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의 국내 승용 시장 지배력이 지난해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내 완성차 5사 판매실적 가운데 승용차만 별도 집계한 결과 현대기아차의 올해 1~9월 승용 시장 점유율은 62.4%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0.9%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는 29.4%로 전년 대비 0.6% 떨어졌지만 현대차가 33%로 전년 대비 2.1% 늘어난 덕분이다.
판매 대수 면에서도 현대기아차의 지배력은 절대적이다. 1~9월 국내에 판매된 115만대의 승용차 가운데 현대기아 승용차는 71만9,000대로 나타났다. 나머지 완성차 3사의 승용 판매를 합쳐도 25만대에 머무르는 만큼 양사의 국내 승용 판매는 견고했던 셈이다.
이처럼 현대기아차의 시장 지배력이 높아진 이유는 무엇보다 제품 다양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양한 종류의 신차를 꾸준히 내놓은 게 주효했다는 것. 또한 경쟁사가 보유하지 못한 특정 제품의 인기가 높아진 점도 이유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기아차 카니발은 올해에만 홀로 5만3,000대가 팔렸고, 현대차 그랜저는 준대형급 신차로 주목받으며 10만대를 넘어섰다. 쏘렌토 또한 부분변경을 거치며 9월까지 5만7,000대에 달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자 현대기아차 내부에선 소비자들의 비판적 시각이 조금씩 해소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는 중이다. 또한 쏟아지는 비판을 의식,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한 점이 판매 하락을 방지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 증가는 상대적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경쟁을 해야 할 르노삼성과 한국지엠 등이 신제품 대응의 시기를 놓치면서 시선이 현대기아차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 또한 현대차를 위협했던 폭스바겐이 판매 중지를 맞은 것도 올해 양사 승용 점유율이 늘어난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자동차미래연구소 박재용 소장은 "국내 시장은 현대기아차가 수입차에 시장을 일부 빼앗기는 반면 경쟁사의 점유율을 가져오는 구조"라며 "이런 상황에서 폭스바겐이 주춤했고, 국내 경쟁사들이 신차 대응을 제 때 하지 못한 탓에 현대기아차의 지배력이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사의 수출 지배력은 더욱 절대적이다. 올해 1~9월 국내에서 생산돼 해외로 수출된 195만9,000대 가운데 155만7,000대가 현대기아차의 실적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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