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자일대우·우진산전·BYD 4파전 예상
승용 전기차에 이어 국내 전기버스의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현대자동차, 자일대우버스의 기존 제조사 장벽에 우진산전, 중국 BYD 등이 출사표를 던진 것. 이에 따라 버스 시장도 점차 '국산 vs 수입'으로 양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제시한 전기버스, 일렉시티는 배터리 용량에 따라 128㎾h, 256㎾h 두 가지로 나뉜다. 30분 급속 충전으로 170㎞(연구소 측정치 기준)를 달릴 수 있으며 충전기는 150㎾h급의 콤보2 방식을 채택했다.
이와 함께 자일대우버스는 2003년 전기버스 개발에 착수, 2007년부터 중국 등 주요 시장에 시판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BS110CN-EV는 150㎾ 모터 2개와 160Ah 용량의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탑재했다. 이밖에 충전방식을 달리한 가지치기 제품을 통해 선택지를 넓힌다는 복안이다.
1974년 철도 산업에 진출해 전동차, 전기기관차와 주요 전장품을 제작해오던 우진산업도 전기버스에 진출했다. 160㎾ 영구자석형 모터를 탑재했으며, LG화학의 리튬폴리머 배터리 용량에 따라 170㎾h, 204㎾h 두 가지로 구분된다. 1회 충전 가능 거리는 150㎞(204㎾h 기준)다. 기존 회사가 갖고 있던 동력계,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의 기술을 접목한 만큼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립과학관 셔틀버스로 납품될 예정이며 향후 서울, 부산 등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BYD가 지난 3월에 국내 출시한 e버스-12는 중국형 K9를 국내 실정에 맞게 개량한 것으로
324㎾h 인산철 배터리를 적용해 250㎞를 달릴 수 있다. 그러나 환경부 기준을 초과한 충전 시간 탓에 구매 보조금(1억원)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 별 다른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버스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버스에 탑재되는 배터리의 충전 기술도 다양화하고 있다. 전기 승용차와 비슷한 플러그인과 급전시설을 매립한 도로 위를 달리면서 충전하는 무선충전(OLEV) 및 배터리 교체식이 있어서다. 대부분은 플러그인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무선충전도 대안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실제 경북 구미의 일선교통은 2014년부터 무선충전전기버스를 시범운영하다 지난해 자일대우의 BS110 OLEV로 차종을 바꾸고 다시 운영에 나섰다. 이 분야는 동원 OLEV, 카이스트 등이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TGM E화이버드는 배터리 교체 정류장에 정차하면 전동식 크레인이 배터리를 탈부착한다. 그러나 크레인, 정류장 설치비용이 상당한 탓에 확대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전기버스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부산광역시가 꼽힌다. 부산의 오성여객은 지난해 11월부터 TGM E화이버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동남여객, 대진여객도 연말 내 일렉시티 20대를 인수할 예정이다. 경기도 또한 2027년까지 도내 4,000여대의 버스를 전기버스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미 김포시의 선진버스는 올해 4월부터 33번 노선에 중국산 전기버스 에빅 엔비온 EV 20대를 투입하고 있다.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제주자치도 역시 2021년까지 80대의 전기저상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반면, 서울시는 지난 2014년 말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2018년까지 전기버스 300대를 도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약 38억원을 투자해 전기버스 9대를 구매한 남산순환버스 시범운영이 사실상 실패하면서 현재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실패의 주 요인은 전기버스의 노후화, 수리 불가다.
한편, 전기버스 보급에 앞서 인프라 부족, 높은 차 가격 등은 걸림돌로 꼽힌다. 특히 정부가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지만 전기버스 가격이 일반의 네 배 수준인 최소 4억원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모자라다는 게 운수 업계의 시각이다. 환경부는 전기차 보조금 1억원, 국토교통부는 저상버스 보조금 1억원을 지원한다.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 박재용 소장은 "국내 전기차 보급은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이 더 요구되고 있다"며 "운수회사의 전기버스 구매 부담을 낮추는 게 가장 큰 관건"이라고 전했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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