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다코리아가 1년 6개월 만에 준중형세단 시빅을 출시하며 제품군 다변화에 나섰다. 마땅한 경쟁 제품이 없지만 국내 준중형 시장이 전체적으로 침체기를 맞이한 탓에 시빅의 성공안착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16일 혼다코리아에 따르면 시빅은 10세대를 맞이한 완전변경 제품으로 2.0ℓ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가격은 3,050만원으로 책정했다. 1.8ℓ 엔진을 얹고 2,760만원대에 판매했던 9세대와 비교해 300만원 가량 가격이 상승했다. 회사측은 경쟁 차종으로 폭스바겐 골프를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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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하고 국내 시장에서 판매중인 수입 준중형급 제품은 폭스바겐 제타와 골프, 포드 포커스, 푸조 308 등이다. 그러나 현재 폭스바겐은 인증서류 문제로 9개월 째 판매를 못하는 실정이어서 사실상 시빅의 경쟁 제품은 수입이 아닌 국산차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현재 시장을 이끌고 있는 제품은 현대차 아반떼다. 지난달에도 7,834대가 판매되며 그랜저와 포터에 이어 전체 판매 3위에 올랐다. 그러나 올해 누적 판매는 지난해보다 10.8% 떨어지면서 하락세에 놓여있다. 반면 현대 브랜드의 플래그십인 그랜저는 6개월 연속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애매한 차급 대신 국산차 최상위급을 구매하는 등 국내 시장의 소비 형태가 양극화되는 추세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입 준중형제품이 국산차와 경쟁하기에는 다소 힘이 부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시빅의 경우 3,000만원대인 가격과 2.0ℓ의 엔진 배기량, 부족한 편의품목 등이 아쉬움으로 지적받고 있다. 실제 한국토요타는 북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코롤라를 국내에 들여왔지만 도입 2년 만에 판매를 접은 바 있으며, 한국닛산 역시 센트라의 국내 도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북미와 달리 일본 준중형 세단의 무덤으로 불려와 성공이 쉽지 않다"며 "혼다 등 일본 브랜드는 가격적인 측면에서 국산차와 경쟁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혼다코리아는 시빅의 성공 여부에 큰 부담을 갖지 않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주력 제품인 어코드의 상승세와 신형 CR-V의 초기 시장 반응이 심상치 않아서다. 실제 올해 5월까지 혼다의 누적 판매는 3,63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424대)보다 50% 급증했다. 이에 올해 판매 목표도 기존 9,000대에서 1만2,000대로 상향 조정한 상태다.
한편, 혼다코리아는 시빅의 연간 판매를 1,000대로 설정했다. 사전계약 대수는 100여대로, 추후 1.5ℓ 터보 엔진 도입도 검토할 예정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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