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안개 끼지 않는 램프 세계 최초 개발

입력 2018-06-24 09:00   수정 2018-07-21 18:50


 -플라스틱에 각종 첨가제 적용한 신소재 개발
 -온도, 습도, 진동 등 개발 조건 까다로워...20% 경량화도 성공 
 
 현대모비스가 램프업체들의 난제였던 안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신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 생산중인 램프 제품에 일괄 적용했다고 24일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램프 안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국내 소재업체인 이니츠(SK케미칼 자회사)와 손잡고 소재 개발에 착수, 1년6개월만에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플라스틱 신소재를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해당 소재를 국산화하고, 국내외 공동 특허 출원도 진행중이다.

 램프 안개 문제는 램프 내부의 플라스틱 구성품에서 발생한 가스가 벽면에 흡착돼 뿌옇게 착색하는 현상이다. 미관상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배광성능을 떨어뜨려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고온에서 가스가 생기는 플라스틱의 물리적 성질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글로벌 선진업체들의 헤드 램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모든 글로벌업체들이 해결방법을 찾고 있으나 램프는 소재 개발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램프 내부 구조를 변경해 문제를 피하는 데 그치고 있다. 실제 램프는 내부 온도가 200도까지 오르고, 내외부 온도 차이가 심해 습기에도 강해야 하며, 강한 진동에도 구성품이 흔들리지 않도록 강성을 확보해야 하는 등 충족시켜야 할 조건들이 많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플라스틱 소재에 유리섬유를 추가, 강성을 확보하고 여기에 고분자량 첨가제를 적용해 다양한 조건을 충족하면서도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신소재를 개발했다. 이를 생산중인 헤드 램프 전체에 적용, 안개 문제를 일괄적으로 해결했다. 
 
 회사측은 무게가 5~6㎏에 달하는 헤드 램프를 20% 이상 경량화할 수 있는 소재도 개발했다. 유동성이 좋은 소재를 사용해 렌즈, 베젤, 리플렉터, 하우징 등 헤드 램프 각 구성품의 두께를 얇게 만든 것. 이를 통해 원가절감, 램프 기능 향상을 함께 이뤄냈다. 
 
 현대모비스는 신소재 적용을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램프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완성차업체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램프가 기능뿐 아니라 차의 외관 디자인을 구분하는 대표적인 감성부품인 만큼 안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 제품이 글로벌 수주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램프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로부터 2010년부터 지금까지 총 34억 달러(3조7,600억원) 규모를 수주한 대표적인 현대모비스의 수출품목이다. 
 
 김세일 현대모비스 샤시의장연구소장은 "램프는 소재의 물리적인 특성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로현상에 대해서도 불량으로 인식될 정도로 기능적인 부분뿐 아니라 미적인 부분에 대한 기준이 높은 부품"이라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미래차에 적용하는 혁신적인 램프 소재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향후 숨겨진 패턴이 드러나는 표면처리 기술이나 운전자 취향에 따라 헤드 램프 색을 바꿀 수 있는 특수안료 기술 등 다양한 램프관련 신소재를 확보할 방침이다. 회사는 지난 2016년에도 극한 환경 속에서도 오랫동안 렌즈를 보호할 수 있는 하드코팅 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하는 등 개발조건이 까다로운 램프 소재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이어나가고 있다. 또 회사는 서산주행시험장에 세계 최장 길이의 터널험로를 갖추고, 상대차 운전자의 눈부심을 차단할 수 있는 지능형 헤드 램프나 3D 효과를 낼 수 있는 리어 램프 등 차세대 램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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