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2018년, 자동차 구름 속에 감춰진 연료전쟁

입력 2018-01-03 07:00  


 -연료 다변화 대응 속도가 중요 항목 떠올라
 -휘발유, 경유, LPG, CNG, 전기, 수소의 경쟁 시대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의 총 인구는 5,145만명이다. 전체 등록된 자동차 보유대수를 기준 삼으면 1대당 2.3명 수준이다. 2007년 1대당 3.0명 이하로 내려오며 해마다 인구 대비 자동차 보유가 조금씩 늘었지만 지난해는 전년 대비 변화가 없었다. 1인당 국민소득이 증가하며 국내 시장도 183만대로 2000년 이후 최고에 도달했지만 자동차 1대당 인구 비중은 그대로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이미 여러 분석 기관에선 지난해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전망을 쏟아냈다. 한 마디로 내수 성장이 정체됐고, 오히려 수입차는 증가해 상대적으로 국산차가 어려울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게다가 기름 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점도 정체의 이유로 꼽는다. 

 그런데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우 실질소득 증가로 기름 값 인상에 따른 자동차 수요 감소가 없을 것으로 입을 모은다. 분명 오르는 기름 값이 자동차 소비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겠지만 소득 증가로 부담이 상쇄된다는 논리다. 실제 지난 2000년 이후 기름 값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2년 국내 자동차 판매는 153만대로 전년 대비 5만대 줄었지만 고공행진을 계속한 2013년에는 오히려 154만대로 다시 반등했다. 같은 기간 1인당 소득이 2만2,000달러에서 2만6,000달러로 증가하며 기름 값 부담을 완화시켰다는 의미다. 이후 소득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6년 기준 2만7,000달러까지 늘었고, 그 해 기름 값은 휘발유를 기준할 때 2012년 ℓ당 1,900원대가 1,400원대로 떨어졌다(오피넷 기준). 소득은 늘고, 유지비 부담은 감소했으니 자동차 판매는 연간 180만대를 넘어섰고 대당 2.3명 수준에 도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름 값이 다시 올라도 수요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그나마 변화라면 유종별 기름 값 차이에 따른 연료 이동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연료 이동 측면에서 변화의 요인은 무엇일까?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전기차의 본격 진입이다. 연간 1만3,000㎞를 운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휘발유와 경유, LPG 등의 연료비는 대부분 연간 100만원을 훌쩍 넘는 반면 전기차는 35만원이면 충분하다(환경공단 기준). 게다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선 기름 값은 전기차 구매의 유혹 요소로 꼽힌다. 보조금 등을 적용했을 때 오로지 경제성만으로 본다면 전기차의 경쟁력이 단연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연료 탱크 70ℓ의 국산 준대형 휘발유차가 연간 1만3,000㎞를 운행하려면 탱크를 가득 채우기 위해 주유소를 18번 찾아야 한다. 이외 디젤은 13번이면 충분하고, 가솔린 하이브리드는 11번이면 된다. 그런데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191㎞를 간다고 했을 때 충전소를 68번 가야 한다(급속 30분 기준). 주행거리가 두 배인 380㎞로 늘어나도 34번은 가야 한다. 연료(에너지)를 가득 채우는 시간도 전기차는 급속 충전 기준으로 17시간 필요한 반면 휘발유는 3시간. 디젤은 두 시간이면 된다. 다시 말해 경제성만 따진다면 전기차가 으뜸이지만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에도 전기차를 주목하는 것은 '전기'라는 에너지가 서서히 수송 부문으로 진입하면서 만들어 낼 새로운 연료 시장 재편 때문이다. 지금까지 수송 부문 에너지는 휘발유, 경유, LPG, CNG 등이 이동 수단 종류에 따라 각각의 고유 영역을 확보했지만 이제는 전기가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하며 기존 에너지업계에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따라서 2018년 자동차업계의 시선은 에너지 다변화로 모아지고 있다. 제품은 기업 스스로 개발, 생산할 능력이 충분하지만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는 환경과 정책, 기타 다양한 변수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어서다. 결국 제조사로선 동력을 만드는 에너지의 종류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셈이어서 2018년은 자동차산업에 있어 에너지 다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첫 해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오히려 그렇게 되지 않으면 자칫 산업 자체가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나오는 중이니 말이다. 이래저래 2018년은 꽤 많은 고민이 몰려올 것 같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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