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SUV 맞아? 맞는 것 같은데 아니라면

입력 2017-11-01 07:00  


 -자동차관리법 SUV 분류 기준, 현실성 없어
 -'유선형'이라는 모호한 규정도 법에 포함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3. 이들 차종의 공통점을 떠올리라면 단숨에 '소형 SUV'를 들을 수 있다. 승차 정원이 5명이니 풀어 쓰면 '5인승 SUV'다. 그런데 산업부가 7인승 SUV에만 탑재되던 LPG 엔진을 5인승 SUV에도 장착하도록 허용했다. 여러 이유를 막론하고 트랙스와 QM3에 LPG 엔진이 탑재될 수 있을까? 현재의 자동차 분류 기준을 적용하면 '탑재 불가'다. 이들 차종은 정부의 자동차관리법 상 분류기준에 다목적자동차(MPV)가 아니라 일반 세단형으로 형식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반론이 제기된다. 비슷한 크기의 기아차 스토닉과 쌍용차 티볼리도 LPG 엔진 탑재가 불가능한 것 아니냐고. 하지만 스토닉과 티볼리는 LPG 엔진 탑재가 허용된다. 이들은 승용차 분류 기준에서 '기타형'에 포함됐다.  

 그럼 다시 질문이 나온다. 대체 일반형과 기타형의 기준이 뭐냐고. 국내 자동차관리법은 모든 승용차를 일반형, 승용겸화물형, 다목적형, 기타형 네 가지로 구분한다. 일반형은 일반적인 승용차, 즉 세단을 의미한다. 물론 정의는 애매모호하다. '2개 내지 4개의 문이 있고, 전후 2열 또는 3열의 좌석을 구비한 유선형일 것'으로 명문화 돼 있다. 숫자는 이해하지만 '유선형'이라는 글자가 곧 세단을 의미한다. 승용겸일반화물형은 '차 안에 화물을 적재하도록 장치된 것'을 말한다. 세 번째 다목적형은 '프레임형이거나 4륜구동장치 또는 차동제한장치(LSD)를 갖추는 등 험로운행이 용이한 구조로 설계된 자동차로서 일반형 및 승용겸화물형이 아닌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SUV가 여기에 해당된다. 그리고 마지막 기타형은 '위 어느 형에도 속하지 아니하는 승용자동차인 것'으로 법률에 기재돼 있다. 올란도와 카니발, 카렌스, 니로, 티볼리 등이다.  


 그런데 올란도와 카니발, 카렌스 등은 CUV라는 점에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스토닉과 티볼리는 왜 기타형이 됐을까?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기본적으로 자동차 분류 형식은 제조사 신청에 근거한다. 그런데 판매할 때 분류는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니 일반형으로 신청하면 일반형, 기타형으로 신청하면 기타형이 된다. 비록 분류 기준이 애매하고, 지금과 맞지 않는 명문으로 규정돼 있어도 시장에 혼선을 일으키지 않으니 그냥 놔두었고, 제조사 또한 편한 방식대로 분류 기준을 신청했을 뿐이다. 

 하지만 변수가 나타났다. LPG 엔진 탑재 허용 차종이다. 최근 국회에서 5인승 SUV까지 LPG 엔진을 탑재해도 좋다는 법안이 통과되자 소비자들은 5인승 소형 SUV라면 모두 LPG 엔진이 탑재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기아차 스토닉과 현대차 코나, 쌍용차 티볼리는 되지만 기아차 쏘울과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3는 불가능하다. 이유는 LPG 엔진 탑재 허용에 5인승 다목적형과 기타형만 포함됐고, 일반형은 '유선형'이라는 문구 때문에 세단형으로 인식돼 배제됐기 때문이다. 터무니없는 일이지만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엄연한 현실이다. 

 그렇다면 트랙스와 QM3 등은 LPG 엔진 탑재가 정말 불가능할까? 아니다. 국토교통부에 질의한 결과 LPG 엔진을 탑재하고 다시 분류를 받으면 된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현재 자동차 분류 기준이 애매한 것도 인정하면서 유럽 방식으로 바꾸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착수했다는 답을 들려줬다. 

 사실 이런 얘기를 하게 된 배경은 최근 일부 소비자가 일부 5인승 소형 SUV의 광고 문구에 의혹을 보냈기 때문이다. 법률적으로 SUV가 아님에도 'SUV'라는 말을 썼으니 문제가 아니냐고 지적한다. 이를 관련 부처에 문의했더니 '과장'은 아니라는 답이 들려왔다. 법률에는 '다목적형'으로 돼 있을 뿐 'SUV'는 시장 용어이니 기업이 알아서 사용할 일이라고 설명한다. 만약 '다목적형'이라고 했으면 모르겠지만 'SUV'라는 것은 개념적인 용어인 만큼 사용 여부는 기업의 자율이라는 뜻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SUV'는 대세다. 크기를 떠나 SUV 형태를 띠면 제조사마다 모두 SUV라는 문구를 붙인다. 그래야 소비자들이 SUV로 인식해 구매 리스트에 넣기 때문이다. 법률이 정하는 다목적형자동차에 포함되지 않아도 개념적으로 SUV라면 모두 SUV로 몰고 가는 배경이다. 반면 왜건이나 CUV라는 애매한 용어는 소비자들이 외면한다. 제도적으로 다목적형이 아닌 차에 SUV가 붙은 것도 소비자들의 명확한 인지 때문이다. 애매한 법적 규정이 하루 빨리 달라져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 이유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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