번 디자인 총괄은 벨라에 대해 레인지로버의 네 번째 제품으로, '디자인이 기술을 주도한 차'라고 언급했다. 일반적으로 제품개발과정에서 기술이 디자인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벨라는 디자인을 유지하기 위해 오히려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했다는 얘기다. 그는 "랜드로버는 디자인부문의 의사결정권이 매우 강하다"며 "이 점이 다른 경쟁사와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랜드로버 디자인 경쟁력의 이유를 의사결정권으로 정리한 셈이다. 다음은 맥거번 총괄과의 인터뷰.

 -벨라를 '아방가르드 레인지로버'라고 할 수 있는지. 
 "아방가르드는 자동차만을 한정해서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다. 랜드로버에게 아방가르드는 '전방'(forefront)을 의미하는 것으로, '앞으로 나아간다'는 걸 뜻한다. 이를 벨라와 연결하면 새로운 차원의 화려함, 현대적인 모던함, 우아함으로 표현될 수 있다"

 -벨라의 디자인을 굳이 형태적으로 나누자면 어디에 해당하는지. 
 "자동차를 볼 때 어떤 건 세단이고, 어떤 건 SUV로 구분하지만 사실 바람직하지 않고 의미도 없다. 자동차는 그 자체로 보는 게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벨라는 차체가 낮다. 공기역학을 적극 고려해서다. 기능과 시스템도 월등히 향상시켰다. 겉으로 보면 SUV이지만 기본 적용한 에어 서스펜션은 세단의 강점이다. 그래서 세단과 SUV를 굳이 나누지 않는다. 그냥 레인지로버 벨라만 있을 뿐이다"

 -최근 자동차 디자인은 유행을 따르는 경향이 강하다. 독창성과 특별함을 강조하는 요소는.
 "랜드로버는 어떤 특정한 부분을 강조하지 않는다. 당장 벨라의 측면을 보면 비율이 균형적이다. 기존 제품과 완전히 차별화가 이뤄져 있다. 부분보다 전체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디자인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능력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랜드로버는 다른 회사와 제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좀 다르다. 제품개발과정에서 디자인 주도권이 강하다. 특히 엔지니어가 디자인에 대해 의사결정권이 없다. 디자이너에게 엔지니어가 설계한 대로 디자인을 하라는 건 창의적인 디자인이 아니다. 디자인은 제품 개발을 위한 개념과 아이디어 등 가장 근본적인 걸 시작하는 출발점이다. 또 개념을 결정하는 요소인 만큼 엔지니어링이 디자인 비전을 실현하도록 해야 한다"






 -벨라 디자인에서 어려웠던 점은.
 "디자이너로서 늘 소통을 고민한다. 디자인 컨셉트는 디자이너들이 고안하지만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하는 과정은 엔지니어, 제조, 마케팅, 재무 등과의 협업이다.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은 일련의 개발 계에서 원래 지키려 했던 디자인 가치를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디자인을 보호하는 건 그 만큼 중요하다"

 -생산 전 컨셉트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우선 벨라가 워낙 강렬한 매력이 있어 보호할 필요가 있었다. 분명 성공을 자신하고 있어서다. 그런데 컨셉트를 공개하면 모방 가능성이 커진다. 이미 랜드로버 디자인은 후발주자들에게 모방 대상인데, 실례로 중국의 랜드윈드만 봐도 이보크 모조품이다. 그리고 컨셉트카를 모방한 모조품이 많으면 컨셉트카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 그래서 컨셉트를 공개하지 않았다" 

 -벨라 디자인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은.
 "프리랜더를 모두 기억할 것이다. 출시했을 때 논란이 많았다. 섀시나 독립 서스펜션 등을 언급하며 도저히 랜드로버라 볼 수 없다는 말도 있었다. 그러나 유럽지역에서 7년동안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나에게 난관이란 바로 이런 점이다. 이른바 디자인 편견을 깨는 것 말이다. 벨라 또한 마찬가지 과정을 겪었다. 하지만 분명 성공을 자신한다"






 -랜드로버 디자인 방향을 밝힌다면.
 "초창기 랜드로버는 전천후 SUV로 특화된 게 사실이다. 오프로드에서 멋진 질주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이제는 접근방식을 바꾸는 중이고, 이미 변화를 거친 제품도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도록 기존의 독특함을 유지하되 기술적 기능으로 다변화를 줄 수밖에 없다. 물론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디펜더도 모두 각각의 정체성을 갖도록 하되 랜드로버의 디자인 통일성은 유지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각 제품을 보면 바로 알아차릴 수도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 디자인이란 완전히 모든 걸 바꾸는 게 아니라 전통에 현대적 가치를 넣어 이어가는 일이다. 설령 그 것이 새로운 변화로 보일 지라도 말이다"

제네바=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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