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30대 구매층, '새 차 vs 중고차' 갈등?

입력 2017-09-28 07:00   수정 2017-09-2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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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차 거래 많아질수록 새 차 판매에 위협?
 -줄어드는 젊은 소비층, 어디로 시선 두나

 최근 30대의 신차 구매 비중이 2012년 23%에서 올해는 18%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취업이 힘들어지고, 결혼 연령이 늦어지며, 인구 고령화로 30대의 비중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점과 공유경제 확산을 이유로 꼽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완성차업계에선 30대 인구 감소를 가장 큰 이유로 보고 있다. 실제 통계청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0년 16.5%에 달했던 30~39세 연령층은 2015년 들어 14.9%로 줄었다. 40대로 넘어가는 인구보다 20대의 30대 유입이 적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30대 연령층의 신차 구매 비중 감소는 특별한 이유라기보다 구매 가능한 인구 감소가 주 요인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그나마 더 낮아질 수 있었지만 30대 여성 구매가 늘면서 하락폭을 줄였다는 시각도 있다.   

 또 한 가지 주목하는 점은 중고차 수요 급증이다. 30대 구매자일수록 실속 구매 욕구가 높아 신차보다 중고차 수요로 옮겼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완성차 영업부문 관계자는 "30대의 구매 비중 감소는 인구 변화라는 기본 조건에 신차보다 쓸 만한 중고차를 찾는 젊은 소비층이 많이 증가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일부에선 공유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들지만 카셰어링이 활성화됐다고 자동차 구매 욕구가 낮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 SK엔카가 2015년 모바일을 통해 매물을 검색한 통계에 따르면 30대의 매물 클릭은252만건으로 50.8%를 차지했고, 웹 매물 클릭도 41.6%로 나타났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 2014년 전국 16개 시도 3,000가구의 연령별 생애 첫 차 구매를 설문한 결과 30대는 생애 첫 차로 신차를 구매하는 비율이 중고차보다 3.4배 많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중고차로 시선을 돌리는 사람이 늘었다는 뜻이다. 

 인구 변화는 절대적 구매 비중을 차지했던 수입 승용차 시장에도 변화를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수입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37%에 달했던 30대의 수입차 구매는 지난해까지 38.2%에 이를 만큼 38% 수준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국산차의 30대 구매 비중이 해마다 하락한 것과 달리 수입차는 유지하거나 소폭 상승해 왔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는 35.9%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수입차 관계자는 "여러 요인을 분석해도 결국 근본 이유는 인구 변화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며 "국산차와 마찬가지로 수입차도 30대는 중고차를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보니 최근 국내 중고차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다. 대기업부터 개인사업자까지 앞 다퉈 매장을 짓고, 거래 규모를 늘려간다. 진출 장벽도 높지 않은 데다 '레몬 마켓'으로 평가되면서 신뢰만 얻는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대기업 정비 체인이 중고차 품질을 보증하는 진단 시장에 진출하고, 금융 대기업이 중고차를 금융 상품으로 전환시키며 온라인 시장도 키우고 있다. 이들 모두 '신뢰'를 내세우며 소비자를 끌어들인 결과 지난해 중고차 거래 대수는 사상 최고인 378만대까지 도달했다(국토교통부 통계). 이른바 줄어드는 30대 소비층이 새 차와 중고차 사이를 오가며 구매를 저울질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최근 완성차기업들의 새 차 판매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경쟁사도 경쟁이지만 이제는 중고차도 경쟁이 된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국내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줄어드는 젊은 소비층을 중고차가 아닌 새 차로 유인하기 위해 다양한 판촉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과거에는 중고차 잔존 가치가 새 차 판매에 영향을 미쳤던 만큼 가치 하락 방지에 노력했지만 이제는 중고차가 새 차 판매를 위협하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자동차미래연구소 박재용 소장은 "새 차의 내구성과 품질이 높아지면 이용 수명이 길어지기 마련인데, 내구 수명이 길어질수록 중고차 거래가 활발해지는 만큼 새 차 판매에 더욱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새 차 vs 중고차'의 경쟁은 지속된다는 점이다. 완성차회사가 제품력을 높이고, 품질을 향상시킬수록 내구 수명이 늘어 '쓸 만한 중고차'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동차 이용 거리가 해마다 짧아지는 점도 새 차 판매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일찌감치 미래를 대비하려는 완성차기업이 자꾸만 완성차 외에 '이동성 판매'를 고민하는 이유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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