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즈 음악의 이문세化, 대가의 발전은 멈추지 않는다 (종합)

입력 2018-10-22 19:13   수정 2018-10-26 19:31


[김영재 기자] 이문세가 가요계 주류와 손잡았다.

가수 이문세의 열여섯 번째 앨범 ‘비트윈 어스(Between Us)’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가 10월22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개최됐다. 이와 관련 ‘비트윈 어스’는 가수가 약 3년 반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이다.

이날 행사는 이문세와 인연이 깊은 박경림의 사회로 시작됐다. 박경림은 “MBC FM ‘김기덕의 2시의 데이트’에 스타 한 명을 고등학생이 인터뷰 하는 코너가 있었다. 그때 내가 만난 인터뷰이가 이문세였다. 1996년 8월8일의 일”이라고 과거를 회상한 뒤,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여고생이 된 것처럼 설레고 떨린다”고 했다.

“안녕하세요. 16집 ‘비트윈 어스’로 돌아온 이문세입니다.” 이문세는 “1년 열두 달 중 제일 좋아하는 달 10월에 새 앨범을 발표하게 됐다”며, “그래서 10월에 결혼을 했다”는 우스갯소리로 웃음을 모았다. 이어 “10월에 새 앨범으로 만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너무 행복하다. 모쪼록 주의 깊게 내 음악을 들어주셨으면 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날 무대엔 라디오 부스를 떠올리게 돕는 DJ 장비가 놓여 있어 취재진의 호기심을 모았다. 이문세는 “내가 한동안 DJ 생활을 했다”며, “새 음반을 세상에 처음 들려드리는 자리다. 신곡을 DJ처럼 전해드리면 느낌이 좀 다르지 않을까 싶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비트윈 어스’는 지난 2015년 4월 발매한 정규 15집 앨범 ‘뉴 디렉션(New Direction)’ 이후 약 3년 반 만에 발표하는 신보다. 살아가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모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열린 자세와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하겠다는 가수 이문세의 마음이 담겼다. 또한, ‘비트윈 어스’는 타이틀곡 ‘우리 사이’를 영어로 옮긴 제목이다.

신보 타이틀곡은 ‘희미해서’와 ‘우리 사이’다. 이날 이문세는 ‘우리 사이’에 관해 “선우정아 씨가 작사, 작곡, 편곡까지 한 곡”이라며,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했다.

그는 “16집 노래 선별을 이미 다 한 상태였다. 선우정아 씨 곡이 마지막에 도착했다”며, “다 같이 데모를 들어봤는데, 너무 세련됐더라. 내가 참 좋아하는 펑키한 리듬의 음악이었다. 선우정아 씨의 장점이 완전 다 살아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문세는 “하지만 왠지 나한테는 안 어울리는 거 같았다. 그래서 너무 좋은 곡임에도 불구하고 준비된 곡만으로 앨범을 꾸리려고 했다. 선우정아 씨는 개인적으로 만났던 적이 없어서 덜 미안했다”고 처음에 노래와 가수 이문세는 인연이 닿지 않았음을 밝혔다.

이어 이문세는 “회사 막내가 20대 중반인데, 그 친구가 정말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저 ‘우리 사이’ 한 번만 더 생각해보시면 안돼요? 형님이 부르시면 참 따뜻할 거 같은데’ 하더라. 그 한마디에 집에 가면서 한 번 더 들어봤다. 역시 내 노래 스타일은 아니더라. 근데 곡이 너무 매력적이라서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팍 들었다”고 ‘우리 사이’가 앨범 수록곡이 된 배경에는 젊은 감성의 추천과 이문세의 도전 욕구가 함께 작용했음을 알렸다.

다른 타이틀곡은 가수 헤이즈(Heize)가 작사, 작곡, 피처링을 맡은 ‘희미해서’다. 즉, 대가 이문세가 1020 세대 ‘최애’ 가수 헤이즈의 노래를 부르는 것.

이문세는 “어떻게 하면 헤이즈 음악을 다 흡수하고 소화해서 이문세화(化)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10곡 수록곡 중 제일 많이 노래한 곡이다. 한 50번 이상 불러서 맛이 안 나면 또 다시 하고, 멜로디나 표현이 좋았는데 뭔지 모를 리듬감을 따라가지 못하면 또 다시 했다”고 젊은 감성의 곡을 이문세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소개했다.

이문세는 “애를 많이 먹었지만, 애를 많이 먹인 만큼 아주 값진 결과물이 나왔다. 헤이즈가 나에게 선물처럼 준 곡”이라고 타이틀곡 ‘희미해서’를 자랑했다.


한편, 이날 이문세는 그가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출 때마다 불거지는 고(故) 이영훈과의 불화설을 마주 앉은 취재진에게 긴 시간 해명했다.

이문세와 작곡가 고(故) 이영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소녀’(3집), ‘가을이 오면’(4집), ‘광화문 연가’(5집),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5집), ‘붉은 노을’(5집), ‘옛사랑’(7집) 모두가 이영훈과의 협업에서 탄생했다. 하지만 달이 차면 기울듯 두 사람은 음악적으로 결별했고, 이에 이문세-이영훈의 불화설은 지난 25년간 끊임없이 불거졌다.

이날 이문세는 “이영훈 씨가 살아계셔야 불화설 같은 게 잠식될 거 같다. 한 사람 얘기만 듣고 그게 빨리 설득이 될까 싶다”고 운을 뗐다.

그는 “요즘 내가 텔레비전 출연 한두 번 하면 (불화설이) 같이 검색어에 올라온다. 늘 좋은 이미지의 이문세가 요즘 때 아닌 곤욕을 치루고 있다”며, “단호하고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다. 그 기사가 어떻게 나고 동영상이 어떻게 유포됐는지 모르겠는데, ‘그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한 게 아닌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정말 진실을 밝히려면 나와 인터뷰를 했어야 한다. 아니면 (이영훈) 유가족이나 다른 분들과 인터뷰한 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불화설이 사실)이다’는 것을 기사화해야 했다. 혼자의 추측은 ‘어떻게 하면 안티를 많이 생산해낼까?’ 식의 무책임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문세는 “(이)영훈 씨는 자신의 새로운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고, 이문세도 새로운 앨범을 다른 사람과 함께하고 있을 때였다”고 사적 감정이 투영되지 않은 결별을 강조했다. 그는 “같이 작업하고 있지 않지만 필요할 때마다 도움 주고 얘기 들어주는 관계였다”며, “보기엔 ‘야 두 사람 싸웠나봐’ 오해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문세가 잘 나갈 때는 이영훈 챙기더니 병들고 하니까 내팽개친 거 아니냐?’ 하며 저를 매도하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지금과 같이 가짜 뉴스를 (재생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실은 분명히 통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열심히 살아온 만큼 내 삶의 정신 등을 알아주시리라 믿는다”고 세간의 소문이 틀림을 강조했다.

이문세 신보 ‘비트윈 어스(Between Us)’는 금일(22일) 오후 6시 공개됐다. 타이틀곡 ‘희미해서’ ‘우리 사이’를 비롯한 총 10곡이 수록됐다.(사진제공: 케이문에프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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