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기자 / 사진 조희선 기자] 불한당 임시완이 다가온다.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이하 불한당)’의 제작보고회가 4월19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변성현 감독, 설경구, 임시완, 김희원, 전혜진이 참석했다.
‘불한당’은 범죄 조직의 1인자를 노리는 재호(설경구)와 세상 무서운 것 없는 패기 넘치는 신참 현수(임시완)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 액션 드라마로, 영화 ’청춘 그루브’와 ’나의 PS 파트너’에서 각본과 연출을 도맡았던 변성현 감독이 또 한 번 시나리오 집필과 동시에 메가폰을 잡아 영화 팬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는 작품이다.
설경구가 모든 것을 갖기 위해 불한당이 된 남자 재호 역을, 임시완이 더 잃을 것이 없기에 불한당이 된 남자 현수 역을, 김희원이 현수를 의심하고 뒤를 쫓는 병갑 역을, 전혜진이 조직의 비리를 노리는 경찰 천팀장 역을 맡았다. 이 밖에 이경영이 재호를 견제하는 고병철 회장을, 김성오가 조직원 승필을 연기했다.
변성현 감독은 “두 남자에 관한 영화다. 자신이 속한 곳에서 버림받은 두 남자가 서로를 믿어가는 와중에 믿음의 타이밍이 엇갈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며, “전작 ‘나의 PS 파트너’를 찍을 때부터 이런 장르의 영화를 하고 싶었다. 늘 모니터 앞에서 말랑말랑한 사랑 이야기만 보고 있으니까 손발이 오그라들더라. 선 굵은 이야기에 갈증이 컸고, 이번 영화 ‘불한당’은 시나리오 집필 전부터 미리 장르를 정해 놓고 이야기를 썼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불한당’이 ’제70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것에 관해 “설경구 선배님이 전화로 영화의 칸 진출을 알려주셨다”며, “장르적이고 사업적으로 접근한 영화다. 초청 소식에 기분은 좋았지만 이유에 대해서는 그냥 얻어 걸렸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겸손함 혹은 솔직함을 뽐내 제작보고회의 모두를 폭소케 했다.
현장의 주인공은 임시완이었다. 스크린 데뷔작 ‘변호인’에서 대선배 송강호와의 연기 앙상블을 이뤘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 또 다른 연기 선배 설경구와 협연을 이룬다. 더불어, 이번 작품은 영화 ‘원라인’ 이후 약 두 달 만에 관객 곁을 찾아오는 임시완 필모그래피의 새로운 주연작. 어느새 충무로 신성(新星)으로 떠오른 그에게 질문이 집중됐다.
이날 임시완은 “사실 칸에 초청됐다는 것에 대한 의미나 무게도 모르는 상태에서 초청 소식을 들었다”며,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고, 무엇보다 기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과연 인생에 어떤 큰 반향점이 될지, 반향을 일으킬지 잘 모르는 상태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 정말 기쁘다”고 ‘불한당’의 ‘제70회 칸 영화제’ 초청을 언급했다.
‘불한당’의 2차 포스터는 영화의 제목 아래 어깨동무 중인 임시완과 설경구의 모습이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에 두 사람을 향해 브로맨스 관련 질문이 전달됐고, 설경구는 “브로맨스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나는 이 영화를 찍으면서 임시완이라는 후배와 사랑도 하고 질투도 했다. 사랑을 했던 것 같다”고 속마음을 밝혔다.
