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 이례적으로 신차발표회 나서
"중국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자동차 회사를 인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진행 중인 인수 계획이 없다. 그러나 기술개발을 위한 협업 관계엔 항상 열려 있다. 사실 자동차 메이커보다 IT 분야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앞으론 자동차 회사 간 인수합병보다 IT 분야 협업이나 M&A가 화두가 될 것이다. 우리가 집중하는 친환경, 연결성(커넥티비티)에선 언제든 문을 활짝 열어두고 대응하겠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신차 발표회에 등장, 직접 차를 소개하고 언론과의 질의응답에도 참여했다. 그만큼 이날 선보인 소형 SUV에 대한 현대차의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전세계 주요 대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 경쟁력있는 신차를 내놨다는 게 정 부회장 설명이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선 현대차의 SUV 라인업 변화와 글로벌 마케팅 전략 등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다. 다음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비롯한 회사 임원진과의 일문일답.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내놓은 첫 번째 소형 SUV다.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정의선 부회장)코나를 준비하면서 미국과 유럽 등 많은 대도시에서 방대한 조사를 거쳤다. SUV 시장 전체는 포화상태로 가고 있지만 소형, 초소형 SUV 시장은 발전할 것이라 생각했다. 인도와 러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이미 전략형 소형 SUV 크레타를 출시했는데 시장 반응이 상당히 좋다. 이제 선진시장에도 소형 SUV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중요도 높은 내수 시장에서도 젊은 감각의 소비자들이 작고 다부지면서도 안전한 차를 원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코나를 론칭하게 됐다"
-SUV 라인업 확대 계획을 밝혔는데
"(정의선 부회장)2020년 코나보다 더 작은 초소형 SUV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라인업들의 교체까지 고려해 2020년이면 A~E 세그먼트에 SUV 풀 라인업을 갖추게 될 것이다. 다양한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보다 넓은 선택지를 드리기 위해서다. 여기에 친환경차 라입업 강화의 일환으로 2018년 코나 EV와 수소연료전지차 전용 SUV 'FC' 양산에 돌입한다. 평창올림픽 개최와 맞춰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코나만의 차별화된 기술이 있을까
"(정락 총괄 PM 담당 부사장)소형 SUV 시장에 상대적으로 늦게 진출했다. 그런 만큼 경쟁차를 압도하는 상품성이 아니면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어렵겠다고 판단했다. 안전, 주행성능, 첨단 운전자보조장치(ADAS), 연결성(커넥티비티) 등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을 진행했다. 안전부문에 있어선 미국과 유럽, 한국 등 각 지역에서 최고 등급을 받도록 준비했고, 내부 테스트 결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인했다. 여기에 긴급제동보조시스템이나 차선유지보조, 운전자부주의경고, 후방교차충돌경고 등 다양한 예방 안전기술을 적용했다.
주행성능에 대한 소비자 조사 결과 도심주행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즉, 소형 SUV는 안락한 승차감과 민첩한 핸들링, 저중속 성능에 특화된 파워트레인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다. 1.6ℓ 가솔린 터보와 디젤은 이런 요청에 정확히 부응할 것이다. 가솔린 터보는 ℓ당 12.8㎞, 디젤 ℓ당 16.8㎞의 효율을 인증 받았다. 경쟁차 대비 12~15% 우세한 결과다. 이밖에 다양한 커넥티비티 기술,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스마트폰 무선충전 등 IT 기술을 적극 채용했다"
-중국 자동차 회사들은 다른 메이커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하고 있다. 현대차는 다른 메이커 인수 계획이 없는지? 특히 유럽에서 고전하는 스포츠카 부문에선 타 브랜드 인수가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데
"(정 부회장)말씀하신대로 중국에서 많은 메이커들이 경쟁적으로 자동차 회사를 인수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현재로선 (타 자동차 메이커)인수 계획이 진행되는 건 없다. 현재 우리가 관심을 갖는 분야는 자동차 메이커보다 IT나 ICT 분야다. 씨스코, 바이두, 우버 등과도 협업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친환경차나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IT업계에 언제든 활짝 문을 열어두고 있다"
-기존 SUV와 디자인이 많이 다르다. 향후 출시될 다른 라인업에도 이 같은 디자인 언어가 확대 적용되나? 또 글로벌 시장에서 소형 SUV는 젊은 여성층을 겨냥하는데 코나는 다소 남성적이란 생각이 든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디자인센터장 전무)코나는 독특한 디자인을 추구한다. 고유의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SUV 만의 특징을 잘 살렸다. 이런 디자인은 코나에게만 적용될 것이다, 코나가 남성지향적인 디자인인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자동차 디자인에 투영한다. 소비자들은 SUV에 좀 더 내구성 있고 오래갈 수 있는 디자인을 원한다. 이런 수요에 부합하리라 생각한다"
-친환경차 개발에 적극적이라고 했다.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출시 계획은?
