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경쟁 스포츠 아닌 오케스트라"

입력 2017-06-21 17:14  


 "현재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화석연료가 고갈된다면 인류의 생존에 위협이 될 수밖에 없으며, 한 종류의 친환경차가 모든 문제를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작은 솔루션들이 모여 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친환경차는 경쟁적인 스포츠가 아닌 오케스트라로 봐야 한다"

 21일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비전'을 주제로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KAIDA 오토모티브 포럼'에서 이형철 한양대 전기생체공학부 교수는 현재의 하이브리드 기술이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기술이 아닌 미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현재 배터리 기술과 충전 인프라 등을 고려하면 전기차 대세론은 수긍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 교수는 "전기차는 현재 보조금 없이 가격 경쟁력이 낮은 상태이며 충전시간과 주행거리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며 "만약 모든 자동차가 전기차로 바뀐다면 발전량이 현재의 두 배가 돼야 하는데, 원자력과 화력 발전소도 줄여한다는 말이 나오는 현실에서 전기차 대세론은 의문이 따른다"고 말했다.


 이런 의견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선도중인 토요타 측은 향후 친환경차의 주류를 결정하는 것은 완성차회사가 아닌 소비자의 몫이라고 진단했다. 그에 따라 전방위적으로 해당 기술을 준비하는 게 기업의 역할이라는 것. 아베 시즈오 토요타 상무이사는 "친환경차의 여러 시스템에 대한 과제는 점점 커지고 있으며, 어떤 형태의 친환경차가 주류가 될 것인지는 소비자가 결정할 문제"라며 "현재는 하이브리드차를 글로벌에 확산하는 것이 환경과 연료문제에 있어 해답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젤 하이브리드의 보급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공통적인 의견이 나왔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난제라는 것. 이형철 교수는 "기술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가격경쟁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현재 내연기관차보다 가격이 약 600~700만원 높아진다고 가정하면 차 값을 연료비 절감으로 회수해야 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베 상무 이사 역시 "디젤 자체가 가솔린보다 비싼 가운데 하이브리드 역시 내연기관보다 고가여서 디젤 하이브리드는 보급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기관 엔진이 기술 발전으로 하이브리드보다 효율과 성능이 높아질 수 있을 가능성에 대해선 다소 부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기술적 한계와 각국의 규제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공통된 목소리다.
   
 김재산 만도 R&D 선행 센터장은 "기존 엔진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열 효율의 한계 등으로 엔진 자체만으로는 각 국의 규제를 충족하기가 불가능하다"며 "어떤 형태로든 전기동력이 보태져야 규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개발 비용이 들어간다면 소비자가 이를 인정하고 구입할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가성비를 따져봤을 때 하이브리드가 앞서 있지만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 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기술의 소개(한양대 이형철 교수)',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토요타 아베 시즈오 상무)',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배터리(프라임어스 EV 에너지 타카하시 오사무 상무)',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 소개(만도 김재산 상무)' 등 4개 세션을 통해 하이브리드의 기술과 향후 전망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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