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살인자의 기억법’ 설경구, 막연했던 기억들이 즐거움으로

입력 2017-09-06 15:48  


[임현주 기자] “어떤 얼굴일까 궁금했다.”

믿고 보는 천만 배우 설경구가 연기 인생에 있어 가장 큰 변신을 감행했다. 올해로 데뷔 25년차가 된 그는 수없이 많은 캐릭터를 연기해오면서 단순하게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번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감독 원신연)’의 병수를 만났을 땐 달랐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 병수. 베테랑 배우 설경구에게 병수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래서일까. 인터뷰를 통해 만나본 그는 고뇌가 가득 차 보였다.

“이번 영화 전에는 (체중을) 찌우라면 찌우고 빼라면 빼고 단순하게 생각했었다. 근데 ‘살인자의 기억법’은 그렇게 안 되더라. 병수의 삶은 대충 알겠는데 그 얼굴이 어떤 얼굴일까 궁금했다. 외적인 모습을 어떻게 비춰야할지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관객들이 병수를 봤을 때 설득력있는 외형인가 걱정이 앞섰다. 첫 장면에서 딱 신뢰를 줘야하니까.”

깊게 패인 주름, 광대가 도드라질 정도로 홀쭉해진 얼굴, 쭈글쭈글해진 목과 손등까지. 영화가 시작하고 첫 등장한 설경구의 모습이다.

“영화에서는 병수의 나이를 5~60대로 설정했지만, 원작에서는 70대다. ‘늙음’을 표현하기 위한 특수 분장이 필요했지만 얼굴 근육을 많이 쓰는 병수를 위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할 수는 없었다. (특수 분장에 대해서) 감독님도 저도 100% 반대했다. 분장을 하려면 본드를 이용해 얼굴을 굳게 하는데 그렇게 되면 연기도 불편하게 나올 것이고, 보시는 분들도 이입이 어려우실 것 같았다.”


병수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 어렵지는 않았을까. 이에 설경구는 “일상적이지 않은 캐릭터라 수위를 잘 모르겠더라. 촬영 후 숙소에 들어와서 깊이 잔적이 없을 정도로 고민이 많았다. 고민의 실체는 모르겠지만”이라며, “소설 속 건조한 병수와 달리 영화에서는 온기가 있고 틈이 있는, 숨 쉴 수 있는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연쇄살인마는 옹호할 수 없는 캐릭터다. 하지만 ‘살인자의 기억법’ 속 딸을 살리려는 그 간절함과 애절함, 알츠하이머로 자꾸만 잃어가는 기억을 가지고 자신과의 사투를 벌이는 병수의 부정을 보고 있자면 조금 짠하기도 하다. 이는 병수를 응원했으면 하는 원신연 감독의 의도 때문일 것이다.

“감독님은 관객들이 영화 속 태주(김남길)와 병수가 몸을 다투는 신을 보고 병수를 응원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근데 제 개인적으로는 병수를 응원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어쨌든 병수는 살인자고 그 부분은 정당화시킬 수 없는 부분이다. 그냥 ‘딸을 구하려는 간절한 마음이구나’정도의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설경구는 실제 딸을 둔 부모라 그런지 은희(김설현)에 대한 걱정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계속 됐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음에도 병수의 망각은 이어지지 않나. 또 다시 태주를 찾는 것을 보고 걱정됐다. 병수의 인생과 주변인들 거기에는 은희도 있지 않을까. 아 큰일이다. 저도 나이가 들고 있어서인지... 치매는 절대 안 걸렸으면 좋겠다. 내 몸이 내 몸이 아니고 내 영혼이 내 혼이 아닌, 살았지만 죽어있는 몸이니까. 치매만은 안 된다.” 


수년간 설경구는 연기에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반복되는 이미지들로부터 슬럼프가 왔었다고 말한다. 작품을 마칠 때마다 물 흐르듯 보냈던 그가 ‘살인자의 기억법’을 기점으로 다시 영화가 재밌어졌다고 말한다.

“매번 작품을 끝내고 나면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지만 좋다. 막연했던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살인자의 기억법’부터 재밌어졌다. 관객들도 재밌게 보고 영화도 잘 됐으면 좋겠다.”

한편, 설경구의 전환점이 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이 금일(6일) 개봉했다.(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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