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우 “연기 생활 10년 동안 단 3주 쉬어, 꾸준히 작품 활동”

입력 2017-09-04 10:34  


[황연도 기자] 배우 현우. 대한민국 대표 ‘멍뭉남’ 배우답게 동안 외모를 자랑하지만, 이래 봬도 데뷔 10년 차를 맞이한 베테랑 연기자다. 한 발자국씩 대중들을 향해 걸어들어오더니 어느 순간부턴 마음속에서 도무지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 마성의 남자, 현우를 만났다.

지난 연기 인생 동안 쉰 기간은 고작 3주. 화려하고 강렬한 스타트는 아니었지만 그는 ‘꾸준함’을 무기로 차츰 대중들의 뇌리에 스며들어갔다. 그러다 성장세에 정점을 찍은 건 KBS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강태양을 열연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그는 현재 길가는 초등학생도 알아보는 ‘핫한’ 배우가 됐다.

그가 주목받는 이유가 연기만은 아니었다. 함께 호흡한 배우와 스태프들이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는 등 끊임없는 미담이 전해지고 있는 것. 대화가 오가는 내내 빈틈을 찾아보려 했으나 결국 ‘바른 사나이’의 면모만 또렷이 각인된 채 인터뷰가 마무리됐다. 배우계 유재석이라 불려도 손색없던, 인성 미남 현우와의 일문일답을 공개한다.

Q. bnt  화보 촬영 소감

일단 화보를 오랜만에 찍는 거라 열심히 촬영에 임했다.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전체적으로 굉장히 편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촬영이 진행되어서 다 좋았다. 그래도 평소 많이 보여드렸던 웃는 이미지가 아닌 시크한 느낌이 가미된 첫 번째 콘셉트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Q. 상생장에서 촬영한 소감

사실 친누나가 이 근처에 살았던 적이 있어서 이 장소를 들어본 적이 있다. 직접 와 본건 처음이었는데 공간도 굉장히 알차게 구성되어 있고,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다.

Q. 근황

SBS 주말 드라마를 들어갈 예정이라 촬영 준비 중이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고 대본도 분석하면서 지내고 있다.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촬영에 들어가게 된다. 또 얼마 전엔 필리핀과 한국이 합작으로 진행한 영화를 찍었고 조만간 필리핀 쪽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Q. 10월 방영 예정인 SBS ‘브라보 마이 라이프’ 주연으로 발탁됐다. 소감은?

일단 많이 떨린다. 초반엔 부족할 수도 있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 많이 할 것이다. 대선배님들과 함께 하게 된 만큼 긴장도 되지만 설레는 마음도 크다.

Q. 얼마 전엔 JTBC ‘알 수도 있는 사람’에서 수영 소개팅남으로 출연하지 않았나

예전에 함께 촬영했던 JTBC ‘청담동 살아요’ 팀들이 진행하는 드라마다. 감독님께서 잠깐 촬영에 임해줄 수 있겠냐고 제안해주셨다. 스태프들 전부 너무 친하고 가족 같은 사이라서 의리를 지키기 위해 흔쾌히 촬영에 임했다(웃음).

Q. tvN ‘SNL 코리아 9’ 호스트로 출연, 소감이 궁금하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니까 정말 많이 떨리더라. 콩트도 처음 해본 거라서 실수도 많았는데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서 감사했다. 사실 너무 긴장을 해서 배가 아플 정도였다(웃음). 생방송으로 연기를 한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 ‘SNL’에 출연하시는 모든 분들이 대단하다고 생각됐다. 

Q. 다양한 콩트 연기를 보여줬는데, 망가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부담감 전혀 없었다. 평소 이미지 관리를 안 하기 때문에(웃음). 이미지 같은 것 상관없이 역할이 들어오면 다 잘할 수 있다(웃음). 모든 말이다. 다만 콩트 연기는 안 해본 분야이다 보니까 어색하긴 했다. 연기하면서 부끄럽기도 했다.

Q. KBS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강태양 역할, 소감은?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다. 이렇게 주목받았던 역할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다.

Q.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출연 이후 연령대가 높은 팬들도 많아졌을 것 같다.

일단 이 드라마 자체가 시청률이 높았다. 36%가 넘었으니까. 어르신들이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 예를 들면 식당에 가도 밥을 먹고 있는 사이에 계산을 미리 해주시고 가시는 분들도 계셨고 돈을 안 받겠다고 그냥 가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아들같이 대해주셨던 것 같다. 그런 도움을 받을 때마다 정말 감사했다.

