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17년 ‘머슬퀸’ 이연화 선수, 아름다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입력 2017-05-24 11:00  


[이희수 기자 / 사진 이은호 기자] 2017년 4월29일 ‘설악워터피아 2017 맥스큐 머슬마니아 아시안 챔피언십’ 패션모델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한 이연화. 특히 청각 장애를 극복하고 아름다운 근육으로 주목 받으며 ‘머슬퀸’에 등극하며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Q. 청각 장애를 딛고 대회에서 그랑프리를 달성하며 ‘머슬 여신’, ‘머슬퀸’이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떤지.

정말 의미가 컸던 순간이었어요. 짧은 준비 기간에도 난청 후유증 등으로 호흡이 힘들어서 고강도 운동을 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수상은 생각도 못했는데 이렇게 상을 받게 돼서 놀랬어요. 저에게 닥쳤던 시련, 신체적 불편함이 운동으로 인해 달라지는 걸 느끼면서 그 결과로 과분한 관심과 상을 받게 돼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열정을 되찾을 수 있었어요. 곁에서 응원하고 기다려준 가족, 친구, 운동을 가르쳐주신 선생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Q. 패션디자이너로도 활동하는 등 이력이 대단한데 갑자기 몸으로 관심을 옮기게 된 계기가 있는지.

갑자기 다른 영역으로 관심이 옮겨졌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좋은 디자인을 위해 근본을 먼저 다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학생 때는 예술, 디자인 2개 전공을 공부하며 학생회장을 맡았어요. 전공 모두 수석을 하고 졸업 전시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으며 운 좋게 어린 나이부터 대기업과 일을 했어요. 잠자는 시간도 아까워 카페인, 각성제는 물론 프로젝트 때는 바닥에서 쪽잠을 잤죠. 몸에서 무리라는 신호가 와도 성과, 스펙, 명예에 집착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돌발성 난청, 중증 이관개방증, 난청 후유증 진단을 받았어요. 처음에는 한쪽 귀 신경세포가 죽어 청력을 상실했죠. 모든 걸 버리고 싶을 정도로 원망스러웠어요. 그리고 1년 동안 4차례 약물치료와 수술을 병행하면서 발음이 어눌해지고 24시간 모기소리가 들리는 등 후유증 때문에 우울증, 불면증, 폭식증을 겪었어요.

그때 겉만 치장하는 패션에 한계가 느껴지더라고요. ‘망가진 채로 껍데기만 디자인해왔구나’, ‘좋은 디자인은 건강한 육체와 정신에서 비롯되는 것’을 깨달았어요. 몸과 마음을 먼저 디자인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처음 운동을 시작했죠. 유산소 운동은 숨을 가쁘게 해서 무산소 운동에 집중했어요. 그마저도 생활 체육 수준이었지만 많이 건강해졌어요. 스튜디오를 열고 일을 시작할 정도로 사고도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본격적으로 운동했죠.


Q. 눈, 귀, 입 모두 불편했던 위인 헬렌 켈러는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어도 꿈, 비전이 없는 사람이 맹인보다 더 불행하다”고 말했는데 이연화 선수도 이번 수상으로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됐다. 좌우명 또는 인생 모토가 있다면.

먼저 돌발성 난청이나 상시이명 등 후유증 외에 이관개방증은 현재 국내에서 제대로 된 진단이나 안전한 수술법도 전파되지 않은 상황이에요. 지금 이 순간에도 자기만의 싸움을 하고 계실 모든 분들에게 응원을 해드리고 싶어요.

제 인생 모토는 니체의 말인 “지금 이 인생을 다시 한 번 완전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라”와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예요. 전자는 매순간 즐거움과 행복하길 바라면서 항상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해주는 좌우명이에요. 후자는 힘든 때도 언젠가는 지나갈 것이라는 담담한 용기를 주고 높은 곳도 잠시 머무를 뿐이라는 겸손함을 가지게 해줘요.


Q. 이연화 선수가 생각하는 진정한 이름다움이 깃든 몸이란.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운동을 해보니까 작은 근육을 위해 얼마나 노력해야하는지 알게 됐어요. 그래서 그 노력이 있는 몸을 보면 존경심이 들고 아름답다고 느껴요. 근육 이면에 땀, 인내와 같은 것들이 보인다고나 할까요. 노력의 결실이 묻어나오는 라인과 섬세한 근육, 그 안에 있는 건강한 생각과 열정을 가진 몸이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Q. 모두가 이연화 선수 같은 몸매를 워너비로 꼽는데 본인만의 운동 비법이 있다면.

