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의 극단적 선택, "북미서 세단 없앤다"
-미 빅3, 픽업·SUV 집중 '가속화'
연초 포드의 '깜짝 발언'이 현실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수 년 내에 북미 시장에서 포드의 세단과 컴팩트카 등이 사라질 전망이다.
포드의 이러한 결정은 놀랍기까지 하다. 포커스 액티브와 머스탱을 제외한 승용 라인업을 전부 없애겠다는 계획은 다소 극단적으로 느껴진다. 퓨전, 피에스타, 토러스 등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세단 라인업들이 수년 안에 북미 시장에서 사라진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왜 포드는 이런 결정을 했을까. 짐 헤켓(Jim Hackett) 포드 CEO는 "현재 우리 사업의 건강한 부분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가치가 떨어지는 부문은 단호히 처리할 것"이란 메시지를 끊임 없이 전달해왔다.
헤켓이 말하는 포드의 '건강한' 부문은 무엇일까. 그 중심엔 픽업 트럭과 크로스오버, SUV다. 수년 째 미국 베스트셀링카 1위를 수성해온 픽업 F-150을 필두로 '크고 실용적인 차'가 포드의 수익구조에 중요한 역할을 지하고 있다.
결국 포드는 체면보다 실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판매대수가 적고 이익률이 낮은 세단과 컴팩트카를 과감히 정리하겠단 이야기다. 다양한 라인업으로 모든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겠단 욕심도 내려놓은 듯 하다. 이 같은 결정엔 재정적인 요소도 크게 작용했다. 2022년까지 포드는 제품 라인업 정리 등 대대적인 상품계획 변화를 통해 225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친환경 라인업 강화의 일환으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개발에 110억 달러를 투자하기 위해 현금도 확보할 계획이다.
미국 '빅3'의 행보는 비슷하다. FCA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크라이슬러 200과 닷지 다트를 단종하겠다고 발표했다. GM은 미 오하이오 공장에서 생산하는 크루즈의 물량을 줄이고, 테네시 공장에서 만드는 SUV와 CUV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소닉과 임팔라 등 판매가 급감한 몇몇 쉐보레 세단들이 역사속으로 사라질 것이란 소문도 들린다. 과거의 성과에 취해 방만하게 제품군을 유지하기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방증이다.
최근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이슈가 된 사건이 있다. 포드가 중국서 생산한 포커스 액티브를 미국으로 역수입하기로 결정한 것을 철회한 소식이다. 포커스 액티브는 포드의 승용 라인업 구조조정에서 머스탱과 함께 살아남은 차다. 포커스 액티브는 신형 포커스를 기반으로 크로브오버에 반걸음 다가간 디자인으로, 라인업 사이의 간극을 메울 차로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포드는 미국 일간지 디트로이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포커스 액티브를 미국에서 판매하는 게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포커스 액티브는 유럽과 중국에서 생산되는데,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때문에 기존에 없던 관세가 부과되는 점이 결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전문 브랜드가 아닌 대형 완성차 업체들이 세단을 포기하겠다는 극단적인 선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동차 회사들이 중요하게 여기던 역사도 결국은 돈벌이가 돼야 가치가 있다는 걸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여서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가장 미국적이라 할 수 있는 픽업과 SUV에 승부를 걸었다. 한국 자동차 기업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미래 먹거리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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