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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기자 / 사진 조희선 기자] ‘나의 아저씨’가 쉼표를 찍었다.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의 기자간담회가 4월11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원석 PD, 이선균, 이지은, 박호산, 송새벽이 참석했다.
이와 관련 ‘나의 아저씨’는 ‘미생’ ‘시그널’을 연출한 김원석 PD와, ‘또 오해영’을 집필한 박해영 작가의 만남이 기대를 모았던 바 있다. 하지만 ‘꽃길’은 오래가지 못했다. 성추문 논란에 휩싸인 오달수의 하차로 시작된 우여곡절은 극중 40대 남주인공과 20대 여주인공의 만남을 손가락질 하는 일부 대중의 지속적 비판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나의 아저씨’는 문제작이면서 더불어 화제작이다. 이에 구름떼 같은 취재진이 출연진을 마주했다.
‘나의 아저씨’는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치유해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 ‘명감독’ 김원석 PD는 그가 그간 연출한 작품과 궤를 같이하는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이야기다”라며 특히 남자 시청자도 같이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또한, “‘나의 아저씨’에서 ‘나의’는 이성을 지칭하기보다 ‘나의 친구’ ‘나의 이웃’ 같은 맥락에서 사용됐다”라고 오해를 경계했다.
또한, 김원석 PD는 “이지안은 여성 시청자가 자신을 투영할 수 없는 특별한 어두움을 갖고 있다. 범죄 조기 교육을 받았다고 할까. 기성 세대에 대한 거부감, 반감, 분노가 있다”라고 여주인공을 설명한 뒤, “반면 박동훈은 ‘미생’ 장그래가 부장이 됐으면 이런 캐릭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바둑이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서 가정을 꾸리는 이 땅의 여러 가장 중 하나다”라고 남주인공을 대비시켰다.
이어 그는 “꽃뱀이나 원조 교제를 끌어들이지 않는다면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설명하기 힘든 이지안과 박동훈이 드라마를 보다 보면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희한한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기대해달라”라고 시청을 당부했다.
‘나의 아저씨’를 향한 과도한 관심은 현장에서도 이어졌다. 도청과 폭력이 시청자에게 유해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질문 등은 분명 유익하지만, 동시에 그 주체가 가수 아이유로 널리 알려진 배우 이지은이 아니었다면 가능치 않은 질문이었다.
김원석 PD는 아이유를 두고 “나는 이지은 씨가 생각하는 이지안보다 내가 생각하는 이지안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순간 눈물을 보였다. 연출자가 새하얀 얼굴과 어울리지 않게 차가운 현실을 온몸으로 버텨온 여자 이지안과, 그런 이지안을 대중의 따가운 시선 속에 표현해야 하는 연기자 이지은에게 애착이 크다는 증거였다.
이지은은 여섯 살에 병든 할머니와 단둘이 남겨져 닥치는 대로 일하고, 닥치는 대로 먹고, 닥치는 대로 살아온 냉소와 불신의 화신 이지안을 연기 중이다.
그는 이지안의 행동을 객관적 시선으로 다루는 것에 독특함을 느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또한, 취재진이 2015년 발표한 미니 앨범 ‘챗셔(CHAT-SHIRE)’에서 발생한 로리타 논란을 언급하자 “이지은이 이지안 역을 만났을 때 어쩌면 굳이 드라마가 떠안지 않아야 될 논란이 나로 인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나의 논란과 글이 만났을 때 떳떳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내 선에서 작품을 고사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선균은 어디 하나 빠지는 것은 없지만 앞서가는 뒷모습이 짠한 박동훈을 표현 중이다. 다른 배우와 마찬가지로 극중 의상을 입고 나온 그는 “아이디어를 이지은 씨가 냈다”라며, “멋있게 입고 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입고 오는 것이 전달이 잘될 것 같아서 그랬다”라고 착장의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그는 “동훈은 답답한 역할이다. 내적 갈등이 많은데 표현을 많이 안 한다. 성향적으로 나와 다르다. 그렇지만 연기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진짜 어른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간접 경험 중이다”라고 했다.
박호산은 해질녘 집 근처 호프집을 가면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삼형제의 맏형 박상훈을, 송새벽은 영화 감독이란 오랜 꿈을 포기한 막내 박기훈을 연기 중이다. 박호산은 성추문 후 하차한 오달수 대신 작품에 합류했다. 그는 “결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바람직한 케이스로 들어오진 않았지만, 좋은 작품에 숟가락 하나 얹을 수 있다면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찌질하지만 정이 가는 인물을 맡은 송새벽은 그런 감정의 근원으로 “작가님의 힘과 연출님의 힘과 배우들의 앙상블”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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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듯 ‘나의 아저씨’는 작품 내외적으로 말이 많은 작품이다. 이선균은 “약간 우울하고 쓸쓸하고 어두운 동네 이야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나의 아저씨’를 통해 삶은 괜찮은 것이라는 점을 느끼셨으면 한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이지은과 이선균이 이구동성으로 “사랑이 아니라 사람이 느껴지는 이야기”라고 이야기한 ‘나의 아저씨’는 논란을 뚫고 삶과 사람을 안방에 전달할 수 있을까.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30분 tvN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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