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에 이어 토요타도...라인업 '물갈이' 시사

입력 2018-11-08 11:22  


 -SUV, 크로스오버 등 강세 속 비인기 차종 유지 회의적
 -토요타, 비인기 쿠페 구조조정 가능성 높아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제품군 구조조정에 속속 나서고 있다. SUV와 크로스오버의 인기 속에 토요타가 비인기 세단의 단종을 시사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토요타·렉서스 라인업을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지난 10월 북미에서 토요타의 10월 소형트럭(light truck)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단 판매는 7.2% 감소했다. 올해 1~10월 누적 판매 기준 트럭부문은 7.7% 성장했지만 세단은 11.1% 줄었다.

 3분기 실적발표 후 짐 렌츠 토요타 북미법인 CEO는 다수의 외신과 나눈 인터뷰에서 승용차를 대체할 다른 제품군을 찾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판매가 부진한 승용 라인업 일부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단, 짐 렌츠 CEO는 "포드의 전철을 따를 필요는 없다"며 "단기간 내에 급격한 '단종 러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드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미국시장에서 판매가 저조한 세단 라인업을 정리하고 머스탱과 포커스 액티브 등 2종만 남긴다고 발표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차종을 과감히 정리해 재정건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세단 라인업 중 피에스타와 퓨전, 토러스 등을 단종하고 머스탱과 포커스 액티브만 유지키로 했다. 대신 생산초점을 SUV로 옮기고 하이브리드카와 순수전기차 생산을 늘리기 위한 경영 개선안을 제시했다. 회사는 SUV 개발에 약 7조5,000억 원을 투자하고 오는 2020년까지 8종의 SUV 제품군을 구축할 방침이다.

 포드는 전통적인 세단 라인업을 모두 들어낸다는 다소 극단적인 선택을 했지만 토요타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토요타 세단 전체가 판매 부진에 빠진 건 아니어서다. 북미에서 캠리의 10월 판매는 4% 증가했다. 코롤라와 아발론 역시 매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렉서스 LS와 ES 역시 신차 출시 후 순조롭게 판매되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토요타·렉서스의 쿠페 라인업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렉서스의 경우 두 종의 쿠페가 존재한다. LC는 렉서스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고성능 쿠페로, 슈퍼카 시장을 겨냥한 과감한 디자인과 성능을 구현해 주목을 받았다. 반면 동생격인 RC의 사정은 녹록치 않다. 렉서스는 올해 파리모터쇼에서 부분변경차를 공개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올해 북미 시장에서 RC의 판매실적은 전년 대비 절반으로 떨어졌다.

 렉서스의 경우 라인업 구조조정이 이미 시작됐다. 스포츠 세단을 지향하던 GS가 판매 부진으로 올해 말까지만 판매된다. 1993년 미국 시장을 겨냥한 뒷바퀴굴림 세단 GS는 올해 4세대를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토요타 소형 크로스오버 야리스 해치백의 경우 10월 판매가 연초 대비 79% 이상 급감했다. 신형 출시는 2021년에나 가능한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야리스 세단이 2019년형으로 등장했지만 판도를 뒤집을만한 파괴력이 있는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반면 특수한 경우도 있다. 토요타 86의 경우 판매대수는 미미하지만 브랜드 내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차인 만큼 단종을 고려하긴 어렵다는 게 회사 입장이다. 포드가 머스탱을 유지하기로 한 결정과 같은 맥락이다.


 짐 렌츠 CEO는 "우리가 판매하는 제품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모든 부문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며 "트럭 판매 증가로 올해 실적 개선을 거둔 만큼 라인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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