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민경 “스파게티 싸대기요?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요”

입력 2017-04-10 16:36  


[김민수 기자] MBC 드라마 ‘이브의 사랑’ 강세나 역으로 귀여운 악녀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김민경. 언제나 본인만의 빛깔로 진하게 물들이며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그가 오는 5월, tvN 드라마 ‘써클 : 이어진 세계’를 통해 대중 앞에 설 예정이다.

올해로 데뷔 16년차를 맞아하는 그는 2001년 미스코리아 ‘진’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생각지도 못한 안티 팬 논란으로 어린 나이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하지만 그때가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어쩌면 진정한 배우의 모습이 아닐까.

쉬지 않고 꾸준히 연기를 하고 싶다던 그. 아직 보여줄게 많다고 소개하는 배우 김민경의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Q. 소감

bnt하고는 두 번째 촬영인데 첫 번째는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했었다. 그때는 뭔가 갇혀 있는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야외에서 촬영을 해서 그런지 그때보다 훨씬 재미있더라(웃음).

Q. 평소 스타일

내 의상 중 95%가 거의 블랙이다.  그리고 거의 바지만 입는데 내가 치마나 원피스를 입고 외출을 하면 결혼식을 가냐고 묻거나 선보러 가냐고 묻는다(웃음). 그래서 오늘 콘셉트가 평소에 절대 입지 않는 의상들이었는데 오늘 모니터링 해보니 괜찮은 것 같더라.

Q. 근황

재작년에 ‘이브의 사랑’이 끝나고 바로 연극 두 편을 했었다. ‘알파치노 카푸치노’라는 작품하고 백일섭, 이호재 선생님과 같이 했던 ‘장수상회’라는 작품을 했었는데 원래는 그해 하반기에 지방공연을 돌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의 건강상 돌지 못하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쉬게 되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활발하게 활동하려고 준비 중이다.

Q. 오는 5월, 새롭게 출연하는 작품이 있다고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SF추적극이다. ‘써클 : 이어진 두 세계’라는 드라마인데 김강우 씨와 여진구 씨가 출연한다. 2017년과 2037년 두 배경에서 일어나는 내용으로 여태 봐왔던 타임 슬립은 아니고 두 남자가 현재와 미래에서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해가는 과정의 이야기다. 거기서 난 미래의 의사로 출연한다.

Q. 반응은 어떨 것 같은가

현재와 미래를 다루는 내용이라 사실 대본을 읽어봤을 때 좀 헷갈렸다(웃음). 그런데 대본 리딩을 해보니 정말 재미있더라(웃음). 기대해도 좋을 만한 작품이다.


Q. MBC 드라마 ‘이브의 사랑’ 강세나 역, 보통 악역과 다른 귀여운 악녀라고 많이 하던데

우선 대본에 그렇게 나와 있다. 보통 아역은 나쁜 짓을 하면 마지막에 걸리지 바로 들통 나진 않는다. 그런데 나 같은 경우는 벌써 강세나가 한 짓이라고 의심하고 바로 들통이 나버린다(웃음). 대본부터 약간 허당이라서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

Q. ‘김치싸대기’에 이은 ‘스파게티 싸대기’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당시 상황에 대해

새벽 3시 정도에 촬영을 했는데 NG없이 한 번에 촬영했다. 음식을 미리 만들어 놓고 굳을 까봐 당시 금보라 선생님이 물을 살짝 넣으시더니 나에게 ‘세나야 나는 너에게 아무 감정이 없다. 한 번에 끝내기 위함이다’라고 하시면서 강조하시더라(웃음).

Q. 한번쯤은 NG가 날 법도 할 텐데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엔딩이라서 눈을 계속 뜨고 있어야하는 상황이었는데 스파게티 내용물이 눈으로 들어가서 따갑더라. 그런데 내가 여기서 눈을 감는다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여기서 내가 눈병이 나던지 실명이 되던지 무조건 뜨고 있어야겠다는 각오로 촬영했다.

Q. MBC 드라마 ‘이브의 사랑’ 강세나 역할을 맡기까지

감독님을 만나러 갔는데 내게 못된 얼굴이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다고 하시면서 고민을 하시더라. 그래서 또 오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화장을 다시 해서 4번 정도 찾아갔다. 계속 찾아갔다. 정말 하고 싶었고 악역을 진짜 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상한 악역이 되어버려서(웃음).

