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7이 30~31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독일 베를린 메쎄 베를린에서 개막했다.
IFA는 미국 라스베가스 CES,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래스(MWC) 등과 함께 세계 3대 전자·가전 박람회로 손꼽히는 대형 행사다. 전 세계 50개국에서 1,600개 이상 업체가 참가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올해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으로 대변되는 급격한 IT업계의 발전을 반영하듯 지난해보다 참가 업체가 1,000곳 이상 폭증하며 세를 과시하고 있다.
전시회 성격상 주인공은 IT 업체들이다. 삼성과 LG 등 국내 대형 업체들은 IFA에서도 최고 규모의 전시장을 조성, 방문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소니, 파나소닉, 보쉬, 밀레, 지멘스, 에이수스, 델 등 내로라하는 IT 및 자동차 부품 기업들도 각자 부스와 컨퍼런스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IFA의 프레스 데이는 자동차 업계의 모터쇼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프레스 컨퍼런스를 마친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일반 관람객이 입장할 9월1일까지 부스가 채 완성되지 않는다. 진지한 분위기의 컨퍼런스장과 공사현장이 공존하는 곳이 IFA다. 그러나 현장에선 아무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 컨퍼런스도 형식보다 깊이 있는 정보 전달에 주력한다. 1시간 이상 진행되는 컨퍼런스가 다수다. 시간에 쫓기듯 진행되는 모터쇼 미디어 행사와 대조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IFA에서 자동차 업계의 위상은 많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IFA 2016의 경우 디터 제체 다임러 그룹 회장이 기조 연설자로 나서 화제가 됐다. IFA 역사상 자동차업계 인사가 기조연설을 맡은 건 제체 회장이 최초였다. 여기에 참가 업체들도 앞다퉈 자동차에 적용될 IT 솔루션을 소개하는 데 공을 들였다. 그러나 올해는 가전과 사물인터넷이 연결된 ‘스마트 홈’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은 한풀 꺾인 모습이다.
그러나 자동차와 IT의 결합은 여전히 전시장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지멘스의 경우 가전기기와 이용자 연결성을 강조하면서 차 안에서 집 안의 가전제품을 제어하고 작동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솔루션을 공개했다. 카메라와 스캐너로 냉장고와 식품 상태를 확인하고, 오븐과 인덕션 및 후드가 통합 연결돼 스마트기기로 원격 관리 할 수 있다. 이용자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전용 단말 콘솔의 경우 자동차에 결합되면 별도의 디스플레이로 활용된다.
파나소닉은 단독 컨퍼런스를 통해 자동차를 중심으로 하는 미래 연결사회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파나소닉은 생활 속 에너지 생산량이 소비량을 넘어서는 '비전 2050'과 함께 두 번째로 조성한 스마트 시티 츠마시마(Tsmashima)를 소개했다.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전기를 만들고, 스마트 시스템으로 도시 전체의 에너지를 관리, 효율을 높인다. 여기에 현실 속 가장 중요한 이동 수단인 자동차는 수소전기차로 보급, 배출가스를 줄이고 가정에서 에너지 저장소(ESS)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개인용 이동수단(퍼스널 모빌리티)의 선두업체 세그웨이는 올 가을부터 선보일 신규 라인업을 대거 소개했다. 자동차 업계에서 소형차와 세단, SUV 등이 소비자 이용 목적에 따라 차종이 분화되듯 개인용 이동수단 역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경량화 제품과 자동 따라가기 기능과 촬영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 등이 해외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자동차 업계의 색다른 모습도 눈에 띄었다. 고급 오디오 기기 제조사 뱅앤울릅슨은 LG전자와 협업, 고성능 OLED TV '베오비전 이클립스'를 최초 공개했다. 현존하는 TV 중 가장 강력한 사운드 재생 능력을 갖췄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토요타는 아이신 유럽법인과 함께 가정용 재봉틀 제품군을 선보였다. 토요타는 자동차 생산 이전부터 기계식 재봉틀을 생산, 고장 없고 합리적인 제품으로 오랜 시간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이밖에 마쓰다의 경우 현재 유럽 시장에 판매 중인 라인업으로 전시장을 꾸미고 IFA 가상현실 쇼룸에서 온라인 판매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IFA 2017은 9월1~6일 7일간 진행된다.
베를린(독일)=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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