Q. ‘아츄 커플’ 인기가 뜨겁지 않았나, 이세영과 실제 연인 발전 가능성은?

일단 8개월간 함께 촬영하다 보니 안 친해질 수가 없었다. 더울 때도, 추울 때도 함께 고생도 많이 했다. 워낙 예쁜 모습으로 사랑을 받아서 그런지 팬분들도 실제 연애 가능성에 대해 많이 얘기를 많이 하시더라. ‘절대 아니다’라고 이미 말을 많이 했다. 전혀 현실 가능성은 없다. 아니라고 말해서 서운해하시는 팬분들도 많더라. 그런데 세영 씨는 워낙 젊고 나보다 앞길이 더 창창하지 않은가. 혹시나 괜한 소문으로 앞길에 방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잘 됐으면 좋겠다. 


Q. 운동을 좋아하는 것 같더라

막상 작품에 들어가면 운동할 시간이 크게 없다. 잠 잘 시간도 부족할 정도니까. 그래서 촬영 들어가기 전에 바짝 운동을 해놓으려고 하는 편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몸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작품 들어가기 한 달 전부터는 하드하게 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키워놓는 편이다.

Q. 성훈과 같은 헬스장 다니던데

맞다. 헬스장 다니는 시간대가 비슷해서 자주 만난다. ‘나 혼자 산다’에 나오셨던 관장님이 운동할 땐 정말 엄하신 편인데 정말 잘 가르쳐주신다. 우리 관장님은 그냥 몸 관리를 시키는 게 아니다. 내가 키우고 싶은 부위에 맞게 밸런스를 맞춰서 관리를 해주신다. 정말 디테일하시다.

Q. MBC ‘나 혼자 산다’에 깜짝 등장하지 않았나(웃음)

도망 다니다가 붙잡힌 거였다(웃음). 그때 운동을 열정적으로 한 상태라 완전히 지쳐있는 상태였는데 갑자기 카메라 팀이 오는 바람에 못 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숨어있었는데 관장님이 부르는 바람에 정말 우연히 등장을 하게 된 거였다.

Q. 한때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할뻔 했지만, 촬영 들어가기 며칠 전 무산된 적이 있다고

예능 욕심보단 연기 욕심이 훨씬 많은 편이라 크게 아쉽진 않았다. 앞으로도 작품 연기에 더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크고 만약 예능에 출연한다고 해도 작품 활동을 쉬고 있을 때 상황에 맞을 때 나가고 싶다. 

Q. 함께 호흡해보고 싶은 배우는?

언제나 새로운 사람과 함께 호흡하고 싶다. 작품 들어갈 때 몰랐다가 함께 호흡할 배우를 알게 됐을 때 설렘도 크더라. 누구와 하고 싶다는 마음보단 어떤 분과도 즐겁게 호흡 맞추며 잘 하고 싶다.

Q. 해보고 싶은 역할이나 장르가 있다면

사이코 패스 연기. 또는 악역 위주로 해보고 싶다. 그동안 밝고 착한 역할 위주로 해왔기 때문에 더욱 욕심이 난다. 영화 ‘추격자’에서 하정우 선배님의 역할 같은 것도 욕심 난다. 그리고 막연한 악역보단 순수한 듯한 악역도 해보고 싶다.  

Q. 프로필을 보니 트웬티포세븐이라는 아이돌 출신이더라

당시에도 연기자였는데 MBC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 감독님께서 배우 3명이 모여 OST를 홍보하자는 차원에서 결성된 그룹이었다. 가수로 활동을 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아이돌이라고 할 순 없고 프로젝트 그룹에 더 가까운 것 같고 다시 뭉칠 일도 없다. 그리고 노래를 잘 하지도 못 한다. 요즘 일반인 분들도 잘하시는 분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어디 가서 명함도 못 내민다. 연기에 열심히 임하려고 한다(웃음).


Q. 동안 외모 때문에 고충을 겪기도 했다고

지금은 나이가 드니까 장점이라 생각되기도 하고 그런 틀을 많이 벗어난 것 같다. 역할도 내 나이대와 비슷한 캐릭터들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전엔 나이대보다 훨씬 어린 역할들이 많이 들어왔었다. 내 나이를 하지 못하고 더 어린 캐릭터를 하려다 보니 감정 전달이 어려울 때가 많았다. 그런데 요즘은 비슷한 연령대의 연기를 하다 보니 좀 더 감정을 표현하기가 편해진 것 같다.

Q. 동안 비결이 부모님의 타고난 유전자 덕분이라고

그런 영향이 좀 있는 것 같다. 부모님께서 굉장히 동안이신 편인데, 나이보다 10년은 더 젊어 보이신다.

Q. 연기를 이어나가는 원동력이 가족이라고. 가정적인 편인가 보다

일단은 부모님께서 어렸을 때부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 아버지께서 항상 뭐든 다양하게 경험해보길 원하셨고, 그렇게 자라왔다. 

