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주 기자] 5월18일 충무로 대세 배우 류준열을 만났다.
“영화를 보고 흡족함을 느끼며 제 멋에 사는 사람인데 제가 나온 영화들을 즐겁게 못 보겠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전’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어요.” 올해 영화 ‘리틀 포레스트’로 우리에게 산뜻한 봄바람과 함께 따뜻한 힐링을 줬던 배우 류준열이 영화 ‘독전(감독 이해영)’으로 색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락에 대한 전사가 없어서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어려웠던 친구였어요. 전사가 없는 게 전사라 생각하고 인물을 만들어보자 했어요. 참 외로운 친구더라고요. ‘나는 누구일까’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 들더라고요. 호적이나 국적의 의미가 아닌 락이라는 사람에 대한 고민이요.”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린 범죄극 ‘독전’ 속 류준열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마약조직원 락을 연기한다. 극중 락은 좀처럼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 스스로 인물의 전사를 만들었지만 대사는 토시 하나 수정하지 않았다고.
“연기하면서 대사의 조사를 자연스럽게 바꾸거나 애드리브를 선호하는 편인데 이번 영화에서는 완벽하게 대본에 충실했어요. 이런 적이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워낙 감독님의 필력이 좋으셔서.”
이해영 감독 또한 “또래 배우들 중 가장 연기를 잘한다”며 입이 마르도록 류준열의 연기력을 칭찬했던 바. 이에 류준열은 “잘한다 잘한다 해야 잘하는 스타일이에요.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의기소침해하는 스타일이죠.(웃음) 감독님이 저의 스타일을 잘 캐치하신 것 같아요”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조진웅에 대해서는 “제가 가야할 길을 보여주는 지점이 많은 선배님이에요. 다양한 역할을 하면서 오래도록 배우 생활을 지치지 않고 하는 게 제 작은 바람인데 진웅선배님이 그렇게 하시고 계세요. 정말 열정적인 분이에요. 원동력이 뭘까 지켜보니까 작품을 즐기시더라고요. 꼭 본받고 싶은 점”이라고 깊은 애정을 비췄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을까. 이와 관련해 류준열은 “역할에서 헤어 나오는 게 힘들다는 말에 공감을 못하는 편이었는데 이번 현장에서는 괜스레 울적하고 공허하더라고요. 이렇게 많이 외로웠던 현장은 처음이었어요”라고 운을 뗐다.
이어 “배우들과 사이가 안 좋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괜히 좀 더 지치고 우울했어요. ‘독전’을 찍을 당시 ‘리틀 포레스트’도 찍고 있었거든요. ‘리틀 포레스트’ 촬영장에 가면 자꾸 무슨 일 있냐고 어디 아프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다시 ‘독전’ 현장에 오면 락이는 하얀 얼굴이어야 하는데 까매져서 오면 어떻게 하냐고.(웃음)”했다며 재밌었던 경험이었다고 긍정적인 대답을 전했다.
그렇다면 실제 류준열은 감정을 잘 표현하는 스타일일까. 이에 류준열은 “저 또한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라며 “나름대로 쌓아두고 있다가 이야기해요.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 하지 않을까 싶어요. 동네 친구들이랑 갑자기 만나야할 때가 있잖아요. 여자 친구랑 헤어졌다거나 어떤 큰 고민이 생겼거나 그럴 때 누가 먼저 도착하는지 우정테스트를 해요. 근데 저는 소집을 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그 정도로 감정표현을 안 해요”라고 고백했다.
데뷔 4년차임에도 다양한 작품 속에서 많은 선배 배우들과 연기하며 대중들의 뜨거운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배우 류준열. 지금이 되기까지 스스로의 노력이 가장 컸을 텐데 그는 주변 사람들로 공을 돌렸다.
“전 인복이 많은 것 같아요. 연기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많은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할 수 있었잖아요.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지금의 제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요즘 ‘뺑반’을 찍고 있는데요. 아직 많은 시간 촬영하지는 않았지만 멋있는 분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즐거워요.”
배우 류준열의 필모그래피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 줄 영화 ‘독전’은 5월22일에 개봉,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관객수 100만을 돌파했다.(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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