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전기 vs 수소', 보급 위해 내연기관 판매?

입력 2017-11-27 08:57   수정 2017-11-27 11:02


 -결국 궁극의 미래 전쟁은 자원 싸움
 -단기 미래는 공존, 장기 미래는 고갈 위험과 저장성

 "한번 만들어 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면 배터리만큼 좋은 에너지 저장장치는 없다. 그런데 영구적이지 않은 게 문제다." "아니다, 배터리는 재사용과 재활용이 가능하고 소재 개발이 지속돼 문제가 없다."

 최근 벌어지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주도권 논쟁에서 나오는 각자의 입장이다. 어차피 새로운 에너지로 전기를 사용하는 것에는 양측 모두 동의하지만 전기를 얻어내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선 배터리 전기차의 미래 전망을 낙관하는 쪽은 배터리 가격이 크게 떨어진다는 예측을 전제한다. 미국 블룸버그는 배터리 가격이 급락하면서 2020년대 후반에는 전기차 시장이 크게 폭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2025년 정도가 되면 보조금 없이도 전기차가 소비자에게 건네질 수 있고, 배터리 가격은 지금의 30%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전망했다. 물론 예측의 근거는 분명하다. 2010년과 2015년 사이 ㎾h당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이 60% 가량 떨어진 점을 지목했다. 예를 들어 동일한 용량의 2010년 배터리 가격이 1,000만원이었다면 최근 400만원으로 떨어졌고, 2029년이 되면 120만원이 된다는 예측이다. 이 경우 배터리 기반의 전기차는 경제성을 가지게 되고, 화석연료 기반의 내연기관을 추월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문제는 리튬을 비롯한 코발트와 망간 등의 소재 고갈이다. SNE에 따르면 2021년이면 리튬은 21배, 코발트는 15배, 니켈은 41배의 수요 폭증이 예상된다. 게다가 볼보와 폭스바겐 등이 전기차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 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어 원자재 가격 인상도 동반될 전망이다. 배터리의 대량 생산으로 줄어드는 ㎾h당 생산 비용을 원자재가 흡수하는 식이다. 따라서 각 나라 정부가 제 아무리 EV 보급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도 소재 고갈은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배터리 구성 물질 고갈 가능성 제기
 -소재는 얼마든지 기술로 대체할 수 있어

 물론 반론의 목소리도 있다. 현재 기술 개발 속도를 고려할 때 이들 원자재는 다른 소재로 충분히 치환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배터리 기반의 전기차 확산 장애물을 소재 문제로 보기에는 너무 성급하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배터리 전기차 비관론자들은 새로운 대체 물질 또한 결국은 '고갈'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인류가 끊임없이 사용 가능한 에너지원을 찾아야 한다고 반박하면서 주인공은 '수소(Hydrogen)'일 수밖에 없다고 설파한다. 배터리 기반의 전기차는 이동 수단 부문에서 수소로 가는 다리(Bridge)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이처럼 수소 시대를 낙관하는 쪽은 수소 저장성이 전기 대비 안정적이고, 고갈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순환'을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자연에서 얻은 전기 에너지로 수소를 만들고, 저장하고, 사용한 후 배출된 물을 다시 자연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분해해 다시 수소를 얻어내는 과정을 하나의 순환으로 본다. 게다가 배터리의 경우 전기에너지를 직접 저장하는 것이라면 수소는 전기를 만드는 소재를 저장하는 게 차이점이다.  

 하지만 역시 난관이 있다. 충전 인프라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전력 케이블을 충전기와 연결하는 배터리 전기차와 달리 수소전기차는 현재 LPG 충전소처럼 저장탱크를 만들어 수소를 저장하고, 충전하는 대형 시설물을 만들어야 한다. 인프라 비용에서 전기차보다 경제성이 낮다는 문제를 극복해야 수소 시대의 구현이 가능하다. 그래서 수소전기차 또한 나라별로 보급의 속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수소의 고비용 인프라, 극복 가능하지만 시간 오래 걸려
 -자동차 제조사, 내연기관 판매 늘려 친환경차 개발비 확보

 그러나 수송에너지 다변화 및 충전 인프라와 별개로 중요한 것은 이동 수단을 만드는 제조 부문이다. 여러 자동차회사에게 EV 및 수소 전기차는 여전히 수익성이 낮은 제조물이다. 따라서 친환경차를 많이 만들어 보급하려면 제품 개발에 필요한 투자 여력 마련이 우선이고, 아이러니하게 비용은 내연기관차 판매에서 만들어진다. 여러 제조사가 일정 기한 내에 전기차 비중을 늘릴 계획을 세울 때 언제나 내연기관차 확장이 전제되는 배경이다. 

 예를 들어 연간 1,000만대를 판매하는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20%까지 늘리기로 했다. 내용만 보면 표면적으로 1,000만대 가운데 200만대지만 실제는 2025년까지 전체 판매 목표를 1,400만대로 잡아 놓고, 그 가운데 200만대를 친환경차로 대체한다는 식이다. 폭스바겐 뿐 아니라 GM을 비롯해 토요타, 벤츠, BMW, 현대차 등이 모두 마찬가지다. 그래서 여전히 내연기관 시대가 지배할 것이란 전망에는 아무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모두 누군가 만들어 냈을 때 보급이 가능한데, 자동차회사로선 여전히 내연기관을 팔아 개발비를 충당하는 방법 외에는 없으니 말이다. 친환경차 보급이 더딜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올 때마다 언제나 부딪치는 난관인 셈이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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