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밤 ‘7년의 밤’...“먹먹하고 아련하며 비극적인데 아름다워” (종합)

입력 2018-03-21 19:34   수정 2018-03-21 20:40


[김영재 기자] 베스트셀러가 장동건, 류승룡을 만났다.

영화 ‘7년의 밤(감독 추창민)’의 언론시사회가 3월21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추창민 감독, 류승룡, 장동건, 송새벽, 고경표가 참석했다. 이와 관련 ‘7년의 밤’은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최근 충무로에 불어 닥친 ‘밤’ 열풍의 최신작이다. 그간 ‘기억의 밤’ ‘사라진 밤’이 극장가에 찾아와 관객과 소통했던 바 있다.

‘7년의 밤’은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최현수(류승룡)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오영제(장동건)의 7년 전 진실과 그 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 영화. 정유정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극화했다.

추창민 감독은 “원작은 스릴러 요소가 강했다. 오영제를 사이코패스 살인마로 표현했다”면서, “나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잘할 수 없는 사람이다. 오영제가 납득되도록 원작과는 다른 사연이 필요했다. 가장 큰 차별점이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또한, “준비하면서 제일 어려운 부분은 역시 원작이었다. 원작이 뛰어나기에 사람들의 기대가 너무 컸다. 하지만 엄연히 영화와 문학은 다른 장르다. 그 뛰어난 문학성을 영화에 어떻게 녹여낼지가 제일 큰 숙제였다”라고 했다.

장동건은 딸을 잃고 지독한 복수를 꿈꾸는 남자 오영제를 연기했다. 오영제는 영화 ‘우는 남자’ ‘브이아이피’에서 만난 새로운 장동건의 결정체다. 장동건은 오영제를 이해하기 위해 죄책감까지 받으며 역할에 몰입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더불어 딸을 학대하면서 딸의 죽음에 분노하는 이중성을 “그릇된 부성”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장동건은 류승룡과의 피 칠갑(漆甲) 액션 신으로 작품에 화룡점정을 찍는다. 부상은 없었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사실 이 영화의 액션은 감정이 담겨 있다. 오영제가 린치를 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캐릭터에 맞는 폭행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지 고민했다”라며, “귀를 다치는 부상을 당했다. 1cm 정도 연골이 찢어졌다. 40 바늘 정도 꿰맸다. 덕분에 영화 전과 후가 귀 모양이 다르다. 귀가 약간 내려왔다. 훈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류승룡은 한 순간의 실수로 살인자가 된 남자 최현수를 표현했다. 이날 류승룡은 여느 때처럼 유의어를 다수 사용하는 청산유수 화법으로 취재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일상이 주는 고귀함, 행복감이 사고로 깨졌을 때 오는 큰 태풍 같은 휘몰아침. 더불어 아버지이기 때문에 이유를 불문하고 지키려고 하는 부성애, 절절함 그리고 공포, 두려움, 죄의식, 회개 등이 복합적으로 있었다”라고 그가 해석한 최현수의 정서를 알렸다.

고경표는 살인자의 아들이자 복수의 희생양이 된 최서원을 그려냈다. 고경표는 “동문서답처럼 다른 소리를 하고 있다. 아직도 두근거린다”라는 말로 작품이 그에게 안긴 흥분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최서원 연기를 위해) 현장에서 말수도 없이 나를 고립시키려고 했다”면서, “이렇게 여운이 오래 가는 것이 처음이라서 조금 당혹스럽다. 제대로 답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죄송하다”라고 사과를 전달했다.

모든 것을 목격한 남자 안승환을 연기한 송새벽은 “참 먹먹하고 아련하다”라는 말로 작품을 감상한 첫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안승환 역만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두 뺨을 덮은 머리를 손으로 넘기며, “이 두 분(장동건, 류승룡)의 캐릭터가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라면 안승환은 세워져있는 상태가 아닐까 싶다”라고 중립성을 강조했다.

송새벽은 마지막 인사에서도 솔직한 감상을 취재진에게 전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고 나서 ‘비극적인데 아름다울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먹먹하고 아련한 영화 ‘7년의 밤’에 역설 하나를 덧붙였다. 먹먹하고 아련하며 비극적인데 아름다운 영화 ‘7년의 밤’은 3월28일 개봉한다.(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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