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G4 렉스턴의 서스펜션 이원화를 추구한 것은 온오프로드 소비자를 동시에 겨냥한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기본형에는 리지드 액슬, 고급형에는 멀티링크 타입의 서스펜션 적용을 두고 일부에선 '부품 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서스펜션 이원화는 제품 성격과 제조사 전략일 뿐 이를 '차별'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설명이다.
1일 쌍용차에 따르면 G4 렉스턴은 기본형과 고급형에 각각 리지드 액슬과 멀티링크 타입의 서스펜션이 적용됐다. 기본형은 오프로드, 고급형은 승차감에 강점이 있는 서스펜션을 선택, 이른바 온오프로드 소비자를 모두 겨냥했다는 것.
일반적으로 자동차에 적용되는 서스펜션은 좌우 바퀴가 별개로 움직이는 독립식과 함께 연결된 일체식으로 구분된다. 일체식 앞바퀴의 경우 리지드 리프 스프링과 3링크 타입이 주로 사용되고, 독립식은 더블위시본이나 맥퍼슨, 이외 다양한 방식의 멀티링크 타입이 활용된다. 뒷바퀴 또한 일체식은 리지드 리프 스프링, 리지드 3링크에서 5링크, 토션 빔 방식이 주로 쓰이지만 독립식은 더블위시본과 듀얼 링크(맥퍼슨), 트레일링 암, 그리고 여러 방식의 멀티 링크 타입이 각각의 제품 성격에 따라 선택적으로 채택된다.
이 가운데 리지드 타입의 경우 강성 면에서 유리하고, 바퀴정렬의 변화가 적어 오프로드 제품에 알맞다. 험로 주행성이 강한 프레임 타입의 벤츠 G바겐이나 토요타 랜드크루저 등에 사용된 배경이다. 반면 승차감과 조종성은 불리해 일반적으로 승용차에는 거의 적용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멀티 링크는 세밀한 세팅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따라서 승차감이 중요할 때 많이 적용되지만 부품 복잡성이 높고, 관리에 따른 유지비가 비싼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따라서 서스펜션 선택은 제품의 성격, 제조사의 전략, 이외 원가와 소비자 취향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 결정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번 쌍용차의 G4 렉스턴 서스펜션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이원화 이유를 제품 전략에서 찾는다. 하나의 차종으로 성격이 다른 소비자를 동시에 노린 포석이었다는 것. 특히 G4 렉스턴이 프레임 타입이라는 사실에 기반해 장단점을 함께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서스펜션 이원화를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제품의 성격적 태생은 오프로드에 강해 기본적으로 리지드 타입을 선택했지만 오프로드 강점만 부각되면 시장 확장성이 떨어질 수 있어 온로드 소비자를 위한 멀티 링크 타입을 동시에 준비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오프로드 성격은 기본형, 승차감 지향은 고급형으로 나눠 서로 상반된 성격을 가진 양쪽 소비자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선 이를 두고 기본형과 고급형의 가격 차이가 있는 만큼 기본형에도 멀티 링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자동차회사의 생산 과정과 플랫폼 개념을 생각할 때 불가능한 얘기라고 잘라 말한다. 서스펜션은 플랫폼의 영역이고, 이를 선택으로 전환하면 오히려 생산 비용이 올라 제품 가격도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 오히려 쌍용차가 하나의 차종에서 서스펜션 타입을 두 개로 구분한 것 자체가 매우 의미 있는 시도라는 설명이다. 자동차미래연구소 박재용 소장은 "서스펜션 이원화는 자동차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는 일이지만 이를 차별로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고, 어떤 성격의 제품을 지향하느냐에 여러 종류의 서스펜션 가운데 하나가 활용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쌍용차는 최근 의도치 않게 주목이 된 서스펜션 이원화를 오히려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른바 기본형은 오프로드 선호도가 높은 소비자에게, 고급형은 온로드 지향의 소비에게 어필하겠다는 것. 쌍용차 관계자는 "G4 렉스턴으로 오프로드 지향의 경쟁자인 기아차 모하비와 승차감 위주로 세팅된 수입 SUV를 모두 잡기 위해 서스펜션 이원화를 결정한 것"이라며 "한 차종으로 성격이 확연히 구분되는 오프로드와 온로드 소비자를 모두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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