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자동차용품 온라인 쇼핑몰인 ‘바보몰’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대형 온라인 종합쇼핑몰의 시장 진출로 인한 경쟁 심화와 카레이싱팀 운영 등 부속 사업에서의 부진이 경영난의 주된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바보몰은 최근 부산지방법원에 간이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부산지법은 파산1부에 사건을 배정하고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검토 중이다. 간이회생절차는 부채가 30억원 이하인 소액채무기업이 신청 가능하다. 일반 회생절차에 비해 단축된 절차로 회생절차를 밟을 수 있다.
부산지법에 따르면 바보몰은 기업 인수합병(M&A)이 아니라 자체 회생에 가닥을 두고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부산지법 관계자는 “다음주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사상구 덕포동에 본점을 두고 있는 바보몰은 2000년 설립된 자동차용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이다.
바보몰은 2000년대 이후 고급 외제차가 증가하고, 개조를 통해 자기만의 개성 있는 차를 만드는 ‘튜닝’이 인기를 끌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2004년 15억원에 불과했던 연 매출은 2010년 100억원대로 증가했다. 2016년 바보몰의 온라인 회원 수는 130만 명,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7만 명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바보몰은 최근 2~3년간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매출은 약 2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용품 유통 업황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대형 온라인 쇼핑몰이 자동차용품 판매에 나서는 등 경쟁이 치열해진 게 직격탄이 됐다”고 말했다. 또 “2005년 설립한 카레이싱팀 ‘팀바보몰’ 운영을 위한 비용 지출이 늘면서 자금난이 심해졌다”고 덧붙였다. 팀바보몰은 운영이 중단됐다.
회생절차 개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바보몰은 자체 회생을 위한 자구안 마련에 열심이다. 카레이싱팀 ‘팀바보몰’ 운영을 접고, 본업인 자동차용품 온라인 쇼핑몰 사업 정상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주요 채권자인 매입처들도 바보몰의 회생 작업을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바보몰 관계자는 “저점 기준으로 매출자체는 반등세”라며 “회생절차를 통해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모든 임직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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