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많은 소녀’ 김의석 감독, “소중한 친구 잃은 이야기가 토대..죄에 묶인 인간의 발버둥 다뤄”

입력 2018-09-05 17:33   수정 2018-09-10 14:07


[김영재 기자] 김의석 감독이 죄를 언급했다.

9월5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죄 많은 소녀(감독 김의석)’ 언론시사회가 개최돼 김의석 감독, 전여빈, 서영화, 고원희, 서현우, 이봄이 참석했다.

‘죄 많은 소녀’는 김의석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자 그의 자전적 이야기다. 작품의 토대가 된 경험을 묻는 질문에 감독은 “음”이라며 하늘을 쳐다본 뒤, “이거는 되게 소중한 친구를 잃고 그 친구.. 죄송하다. 너무 구체적으로 이야기할까 봐 (말을 끊었다)”고 했다.

감독은 “영화와 비슷한 시작이었다. 실종된 상태였다. 암묵적으로 친구가 스스로 어떤 선택을 한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는데, 아무도 인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 과정에서 내가 충격을 받았던 거 같다”고 운을 뗐다. 그가 지금 너무 모호하게 이야기하고 있는지 물은 김의석 감독은, “그 과정에서 ‘인간성이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내가 사랑했던 친구인데 그를 완벽하게 옹호해주지 못하고 내가 내 변호를 하는 모습까지 봤다”고 했다.

이어 김의석 감독은 “이야기는 허구다. 그때 내 감정이 어떤 시작이 된 거 같다”며, “‘아 나라는 사람이 이렇게 조립돼 있구나. 생각한 것보다 비열하고 치졸한 방식으로 살아남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어서 그걸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연출 주안점을 밝혔다.

그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캐릭터에 쪼개서 담았다”며, “누가 느끼라고 하지 않았는데 본인이 죄책감을 떠안는, 근데 그걸 또 견디지 못해서 다른 사람한테 떠넘기는 모습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그가 보여주고 싶은 바를 알렸다.

감독은 “리뷰를 봤다. ‘마녀 사냥’ 이야기가 있더라. 여기 나온 캐릭터들은 모두 죄가 없기 때문에 억울해 하고 자기 변호하는 게 아니다”며, “누구보다 자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죄의식과 죄를 스스로 떠안고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자기를 의심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썼다”고 죄의 의심과 해방을 언급했다.

이어 김의석 감독은 “배우 분들 연기를 ‘결백하기 때문에 발악하는구나’로 생각하는 것보다, 역할이 안고 있는 죄책감의 무게를 소화해서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면 연기를 더 잘 이해하고 작품을 즐길 수 있을 듯하다”고 당부를 건넸다.

‘죄 많은 소녀’는 친구의 죽음에 가해자로 몰려 스스로 학교를 떠났던 영희(전여빈)가 다시 학교로 돌아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한편, 영화 ‘죄 많은 소녀’는 9월13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제공: 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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