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 준비', 산업은행 '비토권 행사 검토' 등 대응
한국지엠이 1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연구개발 법인분리 계획을 확정했다.
한국지엠은 노조와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반발 속에 주주총회를 열고 연구개발 신설법인 'GM코리아 테크니컬센터(가칭)' 설립 안건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인은 기술연구소와 디자인센터 등의 부서로 구성되며 한국지엠이 아닌 GM 본사의 관리를 받는다. 한국지엠은 GM 본사의 차세대 중형 SUV 개발 업무를 가져오기 위한 과정이라며 법인을 분리해야 신속한 의사 결정과 업무 효율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연구개발 법인을 제외한 한국지엠은 생산과 판매, 정비 사업 등을 담당한다. 최근 GM은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세계 시장에서 연구개발 법인 분리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법인인 상하이GM 역시 연구개발 법인과 생산공장을 분리 운영한다. 실제 지난 7월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한국지엠에 대한 신규 투자 계획과 함께 연구개발 법인 신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당시 엥글 사장이 언급한 한국 시장 장기 투자에 대해 약속을 이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노조가 제기하는 먹튀 우려는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단 법인을 쪼갠 뒤 한국지엠의 생산 기능을 축소하고 신설법인만 남겨놓은 채 공장을 장기적으로 폐쇄하거나 매각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노조는 이르면 22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쟁의조정 중단 결정이 나오면 곧바로 파업 일정을 잡을 방침이다. 노조는 이날 주총 장소로 알려진 부평 본사의 사장실 입구를 봉쇄하는 등 단체행동도 벌였다.
산업은행과의 법적 공방도 관측된다. 산은은 주총에서 법인분리가 통과될 경우 비토권 행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다만 이 같은 비토권이 한국지엠의 법인분리에도 행사될 수 있는지는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 GM은 이 사안이 비토권 행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인 반면, 산은은 소수 주주의 권리 침해를 막기 위한 것이 주주 간 계약 목적인 만큼 법적으로 다퉈볼 소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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