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만대 판매 이후 진출한다는 업계 전망 뒤엎고 조기 실행
-높게 책정된 볼보차의 잔존가치 자신감이 밑바탕
볼보차코리아가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유물인 인증 중고차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하지만 인증 중고차 사업의 전제는 신차 판매가 많아야 한다는 점에서 연간 1만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볼보의 사업 진출은 다소 의아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를 두고 볼보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완전히 시장에 안착했다는 자신감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중이다.
물론 볼보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인증 중고차에 대한 의지를 종종 내비쳤다. 실제 지난해부터 전담 인력을 배치해 사업을 위한 단계를 천천히 밟아왔다. 글로벌 인증 중고차 프로그램을 국내 시장에 맞게 조율하며 경쟁사의 문제점도 파악했다. 이를 기반으로 1분기 내에 인증 중고차 전용 전시장 1곳을 개장하고, 올해 안에 3~4곳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볼보차코리아는 6,604대라는 최대 실적을 올리며 최고의 해를 보냈다. 성장률은 26.3%로 5,000대 이상 판매 수입 브랜드 중 2위에 안착했다. 덕분에 올 목표는 8,000대로 잡았다. 지난달에는 849대를 출고하며 국내 출범 이후 월 최다 실적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런 속도라면 올해 1만대까지 기대 가능한 수준인데, 결국 인증 중고차 사업은 낙관적 신차 판매 전망에 기반한 준비 작업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중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인증 중고차 사업은 지속적인 중고차 공급이 뒷받침돼야 성공이 보장된다. 그럼에도 볼보측은 인증 중고차 사업 시작의 배경으로 잔존 가치를 꼽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볼보의 신규 라인업이 중고차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보장받는 만큼 인증 중고차 사업은 무리가 아니라는 시각이다. 심지어 잔존 가치에 대한 자신감은 지난해 업계 최고 수준인 '60% 보장' 금융 프로모션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동안 볼보는 '프리미엄 논란'의 중심에 선 브랜드였다. "독일차에 견줄 수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맞느냐, 아니냐"라는 의견이 분분해서다. 그러나 볼보는 최근 몇 년간 제품군 리뉴얼을 통해 플래그십 SUV XC90을 시작으로 당당히 '프리미엄'이라는 딱지를 붙였다. 가격 역시 독일 브랜드와 대등하게 설정했음에도 국내에서 성장이 지속됐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음을 시장에서 객관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게 볼보의 설명이다.
그래서 볼보의 이번 인증 중고차 진출 선언은 프리미엄 브랜드 '굳히기' 행보로 이해된다. 브랜드의 시장 평가가 안정기에 접어든 만큼 회사가 직접 나서 중고차 가치를 끌어올림과 동시에 이를 통해 신차 판매도 끌어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따라서 인증 중고차 사업이 초반에 자리를 잡는다면 앞으로 볼보는 확고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독일차 잡는 스웨덴 차'로 말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 [하이빔]전기차, 엔진 부품의 고민은 깊어진다
▶ [하이빔]사람 뇌와 연결된 자동차, 통제는 인간이
▶ [하이빔]현대차가 싼타페 3열을 강조한 이유
▶ [하이빔]車 나눠 타기 위한 플랫폼 나눠 쓰기
▶ [하이빔]전기차 보조금, 차등 지급 기준 따져보니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