운동은 단기간에 결과를 내주지 않는 것 같아요.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히 하는 것 외에는 왕도가 없다고 생각해요. 식단관리도 중요하고요. 제 운동 비법은 모두가 말하는 것과 다름없어요. 끊임없이 노력하고 땀 흘리는 것이에요.(웃음)

집에서 운동하는 환경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매트와 거울을 거실에 설치해놓으면 TV를 보더라도 매트에 가게 되더라고요. 운동이 생활이 되니까 조금씩이나마 변화가 보여요. 그러면 주위에서 그만하라고 해도 스스로 운동에 흥미를 느끼게 되더라고요.


Q. 아까 식단 관리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는데 본인만의 평소 식습관을 공개하자면.

평소 로우푸드를 즐겨요. 양념이 있는 음식을 먹지 않아요.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들 말이에요. 고기, 해산물, 채소, 치즈, 아보카도 등을 좋아하는데 이런 것도 양념을 첨가하지 않고 그대로 먹는 편이에요. 닭 가슴살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닭 가슴살을 틈틈이 섭취해요. 운동하면서 근육을 예쁘게 만들고 싶어서요. 요즘 굽네 닭가슴살이 소시지 스틱 형태로 나와서 정말 편리한 것 같아요. 실온보관으로 급할 때는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돼서 간편하고요. 이렇게 파우치에도 쏙 들어가요. 굽네몰 슬림포켓 닭가슴살 스틱이 국내산 닭가슴살만 사용했다고 해서 잘 먹고 있어요. 식감도 좋고 맛도 치즈맛이랑 갈릭맛 두 가지라서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죠. 배고플 때도 칼로리 걱정 없이 식사 대용으로 딱 좋은 것 같아요.

Q. 맛있는 음식은 대체로 살을 많이 찌우는데 스트레스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이연화 선수만의 특식이 있다면.

무첨가 두유에 오트밀과 코코넛가루, 각종 견과류를 넣고 설탕 대신 바닐라나 초콜릿의 단백질 보충제를 타요. 꿀 대신 벌화분이나 카카오닙스를 넣어 먹는 걸 가장 좋아해요. 운동할 때도 얼른 끝나고 빨리 맛있는 내 플레이트를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예요.

Q. 먹지 않고 굶어서 다이어트하는 이들이 꽤 많다.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건강에 치명적인데 이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굶어서 다이어트를 하면 살이 잘 찌는 체질로 변해요. 제 운동 스승님이 전해준 일화를 말씀드릴게요. 트레이너 커플이 있는데 정말 심각하게 싸우다가도 알람이 울리면 도시락을 먹고 다시 싸운다는 거예요. 꼭 먹어야한다는 것이죠. 저도 3시간 단위로 조금씩 섭취를 하려고 노력해요. 무작정 굶기보다는 양이 적더라도 잔잔한 포만감을 유지해주는 거죠. 안 그러면 예전의 저처럼 폭식증이 올 수 있어요!


Q. 2017년 목표 혹은 앞으로의 도전 분야, 꿈이 있다면 무엇인지.

저는 패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예요. 그 근간인 몸을 먼저 지속적으로 디자인하고 패션과 육체가 서로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에슬레틱 패션 아이콘이 되는 것이 꿈이에요. 여성 특유의 건강함과 몸의 섬세한 윤곽의 조화를 꾀하고 라인을 극대화해서 아름답게 강조할 수 있는 패션 디자인을 선보이고 싶어요.

그래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 기회가 된다면 최대한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은 것이 올해 제 목표예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연화 선수에게는 보이지는 않지만 아주 강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그러한 절망적인 순간에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다시 세상 밖으로 나선 그 용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의 밝게 빛나는 눈과 자신감처럼 앞으로도 그의 날이 찬란하기를 응원한다.

기획 진행: 이희수
포토: bnt포토그래퍼 이은호
헤어, 메이크업: F2MG 송미연

bnt뉴스 기사제보 life@bntnews.co.kr
[BNT관련슬라이드보기]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