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대군’ 신이, 생애 첫 사극 도전 “부귀영화 원하지 않아”

입력 2018-03-17 14:00   수정 2018-03-17 14:08


[김영재 기자 / bnt 포토그래퍼 윤호준] ‘대군-사랑을 그리다’ 장상궁 役

“벗으라면 벗겠어요.” 배우 신이가 SBS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탄생시킨 명대사다. 신이는 작품에서 주인공 이수정(하지원)의 친구이자 스타를 꿈꾸는 연예인 지망생 방민희를 연기했다. 해당 대사로 스타덤에 올랐냐고 묻자 그는 “스타덤은 무슨 스타덤”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드라마 파급력이 대단했죠. 첫 드라마였어요. ‘색즉시공’을 하고, ‘위대한 유산’을 하고 난 다음이었죠.”

‘발리에서 생긴 일’의 방송 년도는 2004년. 대학교 복학생조차 스스로를 화석이라고 자조하는 세상에서 무려 14년 전의 기억이다. 하지만, 2018년 현재까지도 검색창에 ‘벗으’만 입력해도 ‘벗으라면 벗겠어요’가 완성된다. 10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유행어의 자생력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배우 신이로부터 출발했다.

물론 그를 정의할 수 있는 것은 유행어가 전부는 아니다. 영화 ‘색즉시공’ ‘B형 남자친구’ ‘간 큰 가족’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 등에서 신이는 대체할 수 없는 감초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감초 배우가 신스틸러로 변화하는 시간 동안 배우는 대중의 곁에서 사라졌다.

지난해 생애 첫 일일드라마에 도전한 신이는 배우 생활 20주년을 맞는 2018년 또 한 번 처음에 도전한다. TV조선 ‘대군-사랑을 그리다’에서 그는 상궁들의 우두머리 장상궁 역으로 생애 첫 사극에 몸을 맡긴다. 그 시절 욕심이 많고 세상이 그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한 배우는 이제 그때의 자기 중심적 사고를 많이 내려놓았다고 담담히 말했다. bnt뉴스가 야망 대신 세월의 성숙함을 갖춘 신이를 만났다.


‘대군-사랑을 그리다’에서 대빈심씨(양미경)는 장상궁에게 “사직의 앞날이 자네의 손에 달렸네. 산기가 보이기 전에 은밀히 입궁을 시키게.” 하며 효빈김씨(오승아)의 환궁을 촉구한다. 장상궁은 모후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필한다. “대비심씨가 굴곡이 많아요. 그럴 때마다 옆에서 위로를 하는 인물입니다. 진지한 캐릭터는 거의 처음이에요. 예전에 ‘낭만자객’이라고 퓨전 사극에 출연하긴 했지만 정통 사극은 처음이고요. 대비마마와 슬픔과 기쁨을 나누는 심복 같은 역할이에요.”

작품에 출연하게 된 배경을 물으니 “(책 속에) 연령대가 비슷한 역할이 별로 없더라”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제 나이대가 사실 어중간해요. 주인공 또래 하기엔 나이가 많고, 대비마마 하기엔 나이가 어리고. 더군다나 보통 사극은 영의정, 좌의정 다 남자잖아요. 할 수 있는 역할은 궁녀밖에 없더라고요. 대본이 너무 재밌어서 탄식하던 차에 상궁 역할을 발견했어요. 이 정도면 나이에 어울린다고 생각했죠.”

‘대군-사랑을 그리다’는 그간 KBS2 ‘공주의 남자’ ‘조선총잡이’를 연출한 김정민 PD가 메가폰을 잡았다. 극본은 JTBC ‘하녀들’을 쓴 조현경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TV조선 3년여 만의 드라마라는 약점에도 불구 ‘대군-사랑을 그리다’는 벌써 TV조선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돌파했다. “재밌죠? 진짜 재밌어요. 작가님께서 글을 정말 잘 쓰세요. 감독님도 워낙 유명하신 분이고요. 생각보다 재밌어도 저도 깜짝 놀랐어요. 더 잘될 거 같아요. 젊은 시청자 분들께서 많이 보신대요.”


생애 첫 사극에서 그를 당황케 한 것은 추위란다. “입이 안 돌아가더라고요. 지금은 날이 풀려서 다행이죠. 영화 12도 날씨에 외투를 못 입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어떤 친구가 술을 따르는 장면이 있었어요. 따르자마자 물이 얼더라고요.”

촬영이 어디까지 진행됐냐고 묻자 신이는 7회까지 진전됐다며 “쪽대본이 나오는 환경이 아니다. 시간이 많아서 좋다”라고 했다. “무리가 없는 현장이에요. 감독님 촬영도 빠르고, 배우들도 감독님 의도대로 빨리 연기하고요. 제게는 새로운 도전이잖아요. 한복 입는 거, 머리 하는 거 전부 참 재밌어요. 신기합니다. 선배 연기자 분들도 많이 출연하시니까, 특히 양미경 선생님한테 많이 배우고 있어요.”

신이에게 인상적인 배우는 양미경뿐만이 아니다. 더불어 그는 ‘대군-사랑을 그리다’에서 은성대군 휘를 연기 중인 윤시윤을 언급했다. “윤시윤이란 친구가 성격이 참 좋아요. 연기도 잘하고요. 1회 보고 깜짝 놀랐어요. 연기가 깊어졌더라고요. 그 친구가 현장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고 있어요. 선생님들과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남자 배우가 그렇게 잘 우는 거 전 처음 봤어요. 보통 남자 배우는 눈물 연기가 힘들 수도 있는데 바로 울더라고요.”


‘대군-사랑을 그리다’는 그의 일곱 번째 TV 드라마다. 영화에만 출연하던 배우는 ‘발리에서 생긴 일’을 통해 드라마 카메라 보는 법을 배웠다. 정확히 14년이 흘렀다. 이제 신이는 또 다른 첫 경험에서 감사를 느낀다고 했다.

“그저 제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예요. 이걸로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진 않아요. 작품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감사하니까요. 옛날부터 사극을 해보고 싶었어요. 관객이, 시청자가 심심할 때 재미를 주는 정도로 만족해요. 저로 인해 시청률이 오르고, ‘대군’ 드라마가 잘 됐으면 좋겠어요. 퀄리티(Quality) 있게.”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인터뷰①] ‘대군’ 신이, 생애 첫 사극 도전 “부귀영화 원하지 않아” (기사링크)
[인터뷰②] ‘대군’ 신이, 여배우로 살아 온 20년 “항상 위만 보고 있었다” (기사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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