이 가운데 임시완은 “저는 안 했다. (웃음) 사랑 받는 줄도 몰랐다”며, “사랑은 모르겠지만, 케미가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영화 촬영 전에 설경구 선배님을 잠깐 뵈었는데, 그때부터 잘해주셨다. 현장에서 선배님이 분위기를 좋고, 유하게 만들어 주시면 나는 그 속에서 노는 기분으로 촬영에 임했다. 그런데 그게 사랑인 줄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했던 포스터는 물론, 예고편과 제작기 영상 속 임시완은 특유의 ‘꽃미모’를 발산한다. 아마 이런 점이 그간 영화 ‘박하사탕’ ‘공공의 적’ 등에서 짙은 연기 색을 발휘했던 설경구와의 연기 앙상블을 기대케 했으리라. 하지만 ‘불한당’은 액션이 짙게 배인 영화. 여전히 소년 같은 이미지를 안고 있는 그에게 액션 신은 벅차지 않았을까.
이와 관련 임시완은 “액션이 이렇게 많은 작품은 처음이었다”며, “액션 연습을 많이 다녔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크고 작은 사고가 전혀 없었다”고 운을 뗐다.
여기에 변성현 감독이 말을 보탰다. 그는 “무술 감독님이 ‘(임)시완 씨가 액션 장면이 많았는데, 몸을 되게 잘 썼다’고 말씀하시더라. 실제로 대역 배우를 준비했는데, 시완 씨가 직접 손쉽게 촬영해서 정말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임시완을 칭찬했다.
더불어 임시완은 “액션을 할 때 느낀 점이 있었다. 설경구 선배님이랑 액션 신을 찍을 때였는데, ‘선배님이 정말 통뼈시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몸과 몸이 부딪칠 때 정말 아팠다.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면 선배님이 통뼈를 가지고 계신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키워드 토크 속에서 임시완에게 제시된 해시 태그는 ‘#안아주고 싶당’이었다. 남자와 누군가를 안아주고 싶다는 감정의 연결은 얼핏 생각하면 잘못된 만남이지만, 행사장 화면에 나타난 ’불한당’의 어떤 스틸컷은 모두가 이를 수긍하게 만들었다. 죄수 임시완의 모습은 대중이 생각하는 감옥 속 죄인과 상반되는 무엇이었던 것. 더불어 사회자의 말을 빌리자면 현장에서 모두의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는 임시완을 향해 갖가지 미담이 쏟아졌다.
먼저 전혜진은 “겨울에 추우니까 이상한 앙고라 같은 털을 사오더라. 홈쇼핑에서 구매한 듯 보였다. (웃음) ’괜찮아’라고 말했지만 ’누나 해’라며 목에 툭 던지고 갔는데, 그런 스타일인지 몰랐지만 약간 츤데레 스타일이다”고 임시완을 칭찬했다.
이어 설경구는 “촬영장 스태프들 사이에서 커플이 많이 생긴다”며, “1호 커플에게 동남아 여행을 상품으로 걸었던 적이 있는데, 실제로 시켜줬다. 술 먹고 메신저에 올렸던 공약이었다. (웃음) 나중에 후회하더라”고 후배의 에피소드를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제작보고회를 마무리하기 위해 마이크를 손에 쥔 임시완은 “남의 영화 아닌 같이 작업했던 영화인데도 예고편이나 제작기를 보는 중에 마음이 설렜다. 이런 영화는 지금껏 없었다”며, “무엇보다도 자유롭게 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셨던 선배님들과 감독님에게 꼭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임시완은 ‘불한당’을 향해서 인생의 반향점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반향을 일으킬지 잘 모르는 상태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과연 ‘불한당’은 임시완 필모그래피에 ‘변호인’ 못지않은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까.
누구도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지만, 문득 임시완의 데뷔작이 떠오른다. MBC ‘해를 품은 달’ 허염 역으로 연기를 시작했던 그는 데뷔작부터 인생의 반향점을 만났던 바 있다. 그리고 그러한 반향에는 작품의 힘만이 아닌 개인의 역량도 큰 비중을 차지했을 테다. ‘해를 품은 달’ ‘변호인’ ‘미생’ 등 이미 여러 차례 인생의 반향점을 만났던 임시완. 한 번이 두 번 되고, 두 번이 세 번 되고, 이제 ‘불한당’이 네 번째 반향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5월 중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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