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기자 / 사진 조희선 기자] 이병헌 감독이 인간의 외로움을 다룬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감독 이병헌)’의 제작보고회가 3월6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병헌 감독,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이 참석했다. 이와 관련 ‘바람 바람 바람’은 ‘말맛의 달인’ 이병헌 감독 4년 만의 신작이다.
‘바람 바람 바람’은 바람의 전설 석근(이성민)과 뒤늦게 바람에 입문한 매제 봉수(신하균)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송지효) 앞에 제니(이엘)가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되는 상황을 그린 어른들의 코미디. 영화 ‘스물’ 외에도 웹 드라마 ‘긍정이 체질’로 연출력을 입증한 이병헌 감독은 “‘바람 바람 바람’은 성숙해야 할 나이임에도 성숙하지 못한 인간들의 일상과 일탈을 다룬 영화”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병헌 감독은 왜 바람을 소재로 다뤘는지 묻는 질문에 “체코 영화가 원작이다. 소재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외로움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 등장인물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컸다”라고 인간의 외로움과 감정이 연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조용필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함께 등장한 이성민은 20년 경력 바람의 전설 석근을 연기한다. ‘보안관’ 이후 또 다른 코미디 작품을 관객에게 소개한다. 이성민은 “보안관 때 캐릭터보다 석근은 더 지적이고 세련됐다”라고 차이점을 알렸다. 또한, 그는 “재밌게 촬영했다. 감독님 대사 뉘앙스나 맛을 살리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대사가 주는 찰진 맛과 은유가 색다른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송지효는 이지연의 ‘바람아 멈추어다오’와 함께 무대 위에 등장했다. 태풍도 막는 바람막이 미영을 연기한다. 공교롭게도 송지효는 지난 2016년 바람을 소재로 다룬 JTBC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에 출연했던 바 있다. 그는 “전작에서는 바람을 시행하는 입장이었고 지금은 주변의 바람을 막는 입장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바람을 피우는 것보단 당하는 것이 낫더라. ‘바람 바람 바람’ 역할이 조금 더 편했다”라고 덧붙였다.
“바람이- 분다.”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배경 음악으로 사용한 신하균은 미영의 남편이자 어쩌다 보니 바람의 신동 봉수를 그려낸다.
영화 ‘7호실’등 그의 코미디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묻어난다. “코믹 연기 늦바람이 들었다”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신하균은 “완벽하다고 생각은 안 한다. 같이 호흡을 맞추면서 재미가 나오기 때문에 어떤 파트너와 연기를 하는지가 중요하다. 호흡이 잘 맞아서 이번 영화도 재밌게 나온 것 같다”라고 했다. 또한, “굉장히 어수룩하고 순수한 인물이다. 바람의 길로 빠져들면서 더 서툴고 바보 같은 모습이 보인다”라고 봉수의 특징을 설명했다.
이엘은 김범룡의 ‘바람 바람 바람’과 함께 등장했다. “오묘한 여자 제니 역의 이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철벽도 무너뜨리는 바람의 여신 제니를 연기한다.
이병헌 감독의 대사와 원하는 바를 살리기 위해 항상 현장에 나가 감독을 관찰했다고 밝힌 이엘은 “모든 화장을 덜어냈다. 옷도 내추럴하게 입었다. 그것이 제니에게 어울리는 모습이라고 생각해서 모습부터 덜어냈다. 말투도 평소 내 모습에서 제니를 찾아가면서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말투를 찾아가려고 했다”라는 말로 기대감을 높였다.
배우만큼 잘생긴 이병헌 감독은 마지막 인사에서 “4월5일 개봉한다. 따뜻한 봄날이지만 사실 영화계는 비수기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도와달라”라는 말로 모두를 박장대소하게 했다. 성원을 당부하는 그의 부탁에는 식상함 대신 웃음이 묻어났다. 아마 웃음의 배경에는 감독이 자신하는 ‘바람 바람 바람’의 준수한 완성도가 있지 않을까. 외도를 뜻하는 바람 대신 인간의 외로움에 초점을 맞춘 그의 신작이 기다려진다. 영화는 4월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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