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MT 마이크 호스 회장, "영국으로 오라"
SMMT(Society of Motor Manufactures and Traders)는 영국 내 '자동차 제조 및 무역협회'로 불린다. 굳이 한국에서 유사한 단체를 꼽자면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를 들 수 있다. 그러나 SMMT는 자동차 제조 뿐 아니라 수입, 판매, 유통에 관련된 800여개 기업이 회원사로 있는 반면 한국은 오로지 완성차 제조사만으로 단체가 구성돼 있다.
영국 내 자동차산업 대표 단체인 SMMT를 이끄는 인물은 마이크 호스(Mike Hawes, 사진) 회장이다. 그는 영국 내 자동차 정책 및 공공업무 분야에서 20년 넘게 잔뼈가 굵은 정책통이다. 토요타와 벤틀리에서 근무하다 SMMT에 합류한 후 2013년부터 최고 경영직을 맡고 있다. 그가 한국을 찾은 공식적인 이유는 '영국 4차 산업혁명 컨퍼런스 2018'의 발표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영국 내 자동차산업이 4차 산업에 어떻게 반영되는 지를 맡아 설명했다.
4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 마이크 회장은 자동차산업에서 점차 '퍼스니피케이션(personification)'이 떠오른다고 강조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의인화(擬人化)'를 의미하는데 풀어보면 '사람처럼 생각하고, 사람처럼 일을 하는 디지털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리고 실현을 위해 영국이 매진하는 항목은 인공지능 등을 포함한 '디지털'이며, 그 결과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제품 교체 주기를 단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디지털을 통한 모빌리티 산업 융성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적 편향성 없는 정부 기금으로 기술 개발
-영국 소재 기업은 누구나 기술 활용할 수 있어
이런 이유로 SMMT는 오는 10월 '미래 모빌리티의 도전(Future Mobility Challenge)'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자동차도 여러 모빌리티의 하나인 만큼 전통적 개념의 네바퀴 이동 수단을 포함해 이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회장은 한국을 찾은 진짜 이유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기본적으로 자동차 및 모빌리티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영국 진출을 돕고, 반대로 영국 기업의 한국 진출도 지원하는 가교 역할이라고 자신의 업무를 소개했다. 또한 영국이 브렉시트로 유럽연합에서 빠져나가도 한국과 개별적인 무역협정을 통해 지금과 같은 자동차 무역이 유지되는 정치적인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국에는 다양한 브랜드의 제조사가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며 "한국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국 정부가 연구개발 및 부품의 완성차 공급까지 연결하는 시스템을 갖춘 만큼 한국 부품 기업들의 영국 진출 기회는 언제든 열려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 SMMT의 역할은 다양하다. 영국 진출을 원하면 정부가 운영 중인 각종 제도를 기반으로 필요한 조치를 지원하고, 영국 내 완성차공장 뿐 아니라 해외 공장의 공급까지 연결해준다. 그는 "영국이 주목하는 것은 기업의 소유권에 관계 없이 영국에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진출하는 것"이라며 "기업의 국적을 불문하고 정부 기금으로 완성된 연구개발, 생산, 납품 연결 등은 일괄적으로 영국에 소재한 기업이라면 누구든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쉽게 보면 영국 정부가 국가 돈으로 완성한 연구 결과물을 영국에 진출하는 기업이 쉽게 활용할 수 있고, 투자를 통해 공장을 설립하면 영국에 소재한 닛산, 토요타, 혼다, 재규어랜드로버, 미니, 벤틀리, 복스홀, 애스톤 마틴, 맥라렌 등의 생산 공장에 부품이 공급되도록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영국 정부는 지난 2000년 중반부터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기구인 자동차위원회를 설립, 6조원의 재정을 투입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개발에 매진해 왔다. 자동차위원회는 정치적인 편향성에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저탄소'와 '모빌리티' 분야 기술에 기금을 집중 투자했고, 2010년 이후 결과물이 나오면서 최근 유럽 내에서도 모빌리티 주도권을 선점하는 중이다. 마이크 회장은 "영국 정부의 자동차산업 활성화 방안은 간단 명료하게 오로지 생산 증대"라며 "유럽 내에서 임금 수준이 높지 않은 데다 기술 지원 시스템이 정착돼 분명 영국에 진출하는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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