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다원화의 첫 실험 차종, 아이오닉과는 달라
현대자동차 코나의 등장은 지난해 6월이다. 당시 정의선 부회장은 발표 현장인 고양모터스튜디오에 편안한 옷차림으로 등장해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좀처럼 정장에서 벗어나지 않던 그간의 관행에 비춰 캐주얼 드레스코드는 '참신하다'는 평가를 듣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캐주얼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소형 SUV 코나의 주력 소비층이 20~30대이고, 이들에게 정장은 다소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다. 편한 반소매를 입고 다양한 질문에 응답하는 모습은 흡사 해외 컨퍼런스를 연상시켰다.
하지만 정작 캐주얼을 고른 중요한 배경은 코나가 가진 상징성 때문이다. 그 때까지 현대차는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다양한 SUV 라인업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놓은 차가 코나였고,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발표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코나를 통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의지였다. 이후 글로벌 각 나라에서 코나가 런칭될 때마다 정 부회장은 직접 참여해 관심을 나타냈다. 모든 제품이 비슷하겠지만 정의선 부회장에게 코나는 이른바 애착 제품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코나에 대한 목표 계획도 분명히 했다. 글로벌 SUV 시장이 2010년 이후 7년 연속 성장한다는 점에서 B세그먼트 SUV는 가장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성급한 진출보다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기술을 확보한 만큼 연간 내수 4만5,000대와 수출 15만대를 제시했다.
먼저 지난해 내수는 2만3,522대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7월부터 6개월 동안 판매됐으니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올해도 4월까지 월 평균 3,600대 가량이 판매돼 1~4월 누적은 1만4,400대에 도달했다. 현재 추세라면 연말까지 목표인 4만5,000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현재 집중하는 분야는 수출이다. 지난 4월 직접 코나 중국 출시 현장을 찾은 데는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역할이 적지 않아서다. 게다가 '엔씨노'로 판매되는 코나는 중국 내에서 가장 빠르면서도 제품군이 많은 소형 SUV 시장에 포함됐다. 실제 중국 내 소형 SUV는 2013년 5개 차종 21만1000대 규모였지만 지난해는 16개 차종 67만6,000대로 4년 만에 3배 이상 커졌다. 정의선 부회장으로선 중국을 결코 간과할 수 없었던 셈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시장 규모가 큰 미국도 예외일 수 없다. 특히 지난 1월 첫 선을 보인 코나는 3분기부터 미국에서 전기차로도 등장한다. 국내에선 이미 1만대 이상의 예약 판매가 이뤄진 제품이지만 미국 내에서 코나 EV는 전시장에 제품이 마련된 이후 반응을 살필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현대차가 코나를 내연기관과 EV로 동시에 내놓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동일 차종의 동력 다양화'는 최고 경영진의 구상이었다는 전언이 쏟아진다. 자동차라는 제조물의 수익이 여전히 내연기관에서 발생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기차 등의 미래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차종별로 동력을 달리하는 것보다 하나의 차종에 현재와 미래 동력을 모두 담아낼수록 시너지 효과가 커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코나는 이런 전략의 첫 차종이었고, 정의선 부회장은 자신이 설정한 방향성의 결과물로 코나를 떠올렸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코나의 명암이 그에게는 매우 중요했던 셈이다. 그래서 코나의 향후 판매가 더욱 주목된다. 그것 자체가 하나의 경영 잣대로 떠오를 수 있으니 말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 [하이빔]포드코리아, F-150 도입 지금이 적기
▶ [하이빔]자율주행차가 안전? '여전히 두렵다'
▶ [하이빔]전기차, 생산해봐야 살 사람 없으면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