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오프로더의 상징 짚과 랭글러-①짚의 탄생

입력 2018-08-14 09:13   수정 2018-08-15 10:45


 짚(Jeep)의 아이코닉카 랭글러가 11년만에 완전변경을 거쳐 4세대(JL)로 오는 21일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아직도 적지 않은 이들이 '짚=랭글러'로 여기고 있으며 브랜드와 차명을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깊은 관계에 있다. 1940년대 전쟁 속에서 태어난 짚 브랜드, 그 헤리티지를 이끌어 온 장본인이자 SUV 및 오프로더의 대명사 랭글러의 역사를 되짚어본다. 편집자  

 -1940년 2차세계대전 미군의 공개입찰로 윌리스 오버랜드사 낙점 
 -윌리스 MA, MB 이후 랭글러로 명맥 이어

 짚의 탄생은 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군은 자동차 회사들에게 군용으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는 포드 '모델-T'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경정찰차를 찾고 있다고 공지, 135개에 달하는 자동차 회사를 공개 입찰에 불러들였다. 여기에 낙점된 회사가 짚의 전신인 '윌리스 오버랜드'다.

 짚(JEEP)라는 명칭은 당시 군인들이 새로운 자동차를 다용도란 뜻인 'General Purpose'의 약자 'GP'를 축약해 발음한 것에서 유래됐다고도, 또 당시 인기 만화인 뽀빠이에 등장하는 요술 강아지 'Eugene the Jeep'에서 따왔다는 주장도 있다. 한 가지 분명한건 그 기원이 무엇이었든지 간에 짚이 4WD SUV를 총칭하는 보통명사로 각인됐다는 점이다. 


 미군이 윌리스에 요구한 조건은 까다웠다. 600파운드(272㎏) 적재용량, 75인치(190㎝) 이하의 휠베이스, 36인치(91㎝) 이하의 높이, 시속 80㎞까지 무리 없이 주행 가능한 엔진이어야 하며 사각형의 차체와 2단 변속이 가능한 4WD 시스템, 접이식 윈드쉴드, 3개의 버킷 시트, 주행전조등, 총 중량 1,300 파운드(590㎏)를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첫 제품인 윌리스 쿼드는 개선을 거쳐 윌리스 MA로, 이후 윌리스 MB로 이름을 변경했다. 윌리스 MA는 운전대에 기어 변속기가 위치하고 차체의 측면 바디를 낮게 제작했다. 대시보드에는 두 개의 원형 계기판과 좌측에 핸드 브레이크를 넣었다. 회사는 미군에서 요구하는 새로운 제원인 2,160파운드(980㎏)의 총 중량을 맞추기 위해 고심했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거한 부품을 차세대 윌리스 MB에 재배치했는데 최종 중량은 군이 요구한 제원에서 400파운드(181㎏) 밖에 초과하지 않았다고 한다. 윌리스 라인업은 미국을 비롯한 모든 국가에서는 짚 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된다. 



 이후 윌리스 오버랜드는 36만8,000대 이상의 군용차를 제작하고, 포드사가 윌리스와 라이선스 계약 하에 약 27만7,000대를 제작해 미군에 납품했다. 전쟁통을 누빈 올리브색의 이 차는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차로 이름을 영원히 알리게 된다. 

 회사는 종전 후 '짚(Jeep)'으로 상표권을 등록하고, 승용과 레저, 농·축산업용 등으로 차종의 용도를 넓혔다. 1945년에 이르러서는 최초의 민간용 짚이자 랭글러의 전신인 CJ(Civilian Jeep)시리즈를 선보였다. 당시 광고 카피에 '강력한 짚에는 해가 지지 않는다(The Sun Never Sets on the Mighty Jeep)' 라는 문구를 썼는데 이는 윌리스를 짚의 창시자로 인지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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