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주 기자] 정말 지칠 줄 모른다.
영화 ‘신과함께: 인과 연(감독 김용화/이하 신과함께2)’이 개봉한지 일주일 만에 관객수 730만을 돌파했다. 역대 가장 빠른 속도다. 흥행의 중심에는 믿고 보는 배우의 반열을 넘어서서 충무로의 흥행 치트키로 우뚝 선 배우 하정우가 있다.
‘신과함께: 죄와 벌’ ‘1987’ 단 두 작품으로 지난해 이천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은 그는 연기면 연기, 그림이면 그림, 영화 제작까지. 여유를 찾아보기 힘들 것 같지만 하정우는 전혀 문제없단다.
“스케줄에 쫓겨서 제 일상이 무너지거나 정신없다거나 그러진 않아요. 지금까지 규칙적으로 생활해왔기 때문에. 또 일을 해야 할 때가 있잖아요. 만약 육체적으로 힘들거나 정신적으로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면 그게 소진된 거라고 생각해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장이죠. 그런 부분에서 아직은 괜찮아요.”
7월2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하정우는 계속된 인터뷰에도 말 한 마디 한 마디 에너지가 넘쳤다.
- 이번 2부 어땠나요.
사실 1부에서 강림은 가이드 같은 느낌이 강했잖아요. ‘인과 연’에서보다 강림의 감정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적기도 했고요. 2부에는 드라마 줄기가 추가돼서 인물들의 서사도 나오고 이야기가 풍부해요. 1부와 구성면에서 다른 색이라 더 마음에 들었죠. 개인적으로 1부에서 강림보다 2부에서의 강림이 더 재밌고 좋았어요.
-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 공감이 좀 되던가요?
이야기 구조를 보고 ‘그럴 수도 있겠다’는 마음으로 받아들인 거죠. 시나리오를 받고 나면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 1부와 2부의 목적을 어떻게 이해하셨나요.
1부는 모성애, 2부는 부성애. 그래서 1부는 눈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고, 2부는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으로 이해했어요. 1, 2부 나름대로 색이 달라지는 것이 우리 시리즈의 재미라 생각했고요. 작년 ‘죄와 벌’로 인터뷰를 할 당시 ‘3차사가 너무 기능적인 역할만 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물음에 답변 드리기가 어려웠어요. 우리는 2부가 있으니까. 거기서 다 설명이 될 거고 이해하실 텐데.(웃음) 아마 그 지점에서 관객들은 의아했을 거예요.
- 1, 2부 동시 제작했잖아요. 연기하면서 혼란이 왔을 법도 해요.
그렇죠. 세트 촬영 스케줄에 맞춰서 연기를 했어야 했기 때문에 혼란스러웠어요. 처음 5일 동안은 모두가 감정소모 때문에 울고 농담 삼아 ‘크라잉협회’라며.(웃음) 정말 힘들었죠.
- 가장 고됐던 순간이 언제였나요?
공룡 몸속에 들어가서 리액션 할 때와 보트 뒤에 매달려 갈 때. 텅 빈 허공인데 무언가가 있다는 가정 하에 연기하는 건 정말 어려워요. 차라리 인형이라도 있으면 좋겠어요.(웃음) 유독 저랑 지훈이가 제일 민망해했어요. 배우들은 굉장히 많은 낯설음과 마주해요. 매번 이 같은 순간들이 많거든요. 그럴 때마다 ‘이게 진실이야. 어금니 꽉 깨물고 정색하자’가 저의 신념이에요. 덕분에 이 영화를 하면서 연기가 더 늘었어요.(웃음)
- 어떻게 이겨냈나요?
‘어벤져스’나 마블 영화현장영상들을 보면서 위안 삼았죠. 50이 넘은 로버트도 이렇게 하는데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염라대왕도 머리를 길게 해놓고 저렇게 진지하게 연기하는데 나도 해야지 했죠. 이 분들을 보면서 마음을 가다듬었어요.
- 김용화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좋았죠. 감독님이 인간적이세요. 희한하게 모든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마력 같은 게 있어요. 민망하거나 힘든 순간에도 유쾌하게 넘어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 같아요.
- 이번 2부는 용서와 구원의 이야기예요. 정우 씨는 용서와 구원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영화에서 살아있을 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면 저승에서 심판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이 나오잖아요.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잘못을 했다면 당연히 용서를 구해야하죠. 저 같은 경우는 실수나 잘못을 했을 때 바로 용서를 구하는 편이에요. 종교가 있어서 구원은 받았다고 생각하고요.
- 3, 4부에서도 확장된 재미를 줄까요.
어떤 소재로 어떤 이야기를 할지는 감독님의 의지에 달렸죠. 이와 관련해서 아직 스케줄도 안 잡혔고 아무 계획이 없어요.
- 이번 영화를 통해 변화한 점이 있을까요.
얼굴이 두꺼워졌어요.(웃음) 계속된 CG촬영 덕분에 부끄러움을 덜 타게 되는 계기가 됐죠. 이번 1부가 정말 큰 사랑을 받았잖아요. 우리 모두가 묵묵히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스타일대로 만든 그 진심이 통했다는 과정을 본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관객을 만나면 그 마음이 통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아요.(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