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한국은 GM의 생산 공장으로 만족해야 하나

입력 2018-02-21 11:17   수정 2018-02-21 14:12


 -배리 앵글 부사장, "한국 남고 싶다"...자금지원 전제한 발언 
 -지원 결정시 한국지엠 신차개발 능력 등 자생력 확보 중요

 "한국에 남아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이 한국지엠 사업 존속을 위해 우리나라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GM과 국내 이해관계자 간 협상을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GM이 군산공장 폐쇄와 함께 한국 사업장 철수 등 강경책을 앞세워 우리나라 정부와 산업은행 등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중이다. GM은 한국 내 사업 존속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구조조정 등을 포함한 생산성 제고와 이에 따른 추가 자금 지원 등을 내세웠다. 국내외 시장 환경을 고려했을 때 군산공장은 폐쇄할 가능성이 높다.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의 가동률을 높이면 국내외 수요에 대응하기에 충분해서다.

 문제는 우리 정부와 한국지엠 2대 주주인 산업은행, 노조 등이 제시할 카드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GM은 이미 수 차례에 걸쳐 '아쉬울 게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정부와 산업은행이 요청한 정보 공개 청구도 '영업비밀'을 이유로 사실상 거절하고 있다. 이해관계자들 입장에선 분통이 터지는 일지만 GM측은 현재 한국 내 요구를 들어줄 이유도 없는 게 현실이다. 칼자루를 GM이 쥐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20일 배리 앵글 부사장은 국회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국내 사업 존속 의지를 표현했다. 그러나 역시 전제조건은 우리 정부와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전문가들 역시 한국지엠의 존속을 위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정부와 산은의 추가 자금 지원이라고 설명한다.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GM은 정부측에 10억달러 규모의 재정적 지원과 함께 한국지엠 사업장을 특별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추가자금 지원 이후에도 군산공장의 폐쇄가 유력하다. 현재 내수 판매와 수출 실적 등을 고려했을 때 부평과 창원 공장의 생산 물량으로 대응할 수 있어서다. 

 따라서 중요한 건 이후 행보다. 현재 사업 구조로는 자금 지원 이후 제2, 제3의 '군산 사태'가 재현될 수 있어서다. 자금 지원이 결정된다면 한국지엠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후속조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지엠이 자체적인 신차 개발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군산사태'의 근본 원인은 한국지엠이 글로벌 GM의 생산 기지에 다름 없어서다. 현재 한국지엠은 글로벌 GM의 경소형차 개발 기지 역할도 맡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GM이 야심차게 내놓은 전기차 볼트EV의 개발을 주도하기도 했다. 개발 능력 자체는 검증받은 만큼 수익성이 좋은 중형 이상급 세단이나 SUV 라인업의 자체 개발 능력까지 확보한다면 국내 사업장 자체의 독립성이 강화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테이블에 오른 협상 대상은 생산에 한정돼 있다. GM은 부평공장에 SUV 신차를 배정해 2년 안에 생산하고 창원에선 경차 대신 CUV 신차를 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연간 50만대 수준의 국내 생산 물량을 통해 성의를 표현하면서도 연구 개발에 대한 논의는 전무한 상황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GM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입을 손해보다 한국 자동차 산업이 입을 타격이 더 크다는 점을 이해관계자 모두 잘 알고 있다"며 "정부 지원으로 한국지엠이 사업을 이어가게 될 경우 그 만큼의 실리를 가져갈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신차 및 생산 물량을 가져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똑같은 일이 추후에 벌어지지 않으려면 한국지엠 자체의 자생력을 키우는 게 관건"이라며 "특히 (지원 협상 과정에서) SUV 등 수익성이 좋은 신차를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한국지엠이 갖출 수 있는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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