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볼보차가 말하는 '덜어내는 디자인'이란?

입력 2017-09-27 08:22  


 -한국인 최초의 볼보차 익스테리어 디자이너 이정현
 -2세대 '볼보 XC60' 디자인 주도 

 "스스로를 하이브리드(Hybid)라고 표현하고 싶다. 한국에서 30년, 스웨덴에서 10년을 거주하며 자연스럽게 두 국가의 정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두 국가의 문화적 요소가 이번 신형 XC60 디자인에 반영됐을 수 있다. 볼보의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덜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의 여백의 미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인 최초의 볼보차그룹 외장 디자이너인 이정현 씨는 볼보차 디자인에 있어 '덜어내는 것'이 본질이라고 재차 강조한다. 기능적이면서 단순하고, 지속 가능한 것이 북유럽 방식의볼보차가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이라는 것. 그렇다고 '비우는 것=임팩트가 없는 것'이라는 해석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단순함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야 말로 임팩트 있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복잡한 것이 임팩트가 있을 수 있다. 차 외관의 면이나 라인을 추가함으로써 달라 보이게 하는 것이 바로 그렇다. 그러나 이런 요소들을 오히려 덜어가면서 차별화를 두는 게 볼보가 추구하는 디자인 방향성이다. 우리의 방식 역시 충분히 임팩트를 줄 수 있으며 그 결과물이 신형 XC60이다"


 볼보차를 상징하는 단어를 하나만 꼽자면 '안전'이다. 어느 브랜드를 막론하고 점점 엄격해지는 안전 규제는 컨셉트 단계의 디자인을 양산차로 구현하는 데 있어 디자인이 극복해야 할 난제다. 그러나 이정현 씨는 조금 생각을 달리했다. 안전 규제를 제약이 아닌 도전으로 받아들인다는 것.    

 "아시다시피 볼보는 안전에 있어서 어떠한 것과도 타협하지 않는다. 때문에 양산차의 디자인 구현에 있어 안전 제약은 곧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신형 XC60의 전면 디자인의 경우 보행자 충돌을 가정해 안전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향으로 디자인을 완성해야 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당연히 추구해야 할 가치여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을 즐겼다" 

 건국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이 씨는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스웨덴의 우메오 대학교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별도로 전공, 2008년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2010년 볼보차에 합류한다. 대다수 자동차 디자이너들과 달리 후천적으로 디자인 교육을 받았지만 그는 이를 오히려 자신의 장점으로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철저하게 대중의 시각을 갖췄다고 본다. 그래서 호불호를 떠나 뭐든 흡수하려는 습성이 있다. 배우려는 자세 말이다. 학부 때 기계공학을 전공한 것도 현재 엔지니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큰 도움이 된다"

 2세대 신형 XC60의 디자인 채택과정은 상당히 치열했다. 볼보차 제품군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차, 볼보의 성장을 이끌 가장 중요한 차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스웨덴 본사 뿐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 중국 상하이에서 근무하는 볼보차그룹의 모든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스케치를 채택시키기 위해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가운데 이정현 씨의 스케치가 양산차로 탄생하게 됐다.

 "그룹의 디자인 총괄 토마스 잉엔라트가 나의 스케치를 본 뒤 본인이 평소 상상하던 차세대 XC60의 디자인이라고 말해줬다. 나와 토마스의 비전이 일치했기에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결국 양산으로 결정된 건 볼보차가 추구하는 디자인 방향성에 부합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볼보차는 2019년 전기차를 내놓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외관 디자인의 핵심 중 하나인 그릴 디자인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그럼에도 볼보만의 색깔을 담을 수 있기에는 충분하다고 이 씨는 전망했다. "개인적으로 전기차는 전기차 다운 디자인을 갖춰야 한다고 본다. 전면 그릴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이미지인데, 전기차라고 꼭 폐쇄형이 될 필요는 없다. 자율 주행을 위한 첨단 시스템 등 필요한 요소를 그릴에 반영할 수 있다. 그릴 고유의 형태나 이미지는 유지하되 볼보만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전기차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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