"(정락 부사장)코나 전기차는 내년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이다. 1회 충전으로 390㎞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내년초 수소전기차 전용 SUV도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클린 모빌리티는 현대차의 중요한 핵심 가치다. 하이브리드나 PHEV보다 전기차나 수소차가 미래 수요를 이끌어갈 것으로 판단한다"
-앞서 신흥 시장에서 '크레타'와 'ix25' 등의 소형 SUV를 판매하고 있다, 코나가 이들을 대체하나?
"(임병권 해외영업본부장 부사장)크레타와 ix25는 러시아와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코나가 출시돼도 이들은 쭉 판매될 예정이다. 코나는 LA와 런던 등 대도시들을 집중 분석해서 선진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전략차종이다"
-판매목표는?
"(임병권 부사장)올해 미국과 유럽 등에 4만1,000대, 내년 15만대를 수출하는 게 목표다"
"(이광국 국내영업본부장 부사장)내수 시장에선 올해 2만6,000대 이상으로 판매 목표를 잡았다. 내년부터 연간 4만5,000대 이상 소비자에게 인도할 계획이다. 현재 시장에 좋은 소형 SUV들이 많이 나와 있긴 하지만, 각 차마다 살펴보면 조금씩 아쉬운 부분이 있다. 코나는 이런 부족한 부분 없이 꽉 채운 소형 SUV의 완성판이다"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코나만의 가치가 있다면?
"(조원홍 마케팅 부사장)코나의 핵심 가치는 '어반 스마트 아머(urban smart armor)'다. 향후 소형 SUV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 우위를 갖고 시장을 선도하는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소형 SUV는 작지만 튀는 디자인과 가격경쟁력의 조합이었다. 이제는 도심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최적화가 중요하다. 세련된 디자인과 함께 안전성이 앞으로 중요한 성공 요인이 될 것이다"
-소형 SUV 분야에서 후발주자란 걸 인정하고 있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있다면?
"(조원홍 부사장)코나를 기점으로 글로벌 통합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자 한다. 앞서 말한 '어반 스마트 아머'란 메시지를 전세계에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이다. '작지만 안전하다'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아이언맨을 제작한 마블스튜디오와 협업을 통해 아이언맨 컨셉트카를 제작했다. 향후 마블스튜디오를 비롯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 스포츠 이벤트 등과 연계한 협업(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을 적극 펼칠 것이다.
또 코나의 주 소비층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젊은 감각의 소비자들이다. 코나를 시작해 챗봇 서비스를 7월 중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한 소통도 적극 나서겠다"
-최근 실적이 다소 부진하다. 타개책이 있을까?
"(정의선 부회장)생산과 판매가 계획보다 차질을 빚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상품성을 정비하고 여러 의견을 받아 다시 도약하도록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젠 단순히 차만 잘 만들고 품질만 관리하면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 우리가 준비하는 건 클린 모빌리티, 모빌리티 프리덤, 커넥티비티다. 2020년까지 친환경차 14개 차종을 추가할 것이다. 이를 위해 배터리와 수소연료공급 등의 연구가 내부적으로 활발하다. 또 차에서 이동하는 동안 탑승객이 자유로운 환경을 누리도록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이다. 차안에서 편안하고 자유로움을 느낌과 동시에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 자동차 회사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회사다. 물리적으로 사람과 물자를 안전하게 이동시켜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 연결성이나 자율성 분야에서 개발속도가 조금 늦더라도 안전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진행할 계획이다"
고양=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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