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손여은 “겁 없던 20대 겪은 후 현재 나에게 만족, 40대 내 모습 기대돼”

입력 2018-04-26 15:34   수정 2018-04-26 15:43


[오은선 기자] 이야기할수록 빠져든다. 나긋하고 차분한 목소리에서는 여성스러움이 물씬 묻어났다.

대학생 때 우연히 놀러 온 서울에서 많은 방송 관계자들에게 명함을 받아 자연스럽게 배우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던 손여은. 촬영 내내 자연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그의 몸짓과 표정 하나하나에서 감출 수 없는 배우의 끼가 느껴졌다.

20대에는 겁 없이 도전하는 성격이었다면 현재는 안정된 상태 같다던 그의 모습에서 여유로움도 느낄 수 있었다. 30대를 지나 40대까지 기대되는 배우 손여은을 만났다.

Q. 화보 촬영 소감

bnt와 오랜만에 한 작업이다. 색다른 느낌으로 즐겁게 촬영했다.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두 번째 콘셉트. 꽃 디자인도 그렇고 봄을 느낄 수 있는 옷이었던 것 같다.

Q. 그렇다면 평소 스타일은 어떤지

레깅스처럼 편한 옷을 선호한다. 블랙 앤 화이트를 주로 입는다. 여기에 포인트 컬러 하나를 더하기도 하고. 오늘 화보 의상처럼 샤랄라한 옷은 잘 입지 않는다(웃음). 오늘 입어보니 앞으로는 이런 풍의 원피스를 자주 입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Q. 평소 성격은

낯을 굉장히 많이 가린다. 그런데 친해지면 말도 많이 하고 털털하단 소리를 자주 듣는다. 샵에서도 친해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오늘 촬영은 함께하는 식구들이 많아서 더 편했던 것 같다. 

Q 피아노를 굉장히 오래 했다고 들었다. 피아노를 그만두고 배우로 전향할 때 목표가 궁금하다

나는 피아노를 그만두고 배우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같은 예술의 분야이기도 하고, 오히려 내가 피아노 치는 역을 맡으면 도움도 되지 않겠나. 그런데 당시 부모님께서는 굉장히 걱정하셨다. 아무래도 피아노와 관련된 직업이 아닌, 배우라는 직업으로 딱 정해지니까 그러셨던 것 같다. 

Q. 그렇다면 데뷔 과정이 궁금하다

대학생 때 서울에 놀러 왔는데 방송 관계자분들이 명함을 줬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긴 것 같다. 사진 테스트 요청이 오면 찍고, 내가 직접 찍으러 가기도 했다. 광고지면 일이 들어오면 하고 물 흐르듯이 배우에 관심이 가게 됐다. 대학교 1학년 때 일이다. 피아노로 직업을 갖기 전에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거다. 앞서 말했지만, 그래서인지 피아노를 그만둔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Q 피아노 전공이 연기에 도움이 됐는지

SBS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에 내가 피아노 치는 장면이 나온다. 촬영 전 김수현 선생님과 이야기를 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등을 물어보셨는데 피아노 전공이라고 말을 했고, 극 중 피아노 치는 장면을 넣어 주셨다. 이 외에 예능에서도 피아노 치는 모습을 요청하시면 바로 칠 수 있다. 연기하는 데에 있어서 도움이 되기도 한다.


Q 김수현 작가는 대본의 점 하나까지도 의미를 부여해 작성한다고 들었다. 실제로 작품을 하면서 다른 작품에 비교해 힘들거나 신경 쓰이는 점이 있었나

일단 틀리지 않고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대사를 더욱 열심히 외우게 되더라. 대본을 보면 토씨 하나 틀리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다 알 수 있다. 그리고 일단 보면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 대사를 ‘나’화 시켜서 하고 싶어서 대본을 항상 달고 살았던 것 같다. 졸다가도 봤다. 

Q SBS 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 구세경으로 인해 처음으로 수상했다.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정말 감사했다. 진짜 생각조차 못 했다. 막상 올라가니까 머리가 하얘지더라. 준비를 좀 해올 걸 후회했다. 구세경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상을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정말 수상하니 얼떨떨하고 감사했다. 말로 다 표현 못 한다.

Q ‘손여은’ 하면 구세경이 바로 생각난다고 말하는 이가 많다. 이렇게 구축된 이미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세 번 결혼한 여자’일 때는 주위에서 ‘채린’으로 불렸다. 하지만 다음 작품에서 다른 배역을 맡으면 그 이미지가 잊히는 것 같다. 그리고 의도하지 않아도 그 후 정반대 역할이라거나 다양한 역을 맡게 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구축됐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다음 작품에서는 또 다르게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그렇다면 작품을 고를 때 어떤 것을 중요시하나

캐릭터의 성격에 연연하진 않는다. 어떤 포지션이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를 중점으로 본다. ‘이번에는 악역이니까 다음에는 착한 역할을 해야지’ 이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Q 지금까지 해왔던 캐릭터 중 가장 나 다운 역할은 어떤 것인가 

100% 나다운 것을 찾기는 힘들다. 하다 보면 ‘이 부분은 나랑 비슷하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또 ‘나한테 이런 면도 있었네?’ 하는 생각도 든다(웃음). 구세경 역도 그렇다. 실제 나는 조용히 말하는 스타일인데 구세경을 연기하다 보니 목소리가 트이고 화도 내고 있더라. 내가 그렇게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몰랐다(웃음).  

