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 브랜드 아태지역총괄&디자이너&엔지니어 인터뷰
-"신형 랭글러 정통성 유지하면서 오프로드 성능 극대화"
짚(Jeep) 브랜드가 11년 만에 완전변경을 거친 신형 랭글러(JL) 출시를 기념해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레이크 타호에서 '루비콘 트레일 랭글러 드라이브'를 열었다. 루비콘 트레일은 거대한 바위가 즐비한 거친 지형, 가파른 경사와 급강하로 이뤄진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극한의 오프로드 코스를 뜻한다. 짚은 랭글러를 비롯해 모든 제품군의 오프로드 성능을 높이고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해 이 곳 루비콘 트레일을 40년 이상 활용하고 있다.
신형 랭글러는 이름만 빼고 모든 것이 바뀐 차라는 게 짚의 설명이다. 이날 만난 브라이언 리에스 짚 엔지니어는 "신형(JL) 개발에 중점을 둔 부분은 랭글러의 핵심을 그대로 지킴으로써 오랜 짚 마니아들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구매자를 유치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위해 성능과 효율, 안전성, 경량화 등 모든 부분을 향상시키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랭글러의 핵심이자 자랑인 오프로드 성능을 대폭 개선했다는 게 브라이언의 설명이다. 험로 진입각과 이탈각, 램프각 등 모든 각도를 높여 하부의 손상 없이 바위 등을 잘 오를 수 있게 했다는 것. 지상고를 높이고 엔진힘과 비례한 등판능력을 가늠하는 크롤바도 향상시켰다. 개별 바퀴가 상하로 따로 움직일 수 있는 휠아티큘레이션도 개선해 기동성을 높였으며 주행 성능을 위한 차세대 액슬을 적용한 것도 빼놓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큰 변화가 없어 보이는 디자인의 경우 단순히 스타일에 치중하지 않고 기능과 성능을 기반으로 작업했다고 짚은 설명한다. 크리스 피치텔리 디자이너는 "JL은 1941년 윌리스 MA가 보여준 기능성과 브랜드 정신을 품고 있는데, 전면부 라디에이터 부분을 보호하기 위한 바(bar) 등은 그대로 계승했다"고 강조했다. 이전 세대의 디테일한 부분을 살리면서 전통을 담았다는 얘기다. 이어 복잡한 과정 없이 간단하게 탈부착이 가능한 하드톱 루프도 짚이 꼽는 신형의 특징이다. 또 전면 윈드쉴드는 4개의 볼트 해제만으로 접을 수 있어 손쉽게 추가적인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
외관 대비 실내는 대대적인 변화를 거쳤다. 특히 휠베이스를 늘려 2열 공간의 거주성을 확보하고 과거 초창기 랭글러에 적용한 수직 대시보드를 더욱 수평적으로 다듬었으며 라디오, 글로브 박스 등 고유 품목을 살리면서 소재를 고급화 했다는 점도 부각했다. 여기에 8.4인치 터치 스크린으로 제공하는 첨단 커넥티비티 기능은 기존 랭글러에서 볼 수 없었던 대대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짚은 한국이 속한 아시아태평양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아태 지역은 연평균 81%의 판매 신장을 기록하는 등 짚의 글로벌 성장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올해 신형 컴패스와 체로키에 이어 랭글러 출시와 함께 제품 전략의 한 축을 이루게 될 것으로 판단했다.
스티브 총괄은 연내 모든 제품군이 완전변경과 부분변경을 거치게 되면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돼 왔던 짚의 편의안전 기능의 경쟁력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이전 세대의 컴패스와 랭글러는 새로운 기술과 편의품목을 탑재하기에 많은 비용이 들 수 밖에 없는 10년 이상된 제품이었다"며 "2020년까지 전기화 기술과 커넥티비티를 전 제품에 적용해 짚이 이 부분 업계의 리더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밖에 최근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이 SUV에 집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지만 오로지 SUV에만 전념하고 있는 짚의 방향성도 나타냈다. 80여년간 이어온 짚만의 헤리티지를 유지하는 것이 바로 다른 브랜드와 차별점이라는 것. 스티브 총괄은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강력한 첨단 4WD 시스템과 주행 성능은 짚 브랜드를 독보적으로 위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 가치"라며 "정통성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지난 5년간 짚의 성장을 뒷받침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짚 브랜드는 오는 2020년까지 레니게이드보다 하위 세그먼트인 A-UV, 그랜드 체로키가 속해 있는 E-UV, 그랜드 체로키 보다 상위 세그먼트인 그랜드 왜고니어 등 총 3개의 새로운 세그먼트에 신차를 선보인다. 동시에 모든 제품군에 전기 동력계를 갖춘 30개 이상의 신차를 내놓을 방침이다.
레이크타호(미국)=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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