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제주에서 2017 EV 에코랠리가 열렸다. 제주도에서 판매중인 다양한 전기차가 모여 효율의 우열을 가리는 EV 구매 촉진 행사다. 외형은 자동차 경주의 일종인 '랠리(Rally)' 방식이지만 전기차의 짧은 주행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낮추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공익 이벤트였던 셈이다.
올해도 여러 다양한 자동차회사들이 행사에 참여해 제품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특히 1회 충전 후 주행 가능 거리가 정부 인증보다 길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래서 경주도 차종별로 나누고, 운전자들의 경쟁에 초점이 맞춰졌다. 어떻게 운전을 하느냐에 따라 EV의 주행거리가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목적이 컸다.
그런데 현장에 참여한 제조사들의 생각은 달랐다. 취지 및 운전자와 상관없이 자신들이 판매하는 제품 부각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기본적으로 EV 시장을 함께 키워가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암묵적으로 경쟁 차종보다 주행거리가 길다는 점을 드러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물론 더 많은 판매를 원하는 제조사 입장에선 자신들의 제품이 중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제품을 알릴 때는 상도가 있는 법이다. 공개된 자리에서 상대방을 깎아내리거나 일방적 행동을 하지 않는 게 바로 상도다. 그래서 과도한 제품 알리기는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그런데 2017 제주 EV 에코랠리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EV 전시 공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언성을 높이고, 주최측과 실랑이를 벌이는 일도 목격됐다. 이런 태도에 당황한 현장 관계자는 주저없이 '자만심의 극치'라는 표현을 썼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공개된 행사에서 보여준 행동이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2017 제주 EV 에코랠리는 전기차 보급에 적극적인 제주도가 주행거리에 두려움을 갖는 소비자를 위해 만든 공익 차원의 행사다. 제조사들의 제품 경쟁이 없을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시장을 함께 키워나가는 마음이다. 시장 초기에는 협업이 중요하고, 어느 정도 커질 때까지는 마음을 모아야 한다. 그 사이 선의의 경쟁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공개된 장소, 함께하는 곳에서 오로지 '자기 것이 우선'이라는 이기적 행동은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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