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찜통차 사망 사고 예방, 기술도 거들어야

입력 2018-07-06 10:41   수정 2018-07-06 10:45


 -찜통차 어린이 사망 골든타임 1시간
 -이미 보급중인 안전기술 시급히 확대해야

 국내에서 60대 할아버지가 어린 외손자를 차에 태운 사실을 깜박하고 방치하는 바람에 외손자가 열사병으로 숨지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우리 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비슷한 사고는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운전자 의식 개선과 동시에 기술적인 대책마련의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는 중이다.

 열사병 예방사이트 노히트스트로크에 따르면 올해만 미국에서는 6명의 어린이가 차에 방치됐다가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해마다 미국에선 평균 37명의 어린이들이 이 같은 사고로 사망하고 있다. 차에 갇힌 채 더운 기온으로 체온이 40도 이상 높아졌다가 정상으로 되돌아오지 않는 이상 고열과 고체온 합병증으로 숨지는 것.

 미국 연구진에 따르면 특히 여름철 햇볕이 내리쬐는 장소에 차를 주차하면 1시간 내 실내 온도는 46.7도, 대시보드 온도는 무려 73,8도까지 치솟는다. 이는 어린아이 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치명적이다. 때문에 찜통차에서 어린이가 버틸 수 있는 최대 골든타임은 1시간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사고의 절반 이상은 차에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깜박한 떠나면서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사람의 실수로 매년 뜨거운 찜통차에서 소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는 해마다 여름이 되면 차에서 내리기 전 뒷좌석을 다시 한 번 점검하라고 촉구하는 'Where's Baby? Look Before You Lock'의 문구를 적은 꼬리표를 차에 달고 다니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동시에 이 같은 사고 방지를 위해 최근 다양한 기술적 조치도 차에 마련되고 있다. 그 예로 GM은 일부 차종에 '리어 시트 리마인더(Rear Seat Reminder)'를 설치했다. 뒷좌석 창문을 모니터 한 뒤 아이가 있는 경우 알림음과 함께 운전석 클러스터 디스플레이에 뒷좌석을 체크해 보라는 메시지를 띄워 운전자 주의를 환기한다. 또 일부 카시트 제조업체는 유아용 카시트에 '센서 세이프(SensorSafe)'라는 기술을 채용해 아이가 카시트에 머물러 있을 때 알림음으로 운전자에게 주의를 준다.

 하지만 이 같은 뒷좌석 주의 안전장치가 도로 위에 주행 중인 차에 95% 정도 보급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고 방지를 위한 기술적 조치가 마련돼 있다는 사실은 반길 일이다. 다만 비용과 제도 문제로 인해 확산이 더딘 것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서 정부가 제도적으로 관련 안전장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돼야 하는 여론이 나온다. 동시에 업계에서도 주도적으로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를 내놓아야 한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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