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게”...기고만장 버린 나영석의 정공법 ‘꽃할배 리턴즈’ (종합)

입력 2018-06-27 16:45   수정 2018-06-27 18:09


[김영재 기자] ‘꽃보다 할배’가 돌아왔다.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의 기자간담회가 6월27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그린클라우드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나영석 PD, 김대주 작가가 참석했다.

이와 관련 ‘꽃보다 할배 리턴즈’는 ‘그리스 편’ 이후 약 3년 만에 재개되는 ‘꽃보다 할배’ 시리즈의 귀환이 안방극장의 반가움을 불러 모은다.

이날 현장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는 ‘그동안 배도 조금 나오고’ ‘새 친구도 생겨 돌아왔습니다’ ‘3년 만에 맞춰보는 발걸음’ 등의 자막으로 ‘꽃보다 할배’가 진정 시청자 곁에 돌아온 것을 실감케 했다. 백일섭은 “쉬엄쉬엄 하면 다 가”, “여행은 설렘이다” 등 그가 살아온 세월이 묻어나는 한마디로 왜 대중이 ‘꽃보다 할배’를 기다려왔는지를 알게 했다.

영상에 나온 자막처럼 그야말로 ‘아직 끝나지 않은 기적’이다. 반짝이는 ‘꽃할배’의 이번 여행지는 ‘분단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독일 베를린, ‘보헤미안의 향기 가득한 동화 속 마을’ 체코 프라하, ‘음악과 사랑의 도시’ 오스트리아 빈 등이다.

나영석 PD는 “여행지를 고르는 기준이 몇 가지 있다. 첫째는 비행 시간이다. 둘째는 날씨다. 셋째는 선생님들이 가보셨던 적 없는 곳이다”라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유럽을 자꾸 고르게 되는 건 선생님들의 관심도 이유지만, 기본적으로 어르신들의 여행에는 인프라가 있어야 된다. 산을 탄다든지 황무지를 걷는 건 선생님들께 맞지 않는다”라며 ‘꽃보다 할배 리턴즈’의 주인공은 여행지나 ‘프로 짐꾼러’ 이서진이 아닌 H5(할배5)임을 알렸다.


기존 H4가 이번엔 H5로 바뀌었다. 73세 새로운 막내 김용건의 합류가 그 이유다. 습관성 농담 증후군을 탑재한 그는 나영석 PD의 말을 빌리자면 하루에 농담을 약 천 개씩 하는 바람에 농담이면 왼손을 진담이면 오른손을 들어달라는 부탁까지 들었다는 후문. 언제 어디서든 절대 지치지 않는 에너자이저로서 하래들의 귀여움을 독차지 할 예정이다.

나영석 PD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라며, “‘(백)일섭 쌤이 늘 막내였으니까 그 밑에 진짜 막내가 새로 들어오면 재밌겠다. 이서진 씨를 더 괴롭힐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어서 김용건 선생님을 섭외하게 됐다”라고 H5 결성 배경을 밝혔다.

‘꽃보다 할배’ 시리즈가 가진 특징 중 하나는 회차가 진행될수록 프로그램의 긴장감, 소위 말하는 ‘텐션(Tension)’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날 나영석 PD는 ‘유럽 대만 편’과 달리 ‘스페인 편’ ‘그리스 편’은 최고 시청률이 초반 회차에 몰려 있다는 것을 예로 들며 뒤로 갈수록 극의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관해 “무책임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어떤 특별한 장치나 사람들이나 구성을 넣는 건 이분들(할배들)한테는, 저희도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보고 했는데 늘 돌이켜보면 선생님들이나 시청자 분들께서 원하시는 건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시청률은 이번에 어쩌면 올라갈 수도 있고 어쩌면 떨어질 수도 있다. 아까 이 프로젝트는 여러 계산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프로젝트라고 말씀드렸는데, 계산을 했다면 여러 장치를 넣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라며, “중간에 사건이 일어난다든지 중간에 깜짝 손님이 방문한다든지 ‘텐션’이 떨어질 때쯤에 ‘텐션’을 부여하는 방법은 굉장히 많다. 그것은 우리 제작진이 당연히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지만 꾹 참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이번 ‘꽃보다 할배’에는 예능적 재미를 위한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 했다고 밝혔다.

나영석 PD는 “어르신들 여행하는 걸 방해하지 않고 담백하게 찍어내는 게 제작진의 의무라는 생각이다. 시청률 부분은 고려하지 않고 심심하게 느껴질지라도 정공법을 택했다”라며 대중 기호에 부합하기보단 할배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방법을 택했다고 했다.


‘꽃보다 할배 리턴즈’는 ‘숲속의 작은 집’ 후속작이다. ‘숲속의 작은 집’ 마지막회는 1.1%(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나영석 사단’에게 굴욕을 안겼던 바 있다.

나영석 PD는 “트렌드를 선도해야겠다는 생각은 없다. 난 굉장히 보수적인 사람이라 가능하면 시청률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가끔 자신감이 과할 때가 있다. 한 네 달 전에 그랬던 것 같다”라는 말로 취재진 모두를 박장대소하게 했다.

이어 그는 “‘윤식당’ 성공하고 나서 기고만장해져서, 근데 ‘숲속의 작은 집’ 같은 경우는 제작진이 하고 싶은 그림을 마구 그린 프로그램이었다. 그 시도를 후회하진 않는다. 내 마음 속에는 여전히 그런 식의 콘텐츠로 언젠가 흐름이 갈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 정적인 다큐멘터리 포맷이 언젠가 예능이 진화하는 한 가지 도착점 중에 하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그게 아직은 시기가 이른 듯하다”라고 도전의 가치를 설명했다.

그는 “(‘숲속의 작은 집’) 기자간담회 때도 말씀드렸지만 어느 정도 각오하고 일부러 만든 프로그램이다. 그럼에도 막상 시청률이 (저조하게) 나오니까 말로는 각오했다고 했는데 내가 각오가 안 돼 있었다. 너무 막 가슴이 아프더라. 점점 시청률은 떨어지고, 촬영장에서 소지섭 씨 박신혜 씨 보기 미안하고”라며 호기가 결국 미안함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나영석 PD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 자체에 의의는 분명히 있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기존에 본 적 없는 포맷이고 프로그램이었다는 건 분명히 가져가지 않았나 생각이 들고, 그걸 자양분으로 나중에 다른 시도를 할 수 있을 듯싶다”라고 했다.


결국 상업 방송인 이상 시청률은 절대 요소다.

나영석 PD는 기대 시청률을 묻는 질문과 함께 시청률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느냐는 물음에 “(시청률에) 개의는 한다. 개의는 하고, 굉장히 개의하는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는다. ‘이렇게 하면 검색어도 올라가고 할 텐데’ 회의할 때 수십 번 얘기한다. 참고 있는 거다”라며, “‘꽃할배’에 기대하는 시청률은 7%, 8%다. 그것보다 많이 나오면 기쁘고, 떨어져도 5% 아래로는 안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게 제작진의 바람이다”라고 성원을 당부했다.
 
존재만으로 반가움을 주는 것이 있다.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는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6월29일 첫 방송.(사진제공: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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