Q. 그동안 쉬지 않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더라

10년 동안 연기하면서 가장 오래 쉬었을 때가 3주다. 항상 작은 뭔가 라도 스케줄이 있다. 소속사에서 들어오는 역할에 대해 어느 정도는 걸러주지만, 크게 빼는 역할 없이 다양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Q. 어느덧 10년 차 배우, 슬럼프도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매 작품을 시작할 때마다 슬럼프를 겪는다. 작품에 들어가는 초반엔 항상 긴장되고 힘들고 방향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걱정을 많이 한다. 아마 더 잘하고 싶은 너무 커서 그런 것 같다. 또 예전엔 역할이 작아 부담감이 덜했지만 점점 역할의 비중이 커질수록 고민도 더 많아지더라. 감독님께서 구상하신 역할에 부흥할만한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큰 것 같다.

이런 슬럼프를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은 계속 촬영을 이어가는 것이다. 촬영하다 보면 어느 순간 방향이 잡히게 된다. 그러나 방향이 잡히기까진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대본 외우기 위해 몇 날 며칠 밤을 지새우기도 하고 연기에 대한 고민 상담도 많이 한다. 그렇게 매 순간 주어진 역할을 해내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편이다.

Q. 뭐든 최선을 다하는, 그야말로 ‘바른 사나이’같다.

여유를 가지며 놀면서 할 수가 없다. 그렇게 한다면 금방 뒤처질 것만 같다. 시대와 트렌드에 맞게 꾸준히 작품을 분석하고 다양한 역할을 하다 보면 더 성장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바른 생활이라기보단 작품을 소화하기 위한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Q. 스트레스를 푸는 법이 있다면

운동하면서 많이 푸는 것 같다. 운동하면 아드레날린이 분출된다고 하지 않은가. 그 외엔 낮잠을 자기도 하고 노래방 가서 노래도 부른다. 또 드라이브하는 걸 좋아한다. 드라이브할 때 멀리 간다. 그게 일탈이다(웃음). 

Q. 연애 경험은 많은 편인가

틈틈이 했다. 직업 자체가 꾸준히 오래 만나기는 힘든 것 같다. 연애 스타일은 자유분방한 편이다.

Q. 이상형은 어떤 스타일인가 

일단 배려심이 많았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직업상 로맨스 연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부분을 이해해주기는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연기는 연기일 뿐인데 그런 부분일 이해해주지 못한다면 만남이 지속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머리가 긴 스타일을 좋아한다.

Q. 30대가 훌쩍 넘은 만큼 결혼 계획은 있는지

님을 봐야 결혼도 생각하지 않겠나(웃음).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다. 주변에서 말하길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다고 하던데 아직 나는 때가 안 온 것 같다. 뭐 나도 때가 되면 하지 않겠나.

Q. 성을 빼고 본명 그대로를 사용하고 있더라. 계명을 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

일단 내 이름이 좋다. 또 작품 위주로 활동하기 때문에 본명보단 작품 속 캐릭터로 기억해주시는 경우가 많다. 지금 태양이로 불러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처럼. 연예인 중에도 현우라는 이름이 많은데, 그래서 더 좋을 때가 있다. 다른 현우가 연관 검색어로 오를 때 더불어 이득을 많이 봤다(웃음). 이런 장점이 있다. 

Q. 롤모델이 있다면

하정우와 류승범 선배님. 나와는 다른 스타일이라 더 본받고 싶은 점들이 많고, 연기도 워낙 잘하시지 않은가. 어려서부터 두 선배님들의 작품을 많이 봐왔던 것 같다. 너무 뵙고 싶은 두 선배님이지만 막상 실제로 뵙게 된다면 엄청 긴장할 것 같다(웃음). 멀리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을 것 같다.   

Q.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이 있다면

이동건 형과 최태준. 작품을 하면서 친해지게 됐다. 내가 술을 못 마시는 편이라 만나면 커피 마시면서 근황도 묻고 수다를 떤다(웃음).

Q. 연기 이외에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

카레이서. 내가 차를 엄청 좋아한다. 드라이브하는 것도 정말 좋아하는 편이고. 꼴등하면 어떤가(웃음). 언젠 기회가 되면 한번 해보고 싶다. 

Q. 마지막 질문, 앞으로 대중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

누군가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 배우. 누군가 나에게 기억나는 작품 속 캐릭터가 있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타이타닉’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고 답할 것이다. 꼭 크지 않은 역할이라도 말이다. 아주 작은 역할이라도 ‘그때 그 캐릭터’라고 기억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많은 작품을 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많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연기를 하다 보면 누군가의 기억 속엔 내가 한 작품 속 캐릭터로 기억되지 않겠나. 추억 속에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는 배우. 그거면 충분할 것 같다.

에디터: 황연도
포토: 김태양
영상 촬영, 편집: 조형근, 김시영
의상: FRJ Jeans, 클리프웨어, 바니앤블랜치, 누마레
슈즈: 수페르가, 골라
아이웨어: 마크&로스
시계: 잉거솔
헤어: 룰루 주명선 원장
메이크업: 룰루 지아 디자이너
장소: 상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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