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시승]기본기+독창성, 시트로엥 그랜드 C4피카소

입력 2017-03-16 08:00  


 운동을 잘하기 위해서는 기본기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이스하키는 파워스케이팅, 퍽컨트롤, 슈팅, 포메이션 등이 탄탄해야 비로소 시합에 나가 재밌고 즐거운 경기가 가능하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탄탄한 기본기가 바탕이 돼야 그 다음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 기본기에 독창성까지 겸비한 차가 있다. 바로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이하 그랜드 피카소)다.

 시트로엥은 푸조와 같은 PSA그룹의 브랜드다. 유럽에선 C-제로, C1, C3, C4 등 다양한 제품군이 있다. 그 가운데 국내에는 C4 칵투스와 C4 피카소, 그랜드 C4 피카소가 소개됐다. 이보다 고급 브랜드인 DS 제품군도 들여오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그랜드 C4 피카소는 패밀리카 용도의 7인승 MPV(다목적자동차)다. 국내 차종과 비교한다면 올랜도와 카렌스 정도가 된다. 과거라면 트라제XG와 유사한 제품군이다. 카니발과 시에나, 오디세이 등의 미니밴과 비교하기엔 다소 부족함이 있다. 하지만 독창적인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엔진과 변속기), 섀시시스템(현가장치, 조향장치, 브레이크 등)이 이러한 아쉬움을 날려버린다.

 ▲스타일
 독특하다. 여기저기 독창성이 묻어나온다. 'MPV라면 이런 형상도 수긍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느낌이 새롭다. 헤드램프와 LED 주간주행등 위치를 오묘하게 구성했고 전체 분위기는 시트로엥만의 미래지향을 추구한다.

 전면의 시트로엥 더블 쉐브론 장식은 주간주행등 라인과 일치시켜 그랜드 피카소의 디자인을 한층 부각시킨다. 광범위한 유리 사용은 넓은 시야를 확보하며 MPV 목적에 흥미를 더한다. 측면부는 A필러부터 D필러까지 연결된 루프레일의 색상을 무광은색으로 강조해 더욱 개성있는 매력을 발산한다. 후면은 단조로우면서도 수직에 가까운 트렁크라인으로 차체가 더욱 크고 넓게 보인다. 낮은 트렁크 턱은 짐들을 싣고 내리기에 편리하다.

 실내는 착좌감이 좋은 직물시트이고 전좌석(7인) 안전벨트 미착용 경고등은 유럽의 안전기준이 그대로 반영됐다. 2열 중간좌석은 3점식 안전벨트를 운용하기 위해 시트 장착형이 아닌 천정 장착형이다. 특히 천정 벨트버클 격납홀더에 자석을 사용해 벨트버클이 고정되는 세심함을 보인다. 비록 실내에 직물재질을 사용해 가죽에 비해 화려함은 없지만 자동차가 갖추어야 할 진정한 기본품목은 충분히 적용됐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수동조절식이다. 좋게 생각하자면 전기장치의 고장 스트레스에서 해방이다. 1열 중간에 장착된 콘솔박스는 탈부착이 가능하다. 수동변속기 차종은 콘솔박스 앞부분에 기어레버가 장착되지만 자동변속기는 탈부착이 가능하다. 운전석에서 바라본 자동변속기 레버는 앙증맞은 크기다. 시트로엥만의 아기자기함을 인정해야 할 순간이다. 

 하이라이트는 각 좌석에서 느끼는 확 트인 시야다. 파노라믹 윈드 스크린과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에 의한 시야는 마치 전투기 조종석에 앉은 것 같은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어느 브랜드의 차종도 따라올 수 없다. 거기에 2열의 어린이 승객을 매순간 확인하기 위한 컨버세이션 미러는 디자인이 너무 귀엽다. 

 승객석도 모두 수동조절식이다. 조수석은 착좌감이 운전석과 같다. 2열은 3명의 승객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도록 독립적으로 준비됐다. 3열은 2열 시트를 앞쪽으로 적당히 당겨 레그룸 공간을 확보한다면 키 작은 성인도 아쉬움 없이 앉을 수 있다. 5인이 다소 많은 짐을 싣고 편리하게 이동하는데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편의장비는 기본에 아주 충실하고 아쉬운 부분이 크게 없다. 운전석, 조수석 팔걸이와 탈부착형 센터콘솔, 2열 도어의 수동식 선블라인드와 앞좌석 뒤에 장착된 접이식 테이블, 독립적으로 접을 수 있는 2열 시트, 착좌감에 있어 가죽시트보다 좋은 직물시트를 갖췄다. 2열 좌석에는 좌우 개별적으로 조절가능한 에어벤트가 위치한다. 이 정도의 기본기라면 아이들 2~3명이 있는 가족의 패밀리카로서 손색이 없다.

 ▲성능
 주행성능의 기본이 되는 동력계는 블루HDi의 1.6ℓ 디젤엔진과 EAT 6단 자동변속기다. 1.6ℓ 디젤엔진은 유로6를 만족하고 선택적 환원 촉매 시스템인 SCR 방식을 사용해 최고 120마력과 최대 30.6㎏·m의 힘을 제공한다.  
 
 효율은 복합효율 14.4㎞/ℓ(도심 13.4㎞/ℓ, 고속도로 16.0㎞/ℓ)다. 하지만 약 180㎞의 실주행 후 효율은 도심 12.6㎞/ℓ, 고속화도로 22.7㎞/ℓ를 기록했다. 물론 고속화도로는 약 50㎞의 거리, 평균연료소모량 리셋 후의 측정이다. 그랜드 피카소의 시속 100㎞는 엔진회전수 1,750rpm에서 발생했다.

 자동변속기는 운행 조건에 따라 엔진의 힘을 적절히 사용한다. 급가속 상태와 급가속시 순간 대기 상태, 급가속 도중 정속으로 변환 상태 등 다양한 조건에서 상황에 맞는 변속패턴을 제공한다. 비록 스포츠모드가 없지만 많은 로직에 의한 변속을 수행한다. 거기에 각 상황에서의 변속감은 전체적으로 매끄러운 편이다.

 핸들링은 상당히 민첩하다. 서스펜션의 부싱들은 노면의 충격을 잘 걸러내 운전자에게 신뢰감을 전달하고, 댐퍼와 스프링의 반응은 부드럽다. MPV라고 하기엔 과할 정도의 민감한 핸들링이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최소회전반경이 짧아 시내에서 주행하기에 상당히 편하다는 이점이 있다. 브레이크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만족할 수준이다. 하지만 과격한 주행후 급정거 상황에서는 다소 불안할 수 있다.  물론 정숙성은 상당한 수준이다

 ▲총평
 그랜드 C4 피카소는 기본기가 아주 탄탄하다. 거기에 독창성까지 겸비해 금상첨화다. MPV 사이즈의 패밀리카로는 더없이 만족할 수준이다. 하지만 이 차를 지인들에게 추천한다면? 3,990만원(그랜드 C4 피카소)대 가격의 구매 목록에 올릴 경쟁 차종이 너무 많다. 때문에 이 차를 경험해보지 않은 소비자라면 분명히 망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는 딱 두 부류로 나뉜다. 그랜드 C4 피카소를 경험해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이 차를 몰랐던 소비자라면 꼭 전시장에 들러 시승해보길 권유하고 싶다.

시승/박재용(이화여대 교수,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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