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활성화 때 비상제동장치 작동 안해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에서 길을 건너던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우버 자율주행차 사고의 원인은 '인식 오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미국 고속도로교통국(NHTSA)은 우버 자율주행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충돌 6초 전에 보행자를 발견했음에도 이를 단순한 물체 또는 다른 차로 인식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충돌 1.3초 전에 긴급 비상제동장치(EBS) 작동이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했지만 해당 기능이 차단돼 결국 보행자 충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우버 자율주행은 자동 긴급제동장치의 잦은 오류를 막기 위해 자율주행 모드일 때는 비상제동장치(EBS, Emergency Breaking System) 기능이 작동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이 같은 결과가 발표되자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때 자동 긴급제동장치 활성화는 물론이고 무엇보다 사물 인식에 정확도가 높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당시 운전자가 보행자를 인식하고 반응한 시간은 1초 미만으로 나타났고, 순간 제동 페달을 밟았지만 차를 세우기에는 부족했다는 것. 그러나 6초 전에 보행자를 인식한 자율주행이 이를 제대로 인식했다면 충분히 속도를 줄일 수 있었다는 뜻이다. 자동차미래연구소 박재용 소장은 "우버의 설명대로 잦은 오류 방지 때문에 자동 긴급제동장치 기능을 자율주행 모드일 때 비활성화 시켰다면 그만큼 사물 인식이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의미"라며 "결국 전방 장애물이 어떤 종류의 사물인지 정확히 파악돼야만 완벽한 자율주행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오류는 지난달 테슬라에서 또 다시 발생했다. 이에 대해 미국 내 언론은 역광에 따른 센서 인식율 저하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눈이나 비가 오는 등의 자연적 조건을 읽어내는 능력이 자율주행에선 아직 떨어진다는 것. 박재용 소장은 "인간은 장애물을 보면 직관적으로 종류를 구분할 수 있지만 센서는 사람과 동물, 생물과 무생물을 구분하는 능력이 여전히 떨어진다"며 "예를 들어 같은 크기의 장애물이라도 종이와 실제 단단한 물체의 구분도 중요한 만큼 사물 인식의 정확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주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최근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자동차회사들에게 보조 운전자가 전방 주시에 집중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하도록 요구했다. 테슬라와 우버의 자율주행 교통사고가 잇따르자 운전자들이 스마트폰,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등에 시선을 빼앗겨 전방 주시가 소홀해지고 있는 만큼 자동차 회사들에게 전방 주시 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보조안전기술을 도입하도록 요구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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