Q 연기 후유증은 없는지

어떤 역을 연기할 때, 최대한 일상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노력한다. 과거 밑바닥 감정을 연기한 적이 있는데 일상에서도 쳐지고 딥해지더라. 그때부터 ‘연기는 연기, 일상은 일상’ 이렇게 분리해서 생활하려고 했다. 시간이 날 때면 좋아하는 일이나 좋은 내 사람들을 만나고 노력했더니 후유증은 없었다. 

Q 본인만의 힐링 방법은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한다. 혼자 영화관 가서 보고 오기도 한다(웃음). 그리고 집에서 편하게 쉰다. 집순이 스타일이다.(웃음)

Q 본인의 연기에 대해 점수를 매기자면

점수를 매기기는 힘들다(웃음). 하지만 연기에 100% 만족한 적은 없다. 항상 아쉽다. 그 장면에 대해서도 계속 생각하게 되고, 이로 인해 발전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불만족한 적은 없다. SBS 드라마 ‘피고인’에서 지성 오빠 와이프 역을 연기했는데, 그때 주위에서 캐릭터가 나랑 정말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 칭찬을 많이 들었어도 아쉽더라(웃음).

Q 영화와 드라마 중 본인에겐 어떤 것이 더 잘 맞는지

영화는 캐릭터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더 많은 것 같다. 시간이 더 많이 주어지는 것도 있고, 현장이 조금 더 여유 있는 것 같다. 이처럼 연기하기에 편한 장점이 있는 반면에 드라마는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순간순간 집중해서 해야 하는데, 정신없지만 또 재미있다(웃음). 하지만 시간에 쫓기다 보니 아쉬운 점이 많다. 그래도 이런 점이 또 드라마만의 매력인 것 같다. 찍은 결과물을 금방 볼 수 있는 것도(웃음). 

Q 본인에게 연기란

친구 같다. 항상 내 옆에 있는 정말 가까운 친구 같은 느낌. 연기 때문에 행복하지만, 가끔 힘들 때도 있고 답을 못 찾아서 고민할 때도 있다.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내 옆에 항상 있는 그런 존재다.


Q ‘인생 작품’은

나는 매 작품이 나에게 ‘인생 작품’이다(웃음). 다음에는 내가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나 자체가 설레기 때문에 내가 정해놓지 않는 것 같다. 나는 다 열어놓는 스타일이다.

Q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서 폭탄주 제조 모습을 보여줬다. 실제로도 술을 즐기는 편인지

독주를 못 한다. 맥주는 가볍게 혼자 먹을 때도 있다. 반주까지는 아니다. 밥은 밥이고 술은 술이다(웃음). 취할 때까지 먹는 것은 좋아하지 않고 약간 기분 좋은 정도까지만 먹는다

Q 그렇다면 술친구 혹은 친하게 지내는 스타가 있다면

드라마 하면서 다솜과 매우 친해졌다. 인생 이야기도 많이 하고, 20대 때 내가 느꼈던 것들을 이야기해주곤 한다. 앞으로 연기하는 데 있어 마음가짐 같은 것들(웃음). 지춘희 선생님으로 인해 바다 언니랑 에이핑크 은지랑도 가까워졌다. 바다 언니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더라. 

Q 행복한 결혼생활이 부럽진 않은지

결혼을 서두르고 싶진 않다. 내가 준비되고, 상대와 평생 함께하고 싶은 마음일 때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굳이 급하게 그런 사람을 찾아다니고 싶진 않다.

Q. 악플 대처 방법

댓글을 볼 때도 있고 안 볼 때도 있다. 그런데 내가 안 보면 주위에서 보내준다(웃음). 구세경 역을 하면서 악플이 많을까 봐 걱정했는데 좋은 댓글이 많더라. 오히려 편이 많이 돼줬다. 

Q. 정말 동안이다. 관리 비법이 있다면

나는 피부가 얇아서 주근깨가 잘 생긴다. 그래서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바른다. 집 앞에 잠깐 나갈 때도 필수로 바르고, 휴대하면서도 덧바른다. 또 세안에도 신경 쓴다. 메이크업을 많이 한 날엔 이중 세안한다. 또 단 음식을 굉장히 좋아한다. 약간 아기 입맛이라 초콜릿, 마카롱 같은(웃음). 그래서 요즘 운동을 하고 있다. 필라테스가 나와 참 잘 맞더라. 하면서 힐링하는 느낌이다.

Q. 마지막으로 20대의 손여은과, 30대의 손여은을 이야기하자면

20대에 서울에 처음 올라와서 연고도 하나 없이 직접 에이전시를 돌아다녔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했지? 다시 가면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때는 겁도 없었고,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려고 하는 성격이었다. 그러면서 시행착오도 겪고 경험이 늘어 지금은 약간 편해진 상태 같다. 20대의 나도 너무 예쁘지만, 지금은 안정된 상태인 것 같다. 막상 30대가 되고 보니 과거보다 편하다. 30대의 나에게 만족한다. 40대가 되면 또 좋은 점이 있지 않을까(웃음). 앞으로 발전해나갈 예정이다.

에디터: 오은선
포토: 차케이
의상: 곽현주 컬렉션, SYZ, 블리다
선글라스: 프론트(Front)
주얼리: 트라비체
슈즈: 나무하나
시계: 미사키
백: 네이버 해외직구 해외편집샵 프랑코 푸지(Franco Pugi)
헤어: 제니하우스 청담힐 유미 실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청담힐 강예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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