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국내 출시할 해치백 '클리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클리오의 개념을 차별화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인 해치백이 아니라 현대차 액센트, 아반떼 등이 포진한 세단 시장에서 '또 하나의 선택'으로 자리 매김을 한다는 것.
13일 국산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이 오는 6월 클리오를 출시하고 본격 판매에 돌입한다. 클리오는 유럽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소형 해치백으로 높은 연료효율과 넓은 공간이 특징이다. 동력계는 QM3에서 인정받은 1.5ℓ 디젤과 6단 듀얼클러치를 장착, 최고력 90마력과 최대 22.4㎏·m의 토크를 발휘한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인증한 국내 ℓ당 효율은 17.0㎞에 이른다(복합 기준).
제원상 클리오의 경쟁 차종은 기아차 프라이드, 쉐보레 아베오, 현대차 i30와 같은 해치백이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SM6를 쏘나타와 그랜저 사이에 위치시켜 나름의 시장 지위를 확보한 것처럼 클리오 또한 소형과 준중형 사이에 넣어 새로운 세그먼트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엔진 배기량이 1.5ℓ로 국내에선 소형과 준중형으로 분류되는 1.4~1.6ℓ 사이이고, 변속기도 6단과 7단을 조합했다.
르노삼성이 클리오를 전통적인 해치백 시장의 한 구성원에서 배제하려는 이유는 제품의 확장성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미 프라이드와 아베오, i30 등이 구성하는 국내 해치백 시장은 세단의 하위 시장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가장 최근 신형을 소개한 i30의 경우 완전변경 차종을 내놨음에도 구형과 비슷한 판매를 기록하는 게 대표적이다. 게다가 전체 해치백 시장의 판매 볼륨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그렇다고 소형 SUV와 같은 맥락에 세우는 것도 부담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실용적인 해치백을 SUV와 비교하는 경향이 높지만 이 경우 QM3와 소비층이 겹칠 가능성이 높아서다. QM3가 매월 꾸준히 1,000~1,500대 판매가 된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제품간 잠식현상을 방지하고 전체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선 르노삼성이 취약한 소형과 준중형 세단을 공략해야 한다는 게 내부적인 의견이다. 판매가 부진한 SM3의 힘을 약간 빼더라도 클리오를 끌어올려 준중형 시장까지 포획할 필요가 있다는 것. 세단의 약점인 공간 활용성을 최대한 높여 새로운 차급을 형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 박동훈 사장이 폭스바겐 전 사장 시절 해치백 시장의 불모지로 불리는 한국에서 골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것처럼 이번에는 어떠한 전략으로 클리오를 성공시킬 것인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며 "하지만 골프를 제외하면 해치백은 크게 성공한 전례가 없는 어려운 시장으로 판단되는 만큼 획기적인 포트폴리오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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