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왜 프라다를 입을까?”

입력 2017-06-15 13:58  


[허젬마 기자] “패션은 자기 표현이자 선택이다. 누군가 내게 옷을 어떻게 입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하면 우선 거울을 보고 자신을 연구하라고 말해준다” – 미우치아 프라다

프라다의 시작은 이탈리아의 작은 가게에서 출발한다. 미우치아 프라다의 할아버지인 마리오 프라다는 전세계 방방곳곳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진귀한 물건과 희귀 동물의 가죽 등 자신의 가게에서 판매하는 가죽소재에 접목할 수 있는 소재들을 수입하며 사업을 확장시켜 나갔다. 이러한 노력으로 1920~30년대 전성기를 누리던 그의 사업은 세계 제 1, 2차 대전과 대공황을 겪으며 위기를 맞는다.

이후 1929년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밀라노에서 태어난 그의 손녀가 성장해 가업을 이어가게 되는데 그녀가 바로 프라다를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 반열에 올려놓은 주역, 미우치아 프라다(Miuccia Prada,1949.5~)다.


다소 보수적인 가풍 속에서 자란 그의 패션 지식은 옷장에서 나오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 그녀에게 운명적 만남이 다가왔으니 한 무역 박람회에서 우연히 파트리치오 베르텔리를 만나게 되면서 이 둘의 만남은 훗날 프라다가 초고속 성장을 이룩하게 된 역사적 사건이 된다.

남편이자 사업파트너가 된 베르텔리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는데 탁월한 인물이었다. 그의 주도 하에 1985년 처음 선보인 나일론 소재의 토트백은 기대 이상의 거센 유행을 일으키며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게 된다.

가방은 다른 나라에서 밀매업을 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세계적인 셀러브리티들조차 이 백을 못 구해서 안달이 날 정도로 인기가 치솟는다. 이어 1980년대 초 유명 백화점들에 가방을 납품하기 시작, 미우치아와 베르텔리의 완벽한 호흡으로 프라다는 날개를 달고 가파른 성장을 이뤄낸다.


이를 계기로 이들은 가방에서 여성복으로의 확장을 꾀했고 심플하면서도 실용적인 옷들을 바탕으로 단순함 속에 럭셔리를 가미시켰다. 프라다 특유의 심플한 디자인은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미우치아의 경험에서 일부 비롯되는데 이는 실용주의를 강조한 그녀의 마인드에서 나오는 것이라 볼 수 있는 것.

1990년대 초반 프라다는 정통 클래식을 제안한다. 그리고 이어 1996년에는 미니멀 룩을, 1997년에는 아방가르드 룩, 1998년과 2005년에는 각각 사이버 패션과 독특한 컨셉의 레이디 라이크 룩을 제안하면서 그들이 가진 고유한 이미지에 변주를 꾀하며 현재까지도 패션 글로벌 업체로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녀는 말한다. “내가 잘하는 일,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다 보면 성공은 나중에 자연히 따라오게 된다”고. 매 컬렉션마다 실용성을 추구하며 본능에 충실했던 그의 고집이 프라다를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은 게 아닐까. (사진출처: 프라다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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