Q. 2001년 미스코리아 ‘진’, 될 줄 알았나

전혀 몰랐다. 사실 나보다 다른 친구들이 더 예뻤고 대회도 엄마 미용실로 나가지 않았다. 만약 엄마 미용실로 나갔다면 다른 후보들에게 똑같이 해줘도 딸한테 더해준 것처럼 보일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서울에서 나가라고 하시더라.

Q. ‘진’이 되고 나서 부모님 반응은

당연히 좋아하시더라. 나는 나갈 생각도 없었고 연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엄마가 평생 이 일을 해왔는데 딸이 한 번만 나가주면 얼마나 기분이 좋겠냐고 하셔서 대회에 나간 것이다. 그때 솔직히 7등 안에는 들고 싶긴 했었다(웃음). 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1등이 돼서 깜짝 놀랐다.

Q. 이후 많이 힘들었다고

당시 어린 나이에 욕먹는 것도 싫었고 안티가 생긴 것도 싫었다. 내가 왜 이래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하지만 16년이 지나고 보니 그때 힘들었던 것들이 지금 나에게 도움이 되더라. 그 이후로는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어떤 이야기가 나와도 욕을 얻어먹어도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 많이 단단해졌다.


Q. 영화 ‘함정’ 기자간담회 당시, 울었다

내가 항상 꿈꿔왔던 것들이었다. 영화를 찍고 기자간담회에서 내 역할에 대해 설명을 하고 VIP시사회에 지인들 초대하는 것들이 내 꿈이었고 심지어 내 첫 영화였지 않나. 그런데 그날 드라마 스케줄이랑 겹쳐서 10분이 늦은 것이었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안으로 들어섰는데 5분 있으면 끝난다고 하더라.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자리에 앉아서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려는 찰나에 조금 울컥했다. 그때 옆에서 지안이가 쓰다듬어 주고 기자 분들이 괜찮다고 박수를 쳐주는데 거기서 확 울음이 나더라. 내 성격이 털털한 만큼 잘 울기도 하는데 친구들이 거기서 왜 우냐고 미쳤다고(웃음).

Q. 성격

가만히 있으면 사람들이 깍쟁이 같다고 생각해서 오해를 많이 받는데, 전혀 다르고 나는 낯가림이 없다. 만약 어떤 무리에 들어가도 어색함은 있을지언정 낯을 가리거나 하진 않는다. 사람을 만나는데 벽을 치는 것도 없고 그냥 털털한 성격이다.

Q. 현재 연애는

현재 남자친구가 없다(웃음). 솔직히 나도 남자친구가 있다면 공개 연애를 하고 싶다.

Q. 결혼에 대한 생각 그리고 사랑과 돈

결혼 상대가 있으면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굳이 찾아서 할 생각은 없다. 만약 결혼할 남자와 살아서 행복할 것 같으면 하겠지만 결혼할 시기라서 맞춰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나 같은 경우는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되고 또 존경이 없으면 사랑이 안 된다. 인격적으로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고 경제적인 능력은 있으면 좋겠지만 경제적인 관념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Q. 주량은 어떻게 되는가

소주 1병 반 정도(?) 술 잘 마신다. 다음 날 숙취가 없다.

Q. 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푼수 역할을 해보고 싶더라. 잘할 것 같다. 여태 내가 했던 역할들은 도전이었다. 하지만 푼수 역할은 내 성격에 맞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해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올해부터 바쁘게 지내고 싶은 욕심이 크다. 연기를 꾸준히 하고 싶고 내가 가지고 있는 색깔이 무엇인지 대중에게 알리고 싶다. 계속 지켜봐 주시고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 감사하다.

기획 진행: 김민수
포토: 차케이
의상: 맘누리, 레미떼, 메롱샵, TOTUM Senatore(토툼 세나토레)
슈즈: 모노톡시, 에이레네
팔찌: 티아도라(TEDORA)
선글라스: 엣오메가
헤어: 제니하우스 청담힐 이소영 부원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청담힐 김자영 부원장
장소: 어반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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